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없는 사과들이 냉장고에 몇 개 있다고 둘째가 아침에 사과를 꺼내면서 말합니다. 그래서 인기 없는 사과들을 환골탈태시키기 프로젝트를 제안했어요. 그것이 바로 애플 파이~~
엄마의 제안에 둘째는 분주하게 손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사과 자르고, 시럽도 만들고, 크럼도 만들고. 시나몬 향이 너무 좋아요.
시나몬 향은 애리놀다에게 있어 풍성한 가을입니다. 가을에는 애플 파이, 호박 파이 등등 파이를 많이 만드는데 파이 필링에는 시나몬 가루가 꼭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시나몬 가루는 개인적으로 선선해진 피닉스 가을과 맛있음이란 아름다운 2 요소가 결합된 진정한 美로 다가옵니다.
시나몬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주방에 서 있으니까 마음도 함께 편해지는 느낌입니다. 이러고 보니 둘째가 베이킹으로 마음의 치유 같은 것도 함께 하는 듯해요. 기특한 녀석.
둘째가 파이 크러스트를 만들지 않네요. 애플 파이가 아닌 다른 걸로 만드나 봅니다. 뭘 만드냐 물어봤어요. 애플 파이 대신 apple crumble(애플 크럼블)로 만들 거라고 합니다. 애플 크럼블은 간단히 말하면 파이 크러스트가 빠진 파이 정도로 보면 됩니다. 파이는 크러스트를 바닥에 깔아야 하는데 파이 크러스트 반죽에 시간이 걸리니까 금방 만들 수 있는 애플 크럼블로 변경했다는 답입니다. 엄마가 금방 디저트를 즐길 수 있게요.
오븐에서 나온 애플 크럼블. 자태가 고와요. 역시 울 둘째는 금손입니다.
애플 크럼블 베이킹하느라고 이미 오븐이 데워져 있는 상태라서 이 열기를 지속하며 애리 놀다는 고구마를 구웠어요. 이 고구마는 거의 전적으로 애리놀다가 1-2일간 먹을 양식(간식?)입니다. 울집 아이들은 이상하게도 고구마를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맛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자식들과 먹는 걸로 경쟁할 필요 없어서 좋긴 합니다.
매운 돼지 등갈비찜을 먹고 나서 디저트로 둘째가 만든 애플 크럼블을 먹을 거예요. 매운 돼지 등갈비찜은 애리놀다의 솜씨입니다. 요것도 아주 맛있었어요.
이제는 디저트의 시간. 두두두두 둥~~~ 애플 크럼블을 먹어 봅니다. 음음음~~~ 맛있습니다. 둘째가 베이킹한 것은 그냥 믿고 먹으면 돼요.
사과가 물컹하지 않게 아주 잘 만들었어요. 익은 정도가 완벽합니다. 둘째에게 칭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맛있는 매운 돼지 등갈비찜도 먹고, 둘째가 구운 애플 크럼블도 먹고, 그리고 고구마가 간식으로 기다리고 있고. 추수감사절은 다음 달인데 벌써 추수감사절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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