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쪽 태평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페인(Hurricane Paine)이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와 미국 캘리포니아 남서부 지역에 많은 비를 몰고 왔어요. 일부 지역은 이 허리케인 페인 때문에 이름대로 페인(pain)을 겪은 지역도 있을 거예요. 참고로 허리케인은 아메리카 대륙 주변에서 발생하는 태풍을 일컫는 말입니다. 허리케인은 그냥 간단히 아메리카 태풍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이 허리케인 페인은 애리조나에도 비를 보내줘서 소노라 사막의 피닉스도 지난 화/수/목 3일간 구름 잔뜩 끼고 비도 간간히 내렸습니다. 많은 비는 아니였지만요. 피닉스는 소노라 사막의 내륙쪽에 있기 때문에 허리케인은 엄청난 비와 바람을 여기까지 몰고 오진 않아요. 허리케인의 에너지 공급원인 따뜻한 바닷물이 애리조나에는 없거든요. 그리고 요즘 바닷물의 수온이 내려가서 허리케인 페인 자체도 이미 태평양 상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등급이 내려간 상태였구요. 열대성 저기압으로 등급이 내려갔다 하나, 그래도 한때 허리케인이였던 화려한 과거가 있는 페인. 먹구름과 소나기 형태의 비를 여기까지 보내줄 능력은 여전히 있었습니다.
먹구름이 하루종일 끼어있고 거기에 습도까지 높으니까 정말 불편합니다. 사막인 피닉스에서 좀 살았더니 이젠 습도가 견디기 어려워요. 뽀송뽀송 건조한 느낌이 더 상쾌하게 느껴집니다. 건조한 기후가 피부에는 좋다고 볼 수 없으니까 이런 습도도 있어야 가끔 피부도 촉촉함을 느끼고 좋을 거예요. 그래도 주위에 둘러찬 이 습도가 너무 불편합니다.
습도로 불편한 이 날씨에, 그것도 비가 간간히 내리는 이 날씨에, 외출을 꼭 해야 할 일이 있었어요. 이런~ ㅠㅠ 거기에 울동네도 아닌 곳을 가야 했었구요. 또, 이런~ ㅠㅠ 가는 김에 그 동네 사진이나 찍어 봤습니다. 하늘이 정말 먹구름으로 가득차 있어요. 이것이 다 허리케인 페인, 아니 이젠 열대성 저기압으로 내려간 페인의 영향을 받은 피닉스 하늘입니다.
저기 뒤에 보이는 산은 나무가 없고 잡풀만 있는 거의 민둥산입니다.
왜냐? 이곳은 사막이니까요.
지금 미국은 11월에 선거가 있어서 선거 홍보물이 교차로에 많이 꽂혀 있어요.
이번 11월 선거에서는 미국 대통령 뿐 아니라 주에 따라서 주지사, 상원의원 선거도 있고 하원의원, 주 상하의원 및 다른 선출공직자의 선거가 모두 한꺼번에 있습니다. 그래서 선거할 때마다 선거용지가 너무 길어서 일일이 표시하는 것 만으로도 시간 꽤 걸려요.
위 선거홍보물 중 McGee 후보자의 햇살 퍼지는 광선 디자인이 일본 전범기인 욱일기를 따온 것이라고 오해하고 불쾌하면서 댓글을 단 분이 있어 추가 설명합니다. 이건 일본 전범기를 따온 것이 아니라 애리조나의 주 기(flag)를 이용한 디자인입니다. 애리조나 기에서 해가 퍼지는 모습은 사막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예요. 애리조나 사막의 석양이 정말 장관이거든요. 이 애리조나 기는 1917년 1월부터 주의 기가 되어 사용한 지 거의 100년 되었습니다. 일본 전범기와는 상관이 없구요.
따라서 애리조나 주민들은 선거 후보자의 홍보물에서 햇살 퍼지는 광선 디자인을 보면 애리조나 기를 떠올립니다. 햇살 퍼지는 광선 디자인은 고대시대부터 여러 문화에서 사용하곤 했어요. 일본 전범기를 따온 것이라고 무조건 비판하기 전에 이것이 진짜 일본 전범기와 관련이 있는 디자인인지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애리조나 주의 기
이건 돌담인데 철조망(?)으로 틀을 잡아 뒀더군요.
이제는 비가 더 내리기 시작합니다.
베스킨 라빈스도 보이네요.
비까지 내리니까 더 사막같이 안 보여요. 하지만 전에도 말했지만 애리놀다가 사는 곳은 사막 맞습니다.
가다가 보니까 비가 그쳤어요.
해가 살짝 나왔습니다. 하지만 습도는 여전히 높구요.
이제 비가 다 내렸나 했더니만 한번 더 소나기가 쏴아아~ 내렸어요. 금요일인 내일부터는 열대성 저기압 페인의 영향을 받던 것도 완전히 벗어날 거예요. 그럼 다시 습도도 뚝 떨어져 건조해지기 시작할 거구요. 페인이 습도를 애리조나에 보내줘서 애리놀다는 불편했지만 사막에 단비라니 그게 얼마예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페인 덕분에 애리조나 피닉스에도 가을이 진정으로 다가온다는 사실. 내일은 화씨 87~90도(섭씨 31~32도)로 뚝 떨어질 거예요. 우아아아~ 너무 신나요. 앉아만 있어도 좋아서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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