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블로그 이웃분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칭찬을 많이 하시더군요. 그동안 안 보고 있다가 이번에 몰아서 쭉 봤습니다. 이웃분의 추천이 완전 맞았어요. 이 드라마 시리즈도 상당히 잘 만든 작품입니다. 겨울이 배경이고 또 한편 한편이 (특히나 초반 에피소드들이) 일본 영화 "러브레터"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담백했습니다.
이곳에 등장하는 도시는 겨울이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인데 도시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람사는 기분나고 따뜻해요. 너무 따뜻하니까 남의 일도 다 나의 일이 되고, 사소한 것이라도 뭐 하나 일이 생기면 도시 전체가 다 알게 되는 듯한 오지랖이 넓은 분위기도 있어요. 오지랖이 넓으면 이게 또 상처를 심하게 주기도 하는데 그런 일도 종종 있어 보이고요.
조용한 도시 한자락에 자리잡은 굿나잇 책방도 그렇고 이곳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멤버들이 모여 사랑스러운 모임을 갖는 북클럽은 진짜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북클럽이 존재하는 자체가 판타지라서 더 동화 같고 따뜻합니다.
목해원 역의 박민영 씨와 임은섭 역의 서강준 씨의 연기가 안정적이어서 보는 내내 따뜻한 감성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어요. 거기에 엄친아 공무원 이장우 역을 맡은 이재욱 씨와 임은섭의 여동생 임휘 역의 김환희 씨는 부드러운 전개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드라마에 팍팍 재미를 줍니다. 이게 전혀 과하지 않고 적당해서 전개와 아주 잘 어울렸고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ost도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겨울이 꾸는 꿈처럼"과 "시간의 문"이 드라마의 여운과 잘 어울려서 계속 머리에서 맴돌아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같이 담백하고 서정적인 고퀄리티 웰메이드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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