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 소다 물에 불린 스파게티 면으로 짜장면 만들어 본 후기
- 아이들 취미/요리&베이킹
- 2025. 3. 9. 12:06
오랜만에 사막 피닉스에 비가 내렸다. 꽤 괜찮은 양의 비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컴컴해도 비를 만나니 기분은 좋다. 비가 내려서 그런가 셋째가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한다. 울집에서 짜장면은 스파게티 면으로 사용하는데 이 스파게티는 자기가 삶겠다고 먼저 제안한다.
셋째의 눈빛이 뭔가 호기심이 담겨있는 느낌이다. 내게 생각이 하나 스친다.
너 혹시 유튜브에 나오는
베이킹 소다와 스파게티 면의 만남,
그걸 적용해 보려고 하니?

씩 웃더니 맞다고 한다.
지난달인가 뜬금없이 유튜브에 베이킹 소다를 푼 물에 스파게티 면을 불린 후 삶으면 짜장의 면처럼 변한다는 비디오가 몇 가지 올라왔었다. 난 한 단계 뭘 더하는 것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게 있나 보다 하고 지나쳤다. 그런데 셋째가 비슷한 비디오를 본 거다. 그래서 한번 해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셋째가 한 3시간 정도 베이킹 소다 물에 스파게티 면을 담가 불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내가 짜장 소스를 만들기 전에 시작했다. 팬트리에서 나름 오래 자리 잡고 있던 2 파운드 (907g) 팩의 스파게티 면이 있어서 이걸 사용하기로 했다. 셋째는 약 1/2 테이블 스푼 베이킹 소다를 넣고 물은 스파게티가 모두 잠길 정도 넣었다고 한다.
셋째가 스파게티 면을 준비하는 동안 나도 관련 자료를 찾아봤다. 베이킹 소다를 볶아서 사용하면 더 강력한 작용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까지는 귀찮다. 오늘은 그냥 베이킹 소다 물에 3시간 담가 불린 후 삶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베이킹 소다의 양도 자료마다 각각이다. 몇 가지를 실험해 보고 각자 적당한 양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내가 짜장 소스를 생각보다 일찍 완성해서 셋째는 2시간 30분 정도 베이킹 소다 물에 스파게티 면을 불리는 것으로 끝냈다. 베이킹 소다 물에서 건지니까 이 자체로 메밀 막국수 면 같이 보이기도 한다. 이제 삶아야 한다.
오늘의 면발을 담당한 셋째가 삶아줬다. 삶고 났더니 스파게티 면이 이렇게 변했다. 면이 물기를 흡수해서 더 통통하다고 해야 하나 그렇다. 그리고 좀 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원래 스파게티 면 자체가 짜장면보다 좀 얇아서 두께는 어쩔 수 없지만 나름 짜장면의 식감과 가까워진 것 같다.
그런데 스파게티 면이 물을 흡수해서 이제 그 양이 엄청나다. 2배로 늘었다는 건 아주 과장이고 암튼 양이 많이 늘었다.
짜장 소스를 얹어 본격적으로 먹어 봤다.
짜장 소스와 섞어서 보니 느낌이 더 짜장 면발과 비슷하다.
나는 베이킹 소다 물에 불린 스파게티 면의 식감이 맘에 들긴 하다. 그런데 귀찮은 걸 되도록 피하는 나는 다음엔 이 과정을 거치진 않을 거다. 셋째와 막둥 넷째는 불리지 않은 원래 스파게티 면 그대로 삶은 게 더 좋다고 한다. 이게 내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짜장면을 만들어준 방식이다. 아이들이 오리지널 스파게티 면이 더 좋다고 하니 나로선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