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둥 넷째가 오후 늦게 갑자기 바둑판 쿠키를 만들겠다고 분주하다. 나는 아이가 갑자기 쿠키, 빵, 케이크 등 어떤 걸 굽겠다며 바쁘게 움직이고 다니면 기분이 좋아진다. 손맛 좋은 막둥이 덕분에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바둑판 쿠키는 두 가지 정도의 다른 맛과 색의 쿠키 반죽으로 격자무늬 쿠키를 만드는 것이다. 보통 버터 기본인 플레인 반죽과 코코아 반죽의 두 가지로 색상을 번갈아 쌓아서 쿠키를 만든다. 코코아 반죽 대신에 녹차 반죽으로 바둑판 쿠키를 만들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이 쿠키가 체커보드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checkerboard cookies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는 바둑판을 닮았다고 해서 바둑판 쿠키, 또는 체크무늬를 닮았다고 해서 체크무늬 쿠키로 부르는 것 같다. 막둥 ..
저번에 통삼겹살을 잘라 수육을 만들어 줬더니 가족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그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이번에도 수육을 만들었다. 앙코르 수육파티다. 통삼겹살은 샘스클럽에서 구입했다. 요즘 김치찌개나 수육용 삼겹살은 샘스클럽에서만 구입한다. 여기 통삼겹살을 김치찌개에 넣어 끓여 먹어도 맛있고, 수육으로 삶아서 먹어도 맛이 좋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다. 통삼겹살은 보통 6.5-7.0 파운드 (2.9-3.2 kg)로 포장해 판매되는데, 가격은 파운드당 $3.97 (454 g당 5,560원)이다. 3 kg 통삼겹살을 사도 가격은 $26.60 (37,250원) 정도인 셈이다. 수육용으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삶았다. 이번엔 내가 기존에 하던 방식과 좀 다르게 해 보려고 심방골주부님의 수육 가장 맛있게 삶..
비프 척 스테이크 (Beef Chuck Steak)가 좋아 보여서 저녁 식사로 먹으려고 샀다. 소고기의 척은 아래 형광색으로 표시된 부위다. 가격은 파운드당 $5.97 (454 g당 8,600원)이다. 아래 스테이크는 2.6 파운드 (1.18 kg) 팩으로 $15.52 (22,349원)다. 보통의 스테이크 두께나 이보다 약간 얇은 줄 알았는데 실제 포장을 열어보니 생각한 것보다 얇다. 스테이크가 2장씩 겹쳐 있어서 실제보다 두껍게 보였던 거다. 비프 척 스테이크는 메인이고 사이드로 먹을 음식은 아이들이 준비했다. 곁들일 채소는 간단하게 냉동 제품을 사용했다. 냉동 채소는 둘째와 셋째가 데웠다. 막둥 넷째는 오늘 일을 좀 많이 했다. 막둥이에게 스터핑만 준비해 달라고 했는데 매쉬드 포테이토가 먹고 싶다..
막둥 넷째의 여름방학이 오늘 일요일로 쫑이다. 막둥이네 고등학교는 월요일부터 새 학기가 시작된다. 막둥이는 여름방학이 끝나서 아쉬운가 보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여름방학을 다 보낸 아쉬운 마음 때문인 것 같다. 갑자기 토요일 밤에 막둥이가 도넛을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고는 주방을 들썩들썩 올렸다 내렸다 분주하게 움직인다. 오후 7시 즈음부터 반죽을 시작해서 10시가 되어서야 오븐에서 구운 도넛이 완성되었다. 막둥이가 주방에서 반죽하고, 모양을 잡고, 오븐에 굽는 과정의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아래 사진은 지난번에 찍은 사진을 재탕해서 올린다.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었다. 늦은 시간이라 난 도넛을 먹지 않고 졸려서 자러 갔다. 막둥 넷째가 둘째와 셋째를 불러서 함께 도넛 파티를 하는..
