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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오늘 하루

품 안의 자식. 함께 살 때 좀 더 살갑게 지내야겠다.

올해 추수감사절*은 테네시 주의 내쉬빌에서 유학 중인 둘째가 빠진 첫 추수감사절이 되겠다. 추수감사절 연휴에 편도 3시간 30분 되는 비행시간 써가며 비행기 타고 집에 왔다가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는 건 비용도 시간도 효율적이지 않다.

 

* 미국 추수감사절은 11월 넷째 주 목요일. 올해 2023년 추수감사절은 11월 23일.

 

추수감사절에도 밴더빌트 대학 캠퍼스에 남아있는 학생들이 많아서 둘째는 친구들과 함께 자기들만의 추수감사절을 보낼 거라고 한다. 둘째에게도 가족과 떨어져 보내는 첫 추수감사절이 되겠다.

 

울집의 몇 년 전 추수감사절 저녁식사

 

다행인 건 투산에 있는 애리조나 대학에 다니는 첫째는 거리가 멀지 않아서 이번 추수감사절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거다. 그런데 첫째도 내년부터는 집에 돌아와 함께 보내는 추수감사절이 쉽지 않겠다. 내년 봄에 졸업한 후 일할 직장이 피닉스에서 상당히 먼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둘째가 다니는 밴더빌트 대학교보다 집에서 더 멀다. 아이들의 생활 본거지가 이제 집에서 점점 더 멀어진다.

 

첫째가 회사에서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얼굴 보는 것조차 많아야 일 년에 한두 번이겠다. 그런데 솔직히 운전해서 2시간 30분 거리의 투산의 애리조나 대학을 다니는 지금도 첫째의 얼굴을 보는 건 명절과 방학 때 해서 일 년에 몇 번이다. 기숙사 대신 아파트에 살면서는 여름방학에도 대부분의 시간은 투산의 자기 아파트에서 지낸다. 첫째도 바쁘다.

 

진즉에 첫째 얼굴을 어쩌다 한번 보고 사는 것에 익숙해지긴 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곳이 집에서 상당히 머니까 얼굴 보기가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 같게 느껴진다.

 

피닉스의 가을 (2021년 10월 29일)

 

아이들이 품 안에서 자라더니 대학 간다고 집을 떠나고 이젠 직장으로 이 큰 미국 땅 극과 극으로 퍼져 살게 된다. 자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아이들이 자기 인생을 열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아주 대견스러우면서도 한편 아쉬움도 남는다.

 

아이들 넷을 키우느라고 어릴 땐 아이들이 빨리 다 컸으면 좋겠다 생각하곤 했는데, 막상 아이들이 자라서 첫째 때부터 시작해 이제 둘째까지 타지에서 대학 생활을 하며 떨어져 살게 되니까 내 품 안에 있을 때 좀 더 잘해줬을 걸 하는 후회가 생긴다.

 

대부분 사람은 과거의 일정 부분을 후회하며 산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며 후회하면서도 지금도 미래의 그 후회거리는 여전히 만들고 있는 것이 우리 이 인간들의 기본적 생활패턴. 나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들이 나중에 미국 각 지역으로 흩어져 직장생활을 하고 바쁜 자기 삶을 살아도 적어도 1년에 한 번 크리스마스 때는 집에 와서 함께 지냈으면 하는데 이건 그냥 엄마의 바람이겠지.

적어도 크리스마스 선물은 보내다오~~~

 

집에 있는 셋째와 막둥 넷째와 더욱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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