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0월. 애리조나 소노라 사막은 이제 날이 좋을 것만 남았어요. 진짜 행복합니다. 아이들 넷은 동네 놀이터에 나가 친구들이랑 지칠 때까지 놀고, 애리놀다는 햇빛쬐며 슬슬 걸어다녔어요. 여전히 햇빛이 좋지만 이젠 햇살이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도 않고 시원한 바람까지 부는데 진짜 미치게 좋습니다. 놀이터에서 노는 울집 아이들이고 이웃집 아이들이고 다들 신나보여요.
지독한 여름 더위를 지낸 너희들은 모두 승자들. 맘껏 이 멋진 날을 즐기렴.
애리놀다는 조금 걷다가 먼저 들어 왔지만, 아이들이 해가 질 때까지 (엄밀히는 배가 고파질 때까지) 친구들이랑 놀다가 옵니다. 노느라고 피곤해서 오늘밤에 다들 꿀잠을 잘 거예요.
집주변에 있는 꽃과 나무 사진을 찍어 봤어요.
이웃집에 있는 오렌지 나무예요. 오렌지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천천히 오렌지색으로 잘 익어 갈 거예요.
이 아이는 울집 식구들 동네 친구인 고양이 "멋찌"예요. 본명은 따로 있는데 고양이의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블로그에서는 "더 후드"란 가명으로 불렀었어요. 그런데 이제부터는 멋찌란 가명으로 부르려구요. 욘석이 꽤 멋있거든요. 아래 사진은 멋찌가 머리를 기대고 낮잠을 자는 것처럼 보이는데 지금 "여기는 내 구역이다!"하고 영역표시 중입니다.
영역표시를 마치고 뭔가를 바라보며 멍때리고 있는 멋찌. 멍때리는 모습도 멋스런 멋찌입니다.
사진찍는 소리를 들었나 봐요. 돌아보는 멋찌. 사진찍는 소리가 약간 거슬렸는지 눈에서 레이저빔이 나오려고 합니다. 무서워...
짜슥, 그렇다고 노려 볼 건 또 뭐니? 알았어, 알았어. 사진 안 찍는다.
사진 안 찍는다고 해놓고는 또 몰래 몇 장 더 찍었어요. 이번에도 뭔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네요.
이제 모든 게 귀찮은지 쉬러 갑니다.
쉬고 있는 멋찌에게 가서 뒷목을 쓰다듬어 주니까 옆에서 좋다고 눈도 살짝 감으면서 꾸륵꾸륵 소리를 내요. 멋찌 이 짜슥이 울집 아이들을 아주 좋아하는데 애리놀다한테도 상당한 애정을 보내고 있답니다. 애리놀다가 또 동네 고양이들 사이에서 한 인기하죠. 이 주체할 수 없는 인기. 후훗~
멋찌가 위 사진에서 한 성깔하게 사진이 나왔는데 욘석 아주 달콤한 녀석이예요. 착하고 이뻐요. 멋찌의 평소 모습과 비슷하게 나온 사진 하나 올릴께요.
아이들 웃고 떠드는 소리, 행복한 고양이 멋찌, 기분좋아 보이는 꽃과 나무들, 거기에 할로윈 장식을 하고 있는 이웃들. 오늘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오후였어요. 여름이 지독하게 덥기 때문에 이런 서늘하고 기분좋은 날씨가 정말 소중해요. 소노라 사막에 사는 모든 사람들, 동식물은 모두 이 아름다운 날씨를 즐길 자격이 충분히 있어요. 날씨가 좋아서 너무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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