가끔 멕시코 치즈인 케소 프레스코 (queso fresco)를 사다 먹는다. 신선한 우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치즈다. 케소 프레스코는 스페인어로 신선한 치즈라는 뜻으로 (queso: 치즈, fresco: 신선한), 숙성 기간이 며칠 정도로 짧다. 주로 소젖으로 만들지만, 염소젖과 소젖을 섞어 만들기도 한다. 약간 짭조름하고 살짝 새큼한 맛이 있는데 짭조름하다고 해서 숙성된 치즈보다 염분 함량이 높은 건 아니다. 엔칠라다, 타코, 스프, 샐러드 등등의 토핑으로 케소 프레스코를 즐겨 먹는다. 케소 프레스코는 리코타 (ricotta)와 페타 (feta)처럼 쉽게 으스러진다. 토핑으로 올리면 눈꽃이 핀 것 같기도 하다. 샐러드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케소 프레스코를 토핑으로 할 거다. 이왕 먹는 거 통 ..
막둥 넷째를 데리고 히스패닉 마켓에 갔더니만 멕시코에서 즐겨 먹는 과자를 사고 싶다고 부탁한다. 이 과자는 모양만 다를 뿐, 딱 봐도 한국에서 호프집의 기본 안주로 나와서 손가락에도 끼워 먹던 굴뚝같이 생긴 과자와 비슷해 보인다. 아마 맛도 비슷해서 다 아는 맛일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예전부터 이 멕시코 과자를 수도 없이 봤지만 한 번도 구입한 적이 없다. 하지만 막둥이가 먹어 보고 싶다고 하니까 하나 사 본다. 그런데 한국에서 가끔 먹었던 굴뚝같이 생긴 과자의 이름을 이상하게도 모른다. 호프집에서 리필을 부탁할 때 그냥 "과자 더 주세요"라고 말했던 것 같다. 이번에 이 과자 이름이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마카로니 과자라고 한다. 이름을 알았으니 기억해 둬야지. 내가 너의 이름을 알았으니, 너는 내게..
미국에서 회원제 창고형 대형마트라고 하면 코스트코 (Costco)와 샘스클럽 (Sam's Club)이 대표적이다. 샘스클럽이 1983년 4월 7일에 설립되었으니까, 올해로 43년 된 나름 역사가 있는 대형마트다. 월마트의 창업자인 샘 월튼 (Sam Walton)에서 이름을 따와 Sam's Club이라 이름 지었다. 코스트코는 아주 예전부터 애용하는 매장인데, 샘스클럽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 월마트 계열의 마트고, 코스트코와 아주 비슷한 제품과 운영 방식을 따른다고 알고 있지만, 내가 코스트코 회원이니까 샘스클럽에 갈 이유는 거의 없었다. 그러던 차에, 딴딴딴~~~ 남편이 TV 광고에서 봤는데 신규 회원에게 첫 1년의 샘스클럽 연회비가 $25 (37,500원)이라고 한다. 정규 연회비는 $60 (..
한국에서 닭똥집 요리를 많이들 좋아하던데, 저는 한국에 살 때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어요. 어릴 땐 닭똥집이라는 이름 때문에 (?) 먹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이게 완전히 식습관으로 굳었고요. 닭똥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쫄깃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하던데 그 이름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먹어 볼 시도조차 안 되더라고요. 나중에 닭똥집이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는 닭 모래주머니라는 사실에 약간 허무하기도 했다는... 허무감을 준 충격 진실을 안 후에도 닭똥집은 여전히 가까이 하긴 너무 먼 당신이었어요. 그런데 남편은 닭똥집을 먹어 본 기억이 난대요. 남편은 어릴 때 이민 왔는데도 어째 한국에서 먹어 볼 건 다 먹어 보고 미국으로 온 느낌. 어쨌든 자기가 직접 닭똥집을 한 번..
