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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시간/만화와 애니

언어의 정원 (言の葉の庭) - 감성의 극치. 아름다운 영상시 한편

* 이 포스팅은 2014년 3월 다른 블로그에 올렸던 글입니다. 옮겨와 다시 포스팅합니다.

 

칭찬이 자자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言の葉の庭)"을 어제 드디어 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평가를 한 이유가 있더군요. 우선 그림이 아주 섬세하며 사실적이고 내용도 일본 특유의 절제된 감정을 통한 미를 아주 잘 살렸습니다.

 

거기에 은은하게 깔리는 피아노 선율의 배경음악도 비의 정경과 너무나 잘 어울렸구요. 요새는 실사보다 이런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더 아름답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미국판 제목은 "The Garden of Words"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본 후 복합적인 감정의 흐름이 내부에서 생기고 있는데 이게 뭔지 정확히 표현을 못하겠어요. 상처, 아픔, 사랑, 희망, 기쁨, 카타르시스 등등이 함께 느껴지는 그런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순하고 따뜻한 사람이 상처를 받는 사회의 모습이 아프기도 하구요. 아~ 지금 감수성 폭발 일보직전입니다!

 

"언어의 정원"에서 한대 얻어 터지는 인간이 하나있습니다. 살면서 누구를 보면서 '맞아도 싸다' 이런 감정으로 살고 싶지 않은데 고것은 못돼 먹어서 맞아도 싸더군요. 한대 맞는 걸 보니까 왜그리 시원한지... 물론 한대 친 사람도 대단한 뒷감당을 겪었습니다. ^^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을 보니 잊지 말고 꼭 기억할 점도 있구요. 바로,

국어시간, 그중에서 특히 고전시간에 졸지 말자!

 

입니다. 수업시간에 딴짓하거나 졸기만 하면 인연이 다가왔을 때 놓치겠어요. 하긴 고전을 기억 못해서 놓쳤다면 진짜 인연이 아닐 수도 있겠네요.

 

"언어의 정원"을 일본 원판에 영어자막으로 봤는데 일본 만화 특유의 과장된 목소리 연기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어른인 성우들이 어린 목소리 연기한다고 지나치게 이쁜 체, 귀여운 체, 어린 체 억지로 과장해서 흉내내는 것이 듣기 불편해요. 그리고 또 지나치게 오버해서 소리지르는 연기도 불편합니다.

 

일본 만화에서는 성우들이 이렇게 하는 연기가 아주 흔하더라구요. 코믹한 만화나 애니메이션이라면 이런 연기가 이해가 되지만 일본 만화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과장하고 소리지르는 연기가 남무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일본 만화의 경우에는 영어 더빙을 선호합니다. 미국서 보면 일본 만화의 영어 더빙을 전반적으로 꽤 잘합니다. 어떤 경우는 일본 원판보다도 더 좋게 들려요.

 

방금 전에 "언어의 정원"의 영어 더빙판을 찾았습니다. "언어의 정원" 경우는 일본 원판도 좋았지만 영어 더빙판으로 다시 보면서 감동을 되새기고 싶어요. 영어 더빙으로 된 걸로 보면 자막을 읽을 필요도 없으니까 집중이 더 잘돼서 감동이 더 클 것 같거든요.

 

이 애니메이션 전반적에 걸쳐 깔렸던 피아노 배경음악도 좋았지만 이야기의 절정 이후에 나왔던 하타 모토히로의 "Rain" 주제가도 정말 좋았습니다. 어제 이후로 계속 듣고 있어요. 일본어로 이 노래 제목이 따로 있는 걸로 알지만 일본어를 모르는 관계로 여기서는 영어 제목 "Rain"으로만 쓰겠습니다.

 

하타 모토히로가 1980년생인데 이 노래 "Rain"은 70~80년대 느낌이 풍기네요. 옛느낌도 나고 거기에 "언어의 정원" 아름다운 장면들도 겹쳐지고 감동이 배가 되고 있습니다. 이 노래를 듣다보면 어느샌가 제 눈에서도 비가 내립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다 끝났다고 생각되어 자막이 나오기도 전에 극장에서 나가거나 비디오를 똑 꺼버리면 놓치는 장면이 생깁니다. 끝까지, 진짜 모든 것이 끝나 엔딩 크레딧마저 다 끝날 때까지 흘러나오는 배경음악 "Rain"을 들으며 기다리세요. 그럼 그 후에 나오는 장면들로 계속 감동이 이어지게 될 겁니다.

 

혹시 이 애니메이션을 아직 안 보셨다면 꼭 보시라고 추천해요. 총 45분 정도 상영시간 작품이라서 별로 길지도 않기 때문에 다 보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느낌은 아주 좋아요. 강추!!!

 

"언어의 정원"을 보고 나니까 비가 너무 그리워지더군요. 지금 살고 있는 애리조나 피닉스는 가끔씩, 진짜 1년 중 열손가락 꼽을 수 있을 정도 비가 내리는 사막이거든요. 그래도 비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였을까요? 바로 어젯밤부터 조금씩 내립니다. 이런 소원은 참 잘 이루어져요. 아~ 행복해! ^^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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