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하게 저녁을 먹은 후 오늘은 딸기를 후식으로 먹었어요. 접시 많이 나오는 건 딱 질색이라서 (여섯식구라서 식사 후 접시가 많아요) 2 파운드 (907 g) 그냥 씻어서 큰 그릇 채로 가져오면 식구들이 둘러앉아 딸기를 가져다가 먹습니다. 아래 딸기 색이 고운 게 아주 맛있어 보이죠?
딸기가 아주 붉은 것이 아주 달아 보입니다.
그런데... 딴딴딴~~~
진실을 고백하면 딸기 맛은 달지 않았답니다.
2월이라 아직 철이 아닌 것도 있지만 미국 딸기 원래도 그렇게 달지 않아요. 마켓에 가끔 멕시코에서 수입된 딸기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도 맛은 미국 딸기랑 거기서 거기구요. 미국에서 딸기 색만 보고 한국 딸기의 그 단맛을 기억한 채 맛있겠다 하고 사다 먹으면 당황감을 여러번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애리놀다도 아주 예전에 이미 몇번 당했어요. 미국에서 꽤 오래 살면서 이제는 그런가보다 하지만요.
첫째를 가졌을 때 (그러니까 벌써 16년 전???) 딸기가 너무나 먹고 싶었어요. 빨간색 딸기를 보고 신나서 사다가 씻어서 입에 넣은 순간, 뭔가 이상하다고 즉시 느꼈죠. 한국의 그 달디 단 딸기 맛이 아닌 거예요. 색은 붉고 고운데, 맛이 시큼하고 밍밍했어요. 맛이 없는 딸기로 잘못 골라서 사왔나보다 하고 다음에는 특히나 신경써서 붉은색이 진짜진짜 고운 것으로 사서 먹어봤지요. 이번엔 그렇게 시지는 않았는데 여전히 밍밍하더군요. 전혀 딸기의 그 덕목만큼 달지가 않은 거예요. 임신은 해서 한국 딸기 같은 달콤한 딸기가 먹고 싶었는데 이 황당한 딸기 맛에 얼마나 슬펐는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한 거 보니까 그때 많이 상처받았나 봐요. 에공~
그때 임신은 해서 딸기는 자꾸 먹고싶은데 무늬만 맛있는 딸기를 그대로 먹을 수 없어서 딸기를 먹을 때마다 바나나와 오렌지 쥬스 넣고 갈아 스무디로 만들어 마셨답니다. 미국 딸기는 설탕이나 꿀 같은 달달한 걸 약간 넣고 스무디나 쥬스 뭐 이런 종류를 만들면 신기하게도 맛있어져요. 그리고 아이스크림이나 베이커리에 들어가도 또 딸기가 맛있어지구요. 무슨 매~직처럼요.
미국 딸기도 딸기 철이 되면 맛이 좀 달콤해지긴 해요. 하지만 아무리 딸기 철이라 해도 한국 딸기만큼 달콤하지는 않지만요. 딸기는 한국 딸기가 정말 달콤하고 맛있어요. 미국에서 나오는 과일들이 맛이 꽤 좋고 한국 것보다 솔직히 더 맛있는 것이 많은데, 딸기는 한국 것이 더 맛있는 몇 가지 과일 중 하나예요. 그러고 보니 곧 한국 딸기가 막 시장에 나올 때가 된 것 같네요. 한국에서 맛난 딸기 많이 많이 즐기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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