사막 피닉스의 엄청난 여름 더위를 피해서 요즘은 동이 트면 곧바로 나가 아침 걷기를 시작한다. 요즘 피닉스 지역에서는 아침 5시 30분쯤 동이 트는 것 같다. 여느 날처럼 걷고 있는데 하늘에 무지개가 크게 가로질러 떠 있다. 상당히 큰 무지개다. 어젯밤에 비가 온 것 같지는 않은데 대기 중에 물방울이 많이 떠다니는가 보다. 하긴 하늘에 구름이 많은 걸 보니 대기 중 습도가 높은 게 맞긴 하다. 걷다 보니까 무지개가 많이 옅어졌다. 무지개로 뭘 할 것도 아닌데 약간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한 바퀴 돌고 오니 내 아쉬운 마음을 무지개가 읽었는지 색이 진해졌다. 내가 애정을 닮아 칭찬하고 좋아해 주니까 무지개도 사라지기 싫은가 보다. 무지개도 자기를 아끼는 사람이 있으면 열심히 산다. 역시 칭찬은 고래도 ..
어제 피닉스의 저녁 시간에 폭풍우가 올 거라는 예보가 있었다. 예보가 맞다는 걸 확인해 주는 듯,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기 시작했다. 잠깐 나갔다가 집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구름기둥인지 먼지기둥인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하늘과 닿는 기둥 윗부분에서는 번개가 찌지직 찌지직 보이기도 한다. 기둥색이 먹구름보다 먼지색에 가까워서 먼지기둥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먼지기둥으로 의심되는 녀석은 저 멀리 좁은 지역에 걸쳐 국지적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이런 기상현상은 피닉스에 살면서 이번에 처음 본다. 이걸 보니 하늘 돌아가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처음 보는 먼지기둥 형태라서 토네이도인가 살짝 걱정도 되었지만 다행히 토네이도는 아닌 것 같다. 피닉스 지역은 사막으로, 이곳의 여름 불지옥 ..
6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애리조나의 몬순으로 사막인 피닉스의 하늘에 구름이 많아졌다. 이렇게 구름들이 자주 모이다가 가끔 폭우도 내리고 그러면서 이 여름의 몬순이 때가 되면 지나갈 거다. 아침에 산책할 때 구름이 많이 덮인 날은 습도가 약간 높아진 듯한데 이곳이 사막이라서 그렇게 많이 올라가진 않는다. 불지옥 사막답게 더위와 햇빛의 강도는 오전 6시-7시에도 만만치 않다. 비 내리는 사막 도시 피닉스 - 지금 애리조나는 몬순 시즌사막에는 monsoon (몬순)이 없다? 정답은 있다. 애리조나의 소노라 사막에는 여름철만 되면 몬순 시즌이 시작된다. 공식적으로 6월 15일-9월 30일 정도가 몬순 시즌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매해 기thenorablog.tistory.com 사진 아래쪽을 보니 새 한 ..
지난 6월 5일-7일 (금/토/일)에는 Phoenix Fan Fusion 2026이 피닉스 중심부에 있는 Phoenix Convention Center에서 개최되었다. Phoenix Fan Fusion은 애리조나에서 가장 규모가 큰 코믹콘 행사다. 만화, 애니메이션, TV, 영화, 게임 등 여러 공상과학 및 판타지 장르물을 사랑하는 애리조나의 팬들이 창작자와의 만남을 통한 교류, 코스프레, 아이템 구입 등을 모두 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컨벤션이다. 셋째에게 오프닝인 금요일 무료 티켓 2장이 생겨서 둘째와 함께 다녀왔다. 둘째와 셋째 모두 이 분야에 관심이 지대해서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한다. 하루 종일 놀고 오더니 구입도 해서 집에 돌아왔을 땐 뭐가 잔뜩 손에 들려 있었다. 솔직히 Phoenix ..
