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일본 가요는 잘 모른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걸 좋아하는 경우는 종종 있긴 하다. 예전 90년대에 아무로 나미에가 인기가 엄청 많아서 이 이름이 회자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작 이 가수의 노래는 관심이 없었다.
한 10년 전 즈음인가 우연히 ZARD의 "揺れる想い"를 들었다. 완전 내 스타일. 너무 좋다. 노래 제목 "揺れる想い"의 뜻은 흔들리는 마음이라고 한다. 이 노래는 지금도 꽤 자주 듣는다. 엄마가 자주 들으니까 울집 막둥이도 전혀 모르는 일본어 가사를 귀에 들리는 대로 소리 따라 흥얼거리기까지 한다.
ZARD의 싱글 중에서 "負けないで (지지 말아요)"가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고 응원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읽었다. "負けないで"는 한국 드라마 "반올림"에서 "지지마"란 제목으로 주제가로 사용되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언제나 이 흔들리는 마음 "揺れる想い"에 가 있다. "揺れる想い"는 ZARD 싱글 판매 2위라고 한다. ZARD의 다른 노래들은 딱 내 취향에 맞고 그렇진 않다. 그냥 난 "揺れる想い"에만 노래 충성도를 유지할 거다.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ZARD의 "揺れる想い"
ZARD의 "負けないで (지지 말아요)"
ZARD는 원래 락 밴드였다는데 메인 보컬인 사카이 이즈미만 빼고 다들 멤버가 탈퇴해서 ZARD=사카이 이즈미가 된 케이스라고 한다. 사카이 이즈미는 2007년 암으로 병원에서 투병하던 중에 아침 산책하다가 난간 레일에서 실족해서 만 40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또 하나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 MISIA의 "Everything"이다. 이 노래는 ZARD의 "揺れる想い" 만큼은 아니지만 가끔 듣는다. 이 노래는 아주 아주 오래전 일본 드라마 "やまとなでしこ (내사랑 사쿠라코)"를 아주 재밌게 봐서 주제가도 좋아지게 된 케이스다.
MISIA의 "Everything"
일본 드라마가 보통은 나랑 잘 맞지 않아서 안 보는데 2000년에 방송된 "내사랑 사쿠라코"는 재밌었다. 허영기와 사치심이 있는 스튜어디스 이야기인데 부잣집 남자와 결혼을 위해 너무너무 열심이다. 그런데도 여자 주인공이 저급해 보이지도 않고 안 밉다. 귀엽다. 이렇게 표현되는 것도 배우의 능력이고 작가와 연출가의 자질이겠지만 드라마 꽤 잘 만들었다.
그렇게 원하던 부자와의 결혼이었는데 이 스튜어디스 아가씨는 다 차려진 밥상도 차 버리고 꿈과 정반대의 선택을 하게 된다. 이 아가씨의 마음을 가져간 남자는 미국 유학 이후 자신감이 떨어지긴 했어도 머리는 아주 우수하다. 드라마의 배경이 2000년이니 22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중년이 된 드라마 속 이들의 모습은 어떨까 쓸데없는 상상을 해본다.
ZARD의 "揺れる想い"는 종종, MISIA의 "Everything"는 가끔 들으면서 다른 느낌의 감수성을 느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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