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웃님이신 공수래공수거님께서 올리신 "브라보 빈센트 별이 빛나는 밤에" 공연 후기 포스팅을 읽고 나니까 몇년 전 TV로 봤던 "Doctor Who(닥터 후)"의 장면이 떠올랐어요.
빈센트 반 고흐는 살아 생전 주체할 수 없는 천재성에 치이면서 그림을 그렸지만,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그림을 사주는 사람도 없어서 경제적으로는 말도 못하게 궁핍했죠. 살아 생전 그림을 딱 1점 팔았다고 하더군요. 지금이야 그의 그림은 부르는게 값인 그런 수준이지만, 반 고흐의 인생은 너무 힘들었을 거예요. 그러니 그의 정신질환도 더 심해졌을 거고요.
닥터 후의 한 에피소드 "Vincent and the Doctor(빈센트와 닥터)"는 살아생전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던 그의 천재성으로 고생고생했던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헌정같은 에피소드였어요. 특히 반 고흐 특별 전시관에서 큐레이터인 블랙의 설명을 들으면서 눈물 핑 도는 반 고흐의 모습은 정말 짠 했고요.
반 고흐의 예술사적 위치가 어디에 해당되는지 묻는 닥터의 질문에 블랙은 아래 장면에서 대답합니다. (아래 비디오에서 대답 부분은 1:50 정도에서 시작)
어, 허… 아, 아주 중요한 얘기죠. 솔직히, 제 생각에는 가장 위대한 화갑니다. 그리고 반 고흐는 시대를 통틀어서 가장 인기 있는 화가죠. 그 색채감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경지에요. 정말 대단해요. 그는 자신의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삶을 황홀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예술갑니다.
고통을 그리는 건 쉬워요. 하지만 들끓는 열정과 고통을 사용해서 이 세상의 아름다움과 기쁨, 황홀함을 표현해내는 것은 그때까지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이죠. 앞으로도 그런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제가 볼 때 프로방스의 들녘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으면서 손가락질 당했던 반 고흐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생존했던 그 어떤 예술가보다 정말 대단한 화갑니다.
-미술관 큐레이터 '블랙'- (번역: 나무위키 발췌)
개인적으로 이 빈센트 반 고흐 관련 에피소드는 닥터 후 시리즈 통틀어서 가장 좋았던 에피소드였습니다. 반 고흐가 울먹하는 장면에서는 같이 울먹했어요. 그의 살아생전 아픔이 그대로 느껴졌고, 약간이나마 그를 위로할 수 있었다고 느껴졌거든요. (닥터 후 제작진들을 모두 칭찬해주고 싶은 에피소드)
닥터 후의 타디스 같은 것이 있다면 진실로 과거로 가서 반 고흐를 현재로 데려와 현재 세상이 그를 어떻게 평가하는 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Don McLean(단 맥클린)이 Starry, Starry Night~ 하면서 시작하는 노래 "Vincent"도 반 고흐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브라보 빈센트 별이 빛나는 밤에" 포스팅 덕에 반 고흐의 세계, 관련 비디오들을 다시 찾고 기억하는 시간을 갖고 나름의 감성에도 좀 젖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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