막둥 넷째가 여름 캠프에 참가하기 전 빵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저녁 늦게 반죽을 시작해 완성하더니 하룻밤 냉장고에서 발효를 시켰다. 아침에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찍 일어나 오븐에서 빵을 구웠다. 베이킹에 열심인 막둥이를 보면 기특하고 귀엽다. 이번엔 무슨 빵을 만드냐고 물으니 artisan bread를 만든다고 한다. Artisan bread의 의미 그대로 보면 장인의 빵이라는 뜻이다. 기계로 대량 생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방식으로 손수 만들기 때문에 장인의 빵이라고 부른다. 막둥이가 꽤나 정성을 들여 만든 빵이라서 진정 artisan bread가 맞다. 본 포스팅에서 계속 artisan bread로 쓰기보다 간단하게 빵으로 표기한다.Artisan bread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손수 만..
Happy 250th Birthday, America! United States of America(미합중국, 약칭: 미국)In God We Trust 독립선언일: 1776년 7월 4일독립선언서 작성자: 5인 위원회 (존 애덤스, 벤저민 프랭클린, 토머스 제퍼슨, 로버트 리빙스턴, 로저 셔먼). 5인 위원회 중 토마스 제퍼슨이 전담으로 초안을 작성했다. 토마스 제퍼슨은 추후 신생 독립국 미국의 제3대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1801년-1809년). 토마스 제퍼슨은 여러 방면에서 탁월한 천재성을 보였던 흔하지 않은 인물이었다.미국 독립 전쟁 (American War of Independence): 1775년 4월 19일 – 1783년 9월 3일 (8년 4개월). 독립 전쟁은 독립선언을 하기 1년 전부터 시..
아까 밖에 나갔더니 초저녁 하늘 위에 둥근달이 떠 있다. 달이 잘 여물어 토실토실하고 또 아주 환해서 눈에 확 들어온다. 오늘이 보름달인가 확인해 보니까 오늘은 아니고, 내일 6월 29일 저녁에 뜨는 달이 보름달이다. 그러고 보니 내일 뜨는 보름달은 스트로베리문 (Strawberry Moon)이다. 미국에서는 6월에 뜨는 보름달을 딸기의 달인 스트로베리문이라고 부른다. 스트로베리문이란 이름이 정말 예쁘다. 6월 보름달이 딸기색으로 붉으스름해서 스트로베리문이라 부르는 건 아니다. 스트로베리문도 그냥 보름달의 색이다. 이 예쁜 이름은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 동부의 원주민인 알곤킨 (Algonquin) 부족에게서 기원을 찾는다. 6월 보름달이 뜰 때가 잘 익은 딸기를 수확하기 좋은 시기라서 알곤킨 원주민들은 ..
지금 미국 중동부는 금요일부터 몰려온 겨울 폭풍으로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다. 대학에 다니느라 테네시 주 내쉬빌 (Nashvill, TN)에 지내는 둘째가 걱정되어 통화했는데 눈이 내리긴 하지만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눈과 어는비 (freezing rain)*가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에 내린다고 했기 때문에 긴장을 풀 수 없었지만 그나마 다행인가 생각하고 잠에 들었다.* 어는비 (freezing rain)에 대한 질문이 있어서 내가 이해하는 한에서 간단하게 설명해 본다.찬 공기의 층이 얇을 때 물방울은 0°C 이하에서도 얼지 않은 과냉각 상태로 땅에 비로 떨어진다. 이 비가 영하의 온도를 가진 추운 물체 (지면 포함)에 닿으면 순식간에 얼어버린다. 그래서 비가 닿은 모든 것이 얼음으로 코팅이 된다.어는비로 ..
미국 애리조나 주의 피닉스는 겨울이 온화해서 눈이 안 내리는 지역이다. 겨울에 얼음 어는 것도 피닉스로 이사 온 후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주 가끔 (몇 년에 한 번) 겨울에 기온이 섭씨 0도 가까이 내려가는데 눈은 안 내리지만 이때는 다들 수도관이 파열될까 봐 걱정은 좀 한다. 섭씨 0도 가까이 내려가는 것이 피닉스 기준으로는 한파다. 섭씨 0도로 가까이 내려가는 한파도 피닉스에서 지금껏 15년 살면서 다섯 손가락을 다 채우지 않을 정도만 경험한 듯하다. 피닉스 근교라도 북부는 고도가 좀 높아지는데 그쪽은 한파가 오면 고도 때문에 섭씨 0 또는 살짝 그 이하로 내려가서 얼음이 언다. 눈도 얼음도 본 적 없이 겨울왕국 반대편에서 사는 피닉스 사람들, 특히 아이들에게 눈은 신기한 존재다. 우리 ..
