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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보자/맛있다

중복에 진한 국물의 닭곰탕 만들어 먹었어요.

블로그 이웃님들 블로그를 보니까 많이들 중복 몸보신에 대한 포스팅이 올라오더군요. 중복이라고 하니까 미국사는 울집에서도 뭔가 몸보신 음식을 먹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삼계탕이 가장 인기있는 복날 몸보신인데, 애리놀다가 사는 애리조나에서 인삼이나 다른 한약재를 구하는 것은 좀 그렇고... 인삼 및 다른 한약재를 구한다 해도 한약재 넣은 삼계탕을 울집 아이들이 먹는다는 보장도 없어요. 그래서 종종 해먹는 닭곰탕으로 중복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중복이 며칠 지난 다음에 먹은 것 같긴 하지만, 그 즈음에 먹은 거니까 암튼지간 중복 몸보신입니다.


생닭은 Sprouts에서 사 왔어요. 울동네 여러 마켓들 중에서 Sprouts의 육류가 가격대비 품질이 아주 좋아요. 이 마켓이 친환경/유기농 전문인데도 가격이 지나치게 높지도 않구요. 여기서 취급하는 육류는 애리조나에서 키운 로컬 음식이고, 또 품질관리도 꽤 잘하는 듯 해요. 이 마켓의 생닭도 고기가 아주 깨끗하고 이상한 잡내가 애초부터 나지 않아요. 먹은 뒤 뭔가 남는 뒷맛도 없구요.


육류에 대한 칭찬 일색이라 애리놀다가 무슨 Sprouts에서 협찬받고 홍보하는 사람같은데, 그건 아니구요. 그냥 사다먹고 질이 좋아서 말하는 것 뿐이예요. 협찬은 커녕 울집은 식구가 많은 관계로 상당한 양의 식료품을 Sprouts에서 구입해요. 아마도 애리놀다가 이 마켓에서 돈 제일 많이 쓰는 사람 중 하나일 거예요.


닭을 삶아서 살을 다 발라놨어요.



닭의 살을 바르다 보면 촉촉하게 잘익은 살코기의 따끈함에 소금에 콕 찍어 먹고 싶은 유혹을 거부할 수 없죠. 요게 또 그렇게 맛있거든요. 애들도 불러서 몇 점씩 주고, 남편에게도 주고, 그리고 애리놀다도 야금야금 먹고. 이렇게 먹다가는 정작 닭곰탕 먹을 때 살코기가 별로 남지 않을 것 같아서 적당한 선에서 유혹을 뿌리쳤어요. 힘들어도 나중을 위해서 참아야 해요.



기본 닭곰탕의 모습입니다. 진한 국물에 닭 살코기를 넣었어요.



여기에 기호에 따라 파 썰은 것과 후추를 톡톡. 간이 딱 맞기 때문에 소금은 따로 추가할 필요가 없구요.



닭곰탕을 휘휘 저어 섞고 먹을 준비를 합니다. 국물을 우선 한 수저 떠 먹었는데 진한 국물이 끝내줘요.



남편하고 아이들도 닭곰탕이 아주 맛있다고 정신없이 먹어 줍니다. 국물도 진하고 살코기도 연하게 아주 잘 삶아져서 맘에 쏙 든다면서요. 이러면 애리놀다가 또 으쓱해지죠. 으쓱~!


저번에 담은 김치가 있어서 그거 꺼내 놓고, 양배추 넣은 오이무침도 함께 먹어 줍니다. 오이무침이 아삭새콤하니 아주 맛있었어요. 닭곰탕이랑 아주 잘 어울렸구요.




밥도 닭곰탕에 말아서 먹고. 밥은 한국쌀인 중립종으로 만든 게 아니라 동네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길쭉한 장립종이예요. 장립종은 동남아에서도 먹지만 아메리카의 히스패닉계도 주로 먹는 길쭉한 쌀인데 이 장립종도 맛 괜찮아요. 한인 마켓에 자주 가지 않기 때문에 울집에서는 장립종으로 주로 먹게 됩니다.


뜨근한 국물, 맛난 닭고기. 거기에 밥을 말아서 먹으면... 아~ 맛있어~~


뜨근한 국물에 밥을 말아서 닭고기랑 함께 먹으니 아주 맛있어요. 다들 두그릇씩 뚝딱 싹싹 비웠어요. 말복 때도 닭곰탕을 해먹을까 했는데 식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말복까지 못 기다리고 며칠 후에 또 해먹으려구요. 아~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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