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 관찰에 신난 엄마와 아이들

* 2011년 12월 30일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올린 것을 재 포스팅합니다.

 

피닉스는 지대가 높고 건조지역이라 공기 중 습기가 적어서 그런지 대도시축에 끼는 편이지만 별빛이 참 좋습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을 보고 있자면 “아,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물론 피닉스에도 도시불빛이 있는 관계로 아주 선명한 별들만 주로 보이고 은하수는 관찰하기 힘듭니다. 그래도 참 아름답습니다.

 

오리온자리 (Orion)가 눈에 딱 들어오더군요. 제가 오리온자리 참 좋아해서 이걸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합니다. 오리온자리는 사각형의 외곽모양에 사냥꾼 오리온의 허리띠에 해당하는 가운데 3개의 별들이 참 멋있습니다. 제가 첫째에게, "저기에 오리온자리가 있다! 와, 멋있네!"라고 말하니까 첫째도 같이 신나서 너무 좋아합니다.

 

피닉스의 지리적 특성상 별들이 더 밝게 보여서 오리온 자리 α별인 베텔기우스(Betelgeuse, 영어식 발음 비틀쥬스)의 붉은빛 색상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베텔기우스는 원래 아랍어에서 기원한 것인데 그 영어식 발음은 beetle juice 같아서 잘 잊히지 않는 이름이에요.

 

제가 이 발음이 beetle juice와 같다고 하니까 아이들은 "우웩~" 그럽니다. 이 별 이름이 꼭 풍뎅이를 누가 발로 밟아서 납작하게 만들거나 풍뎅이를 갈아 쥬스를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네요.

 

오리온자리 (사진출처: NASA)

 

오리온자리를 발견하고 신나 있다 보니 첫째가 북극성 (Polaris) 찾고 싶다고 합니다. 우선 작은 곰자리 (Ursa Minor)나 카시오페이아자리 (Cassiopeia)를 먼저 찾으면 쉬운데 잘 보이지 않더군요. 첫째가 백과사전 별자리 편으로 북극성의 위치를 확인려고 집에 다시 들어가더니 열심히 여러 백과사전을 뒤지더군요. 첫째는 몇 가지 자료를 기초로 대충 오리온자리 사각형 길이의 2배 이상을 베텔기우스 위쪽으로 올라가면 아마도 작은 곰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폅니다.

 

첫째의 생각이 맞는지 확인차 다시 밖에 나가려는데 이제는 둘째도 함께 관찰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셋째와 넷째에 들키지 않게 남편에게 조용히 말해두고 큰 아이들 둘만 데리고 북극성을 찾으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북극성이 있어야 할 북쪽에 도시불빛이 강해서인지 별빛이 확실하지 않습니다. 아쉬워라~~

 

사진출처: Jerry Lodriguss (astroPix.com)

 

첫째 생각으로 사막의 별빛이 참 좋기 때문에 친척집이 있는 쿨리지 (Coolidge) 가는 도로변 삭막한 지역을 가면 별자리를 잘 확인할 수 있을 거라고 아쉬워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교통량이 있는 도로더라도 한밤중에 별빛을 보기 위해 사막지대를 운전하고 돌아다닐 정도로 제가 정신없진 않지요. 그래서, "엄마가 별빛과 별자리 관찰을 좋아하지만 한밤중에 사막지대를 운전할 정도로 별에 미치진 않았단다."라고 말했습니다.

 

한 30분여를 하늘이 훤히 뚫려있는 장소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찾다가 북극성 찾기는 다음으로 기약하며 집에 돌아왔습니다. 북극성은 못 찾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너무 즐거워합니다. 엄마가 더 신나서 별자리를 찾는다고 헤매고 다니는 것이 녀석들에게는 재밌나 봅니다. 아마 옆집에서 창문너머로 저와 아이들이 하늘을 쳐다보며 뛰어다니는 걸 봤다면 뭔 달밤의 체조인가 싶었을 겁니다. 북극성 찾느라고 하늘을 계속 보고 다녔더니 좀 목이 뻣뻣하더군요. 우이고~~

 

어제는 북극성 찾는 것에 실패했지만 다음에 밤에 나갈 때는 사전조사를 자세히 해서 꼭 찾아보겠습니다. 북극성을 관찰할 수 있는 위도가 +90°에서 −10° 사이라고 하는데 피닉스의 위도가 대충 +33°니까 작은 곰자리나 카시오페이아자리만 잘 찾으면 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북극성 관찰 성공여부를 떠나서 하늘의 아름다운 별들을 살펴보는 것은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과 상쾌한 기분을 줍니다. :)

 

오리온자리 α별인 베텔기우스 이름에 대한 기원은 간단하게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오리온자리 α별 베텔기우스(Betelgeuse)의 이름에 대한 기원

* 2011년 12월 30일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올린 것을 재 포스팅합니다. 얼마 전 달밤에 체조하듯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아이들이랑 별자리 관찰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오리온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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