어제 저녁, 집에 우유가 떨어졌다. 우유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 셋째가 이상하게 이걸 유달리 아쉬워한다. 우유를 주요 재료로 해서 뭘 만들고 싶었나 보다. 그런데 뭘 만들고 싶은 지는 말을 해주지 않았다. 셋째가 저리 만들고 싶어 하니 오늘 아침에 나가 장보고 우유를 사 왔다.
우유를 사 오니까 셋째가 상당히 바쁘다. 뭔가를 끓이고 조리고 그런다. 남편은 이런 셋째가 다칠까 봐 걱정되어서 부엌에서 녀석의 요리를 살펴봤다. 그동안 난 뭐했냐 하면 인터넷 뒤지며 놀았다. 부엌에 남편이 있으니 나까지 있을 필요는 없다.
한 1시간 정도 열심히 하더니 셋째가 뭔가를 가져왔다. 쿠키 그런 걸 만들었나 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다. 셋째가 밀크 캐러멜을 만들었다.
이 수제 밀크 캐러멜은 모양은 불규칙적이다. 특별한 도구 없이 공장에서 만든 것처럼 이쁘게 자르는 게 힘들다고 한다. 이런 불규칙적 모양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
부드럽고 풍부한 우유맛이 살아있어서 맛있다. 우유를 아끼지 않고 넣었나 보다. 당도는 달달하긴 한데 시판 밀크 캐러멜보다 덜 달다. 많이 달지 않으니까 맘에 든다. 하지만 밀크 캐러멜이라 여전히 달긴 달아서 한 번에 많이는 못 먹는다.
갑자기 커피에 셋째의 밀크 캐러멜을 넣으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그래서 셋째에게 밀크 캐러멜 커피를 부탁했다. 커피에 우유 넣고 거기에 수제 밀크 캐러멜까지 들어간 달달 부드러운 커피 완성. 맛 좋다. 그런데 나한테는 좀 달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마셨다.
셋째가 이번에 처음 밀크 캐러멜을 만들어 봤는데 맛이 좋았다. 생각보다 좀 오래 졸인 듯해서 다음에 만들면 졸이는 것에 더 신경을 쓰겠다는 셋째의 의견이다. 이번에 만들 때 헤비 크림을 넣지 않았는데 이것이 들어가면 좀 더 말랑말랑해져서 시판 밀크 캐러멜에 더 가까울 것 같다고 한다. 셋째가 다음에 만들 때는 헤비 크림도 넣겠단다. 울집 부엌에서는 참 많은 것들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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