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울동네 마켓에서는 닭똥집 (닭 모래주머니)을 팔아요. 닭 심장도 섞여있지만 대부분은 닭똥집이구요. 이게 가격이 아주 좋습니다. 1.25 파운드 (567 g) 팩으로 포장해서 판매하는데 가격은 $1.49 (1,800원) 밖에 하지 않거든요. 저번에 한번 남편이 직접 닭똥집을 집에서 만들어 먹은 적이 있었어요. 오늘은 애리놀다가 직접 만들어 주고 싶어서 3 팩 사왔습니다.
팩 하나를 벗기니까 이만큼 나옵니다. 양 좋아요.
닭똥집 좋아하는 남편과 첫째가 질릴 때까지 먹으라고 사온 3 팩 모두 다 요리할 꺼예요. 울 첫째는 외모와 식성 등 여러 면에서 아빠의 판박이라 닭똥집을 잘 먹거든요. 둘째, 셋째, 넷째는 닭똥집을 좋아하지 않아서 안 먹을 거구요. 3 팩을 다 열어서 팬에 넣으니 아래만큼 나왔습니다. 1.7 kg 정도예요. 양이 많긴 많네요.
닭똥집은 우선 삶았어요. 삶은 다음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구요. 그런데 닭똥집을 삶고 잘라 놓으니까 골뱅이 같이 보여요. 식감도 비슷해 보이구요. 애리놀다는 골뱅이는 먹지만 닭똥집은 먹지 않는데, 골뱅이 비슷한 모습을 보니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이랑 첫째가 닭똥집 볶음 먹을 때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간장 베이스로 해서 볶았어요. 매콤함도 주기 위해 할러피뇨 고추도 넣었구요.
일부 덜어와 남편, 첫째와 함께 먹을 준비를 합니다. 버드와이저 맥주는 저번에 마시고 남은 김빠진 맥주이긴 한데 울집에 있는 유일한 맥주예요. 닭똥집 볶음이랑 잘 맞을 것 같아서 옆에 뒀습니다. 그런데 맥주는 정작 몇 모금 마시지 못했구요. 김빠진 맥주인데도 또 금방 취하더라구요.
이 닭똥집 볶음 엄청 칭찬 많이 받았어요. 남편이 지금까지 먹어 본 닭똥집 볶음 중에 제일 맛있대요. 남편은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왔어도 한국에서 먹어 본 닭똥집 맛을 아직도 기억하거든요. 첫째도 아주 맛있다고 신나게 먹었구요. 닭똥집 안 먹는 애리놀다도 먹어 봤는데 맛있었어요. (자기가 만들어 놓고 맛있다고... 하하하. 자화자찬이지만 맛있었어요!) 그래서 난생처음으로 꽤 먹었답니다.
셋이 충분히 먹었는데도 (주로 남편이랑 첫째가 먹었지만) 워낙 많이 만들어 놔서 아직도 닭똥집 볶음이 팬에 많이 남아 있어요. 풍부한 닭똥집 볶음을 보면서 남편과 첫째가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애리놀다 엄청 장한 일했어요.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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