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부활절 이 명절에 햄을 많이 먹어요. 지금이 미국 최대 전통 명절인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의 시기라서 마켓들에서 좋은 햄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답니다. 식구들이 햄을 먹고 싶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어필해서 11 파운드 (약 5 kg)로 사왔어요. 아직 크리스마스가 아니지만 몸이 원해서 먹고 싶다는데 뭐 따라줘야죠.
이 햄은 히커리 훈연(hickory smoked)했고 이미 다 조리되어 있는 거예요. 집 오븐에서 데우기만 하면 되는데 덩어리가 크니까 몇 시간 걸리죠. 안에는 뼈도 큼직하게 들어 있어요. 참고로 원래 햄은 돼지/멧돼지 뒷다리를 덩어리 통째로 소금에 절이거나 훈연해서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만든 저장식품입니다.
글레이즈와 조리법 설명서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설명서에는 화씨 275도 (섭씨 135도) 오븐에서 파운드당 10~12분 구우라고 되어 있어요. 이 햄이 11 파운드 정도니까 2시간 10분 정도 구우면 돼요. 오븐에 들어가기 전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자태가 곱네요.
2시간 10분 후에 오븐에서 갓 나온 햄의 자태입니다.
이 상태로 그대로 먹어도 되지만, 울집은 글레이즈로 코팅한 햄을 좋아해서 함께 들어있던 글레이즈로 이쁘게 발라 줍니다. 잘 발라 코팅한 다음에 10분 더 오븐에서 구우면 땟갈 곱고 맛있는 햄이 완성돼요.
드디어 완성된 햄이 오븐에서 나왔어요. 광택이 좔좔 흐르는 게 아주 맛있어 보이죠? 자태가 고와서 여러 각도로 찍어 봤어요.
울집이 6 식구라 식구수도 많고 또 다들 잘 먹기도 하지만, 이 햄이 꽤 크기 때문에 아무리 잘 먹어도 6 식구가 한번에 다 먹지는 못해요.
오늘 저녁으로 먹을 만큼만 따로 잘라 놓습니다.
각각 아래와 같이 구성해서 가져다 먹어요. 아래는 애리놀다의 한 접시입니다.
프렌치 브레드를 먹고 싶은 사람을 위해 따로 빵을 잘라 뒀구요. 저기 빵을 집고 있는 손은 셋째예요. 셋째가 빵을 좋아해요.
울 식구들은 햄에 파인애플을 올려 함께 먹는 걸 좋아하죠. 파인애플이 돼지고기, 특히 햄이랑 잘 어울리거든요. 취향마다 다른데 어떤 가정은 햄을 구울 때 파인애플 슬라이스를 햄에 얹고 함께 굽기도 합니다.
울집은 그 방식은 별로 안 좋아하고 그냥 완성된 햄에 파인애플을 올려 먹어요. 애리놀다도 파인애플 한 조각을 얹고 먹기 시작합니다.
햄과 파인애플을 함께 콕 찍어서 한 입 넣어요. 아주 맛있습니다. 이번에 햄이 아주 잘 구워졌어요.
다들 배가 꽉 차게 먹었는데도 햄은 반정도 남았어요. 남은 햄은 다음날 저녁으로 먹으면 되니까 이틀 연속 저녁이 해결되었네요. 이 엄마는 그래서 더 기분이 좋기도 해요.
이렇게 명절음식인 햄을 요즘 평상시 저녁으로 먹고 있어서 정작 크리스마스 명절에는 뭘 먹을 지 살짝 고민이 됩니다. 암튼 크리스마스에도 맛있는 걸 찾아 잘 만들어 먹을 거예요. 명절은 뭐니뭐니 해도 먹는 재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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