둘째가 MGM+에 "Project Hail Mary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나왔다고 내게 말한다. 이 영화를 셋째와 여름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막둥 넷째와 함께 보고 싶다며 MGM+에 가입해 달라고 부탁한다. 곧바로 가입해 줬다. 요즘 할리우드가 자신들의 믿음을 증명하고 퍼뜨리려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라서 그들이 제작한 영화가 재미없어졌다. 그래서 나는 "Project Hail Mary"를 안 볼까 하고 있었는데, 둘째는 엄마와 아빠도 함께 이 영화를 봤으면 하는 눈치다. 둘째를 포함해 아이들이 모두 이 영화를 함께 보고 싶어하고, 이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칭찬도 많아서 오랜만에 가족 영화 감상 시간이 되었다. 저녁을 먹고 다들 앉아 "Project Hail Mary" 감상을 시작했다. "P..
요 근래 본 드라마 중 최고다. 이건 내가 본 한국, 영국, 미국, 일본 드라마를 모두 다 포함해서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이하 모자무싸)"의 수준이 너무 높아서 이젠 대부분의 드라마들은 시시해 보일 것 같다. 한국 드라마를 아주 많이 봤지만 이번에 종영한 "모자무싸"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본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매회 하나하나가 잘 만들어진 영화 같다. 진정 명품 드라마다. 우선 소재가 계속 찍어내는 드라마와 다르다. 잔잔한 듯하지만 인물들 간의 갈등과 서사가 잘 부각되어 극을 이끈다. 극본이 너무 좋고, 연출이 너무 좋고, 출연한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다. 주인공 황동만은 엄청 찌질하고 존재 자체가 짜증을 유발한다. 이런 점 때문에 초기 1~2화에서 포기하는 ..
최근에 종영된 "21세기 대군부인"이 크게 하나 터뜨리고 종방을 했다는 뉴스가 여기저기 뜬다. 난 이 드라마에 처음부터 관심이 없어서 시청하지 않았다. 20세기부터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21세기인 지금도 군주제 타령하는 세계관 자체가 싫다. 왕 판타지에 빠져도 단단히 빠져 있는 것 같다. 찾아보니 논란이 된 내용들 중 일부가 이렇다고 한다. 드라마에서는 황제가 아닌 제후국 왕이니 만세가 아닌 천세를 외치고, 군주의 죽음도 붕어가 아닌 훙서라 표현한다. 여전히 중국의 속국이라는 뜻이다. 거기에 고구려의 동서남북 사방 수호신으로 알고 있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를 왕실에서 활과녁으로 놓고 활쏘기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건 뭐, 조상대대로의 우리네 수호신을 왕실이 앞서 쏴 죽이는 설정인 건가? 이..
이상하게 "한일가왕전"을 계속 보게 된다. 두 나라의 경쟁이 시작되길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능력 있는 여러 가수들의 노래를 듣는 게 좋아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좋은 일본 노래들을 접하게 되는 것도 너무 좋다. 70~90년대 일본 가요를 잘 몰랐는데, 요즘 다양한 루트를 알게 된 그 당시의 일본 가요 중에는 주옥 같은 게 너무나 많다. 한국에서 방영된 후 유튜브에 노래들이 올라오면 듣고 있다. 한국팀도 일본팀도 다들 실력파이고 무대도 멋있는데, 내 취향의 한계상 한국팀의 정통 트롯 스타일은 거의 안 듣게 된다. 이 프로그램 자체가 한국의 트롯을 세계에 알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안다. 그런데 나처럼 취향을 타는 사람들도 꽤 있을 거다. 올해 한일가왕전에서는 한국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