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토마토 스파게티, 그 끝은 크림 파스타

막둥 넷째가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겠다고 한다. 그러라고 했더니 부엌에서 분주하다. 잠깐 부엌에 갔다가 아이가 만드는 스파게티 소스를 보고 연한 색이어서 이게 뭔가 했다. 난 막둥이가 시판 스파게티 소스를 사용하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시판 소스는 색이 훨씬 붉다.

 

 

막둥이는 토마토 소스를 자기식으로 직접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원하는 토마토 소스가 아니라 토마토 볶음처럼 나와서 실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난 막둥이에게 스파게티 소스로 쓸 토마토를 사다 준 적이 없다. 그럼???

 

이 녀석이 남편과 내가 샌드위치 해 먹으려고 사 온 토마토를 가져다 쓴 거다. 보통 셋째와 막둥 넷째는 토마토를 안 먹는다. 그래서 딱 남편과 내가 먹을 만큼만 딱 3개 토마토를 사 왔다. 알도 크고 잘 익은 거로 골라서 샌드위치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걸 욘석이 말도 안 하고 썼다.

이 눔의 짜슥!

 

자식이 먹겠다는데 할 수 없다. 에공~, 참아야 하느니라.

 

막둥 넷째는 풍미를 높이기 위해 양파, 버섯, 다진 마늘도 함께 볶았다. 이런 노력을 했건만 그냥 토마토 볶음 같으니 고민 중인 게다.

그럼 시판 스파게티 소스를 넣어봐.

 

 

간단하게 문제해결. 막둥이가 토마토 3개, 양파, 버섯, 다진 마늘을 볶은 것이 스파게티 소스와 만나니 맛이 아주아주 좋아졌다.

 

그런데 보니까 막둥이가 스파게티를 2팩이나 삶아놨다. 미국 스파게티 1팩은 1 파운드 (454g)다. 막둥이가 삶아 놓은 게 총 908g이나 된다. 우잉? 양이 정말 많다.

 

 

원래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을 생각이 없었는데 막둥이가 만든 스파게티 소스가 맛있어 보이고 삶은 스파게티 양도 많아서 조금 가져다 먹기로 했다.

 

 

셋째와 막둥 넷째는 치즈와 마늘가루도 뿌리고 먹던데 난 그런 거 안 좋아한다. 스파게티 면에 소스를 덮은 기본형으로 해서 가져다가 먹었다. 이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맛이 아주 좋았다. 막둥이가 잘 만들었다.

 

 

막둥이가 스파게티를 많이 삶아서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고도 면이 많이 남았다. 내가 면을 잘 먹으니까 삶은 스파게티 면을 먹어주기로 한다. 삶은 스파게티 면을 다 먹는데 이틀 걸렸다.

 

내가 먹을 저녁식사로 삶은 스파게티를 칼국수 스타일로 만들어 먹었다. 원하는 대로 나오진 않았지만 다른 블로그에서 본 전주 베테랑 칼국수 흉내를 좀 냈다. 좀 더 신나게 먹으려고 비비고 만두 2개도 넣었다.

 

 

뜨거운 스파게티에서 김이 확 퍼진다. 기분 참 좋다!

 

 

김을 후후 불어 빼내니 이런 모습이다. 여전히 뜨거우니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맛은 말해 뭐 해. 맛.좋.다!

 

 

막둥 넷째에게도 맛있어 보였는지 조금 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서 나눠 먹었다.

 

다음날 점심식사. 남은 스파게티를 이번에 내가 다 해결해 주기로 한다. 클램 차우더 통조림을 가지고 왔다.

 

 

클램 차우더로 크림 파스타를 만들 거다. 이건 뭐 거창한 거 없다. 통조림에서 클램 차우더를 꺼내 스파게티와 함께 데우면 된다. 클램 차우더만 넣었더니 좀 꾸덕한 느낌이다.

 

 

이럴 땐 우유를 좀 넣어주면 꾸덕함을 피할 수 있다.

 

 

이렇게 삶은 스파게티를 탈탈 털어 크림 파스타 완성. 클램 차우더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없어 이건 완전 내 차지다.

 

 

후춧가루를 톡톡 얹는다고 올렸는데 양이 많이 나왔다. 다행히 맛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막둥 넷째가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면서 많이 삶아놓은 스파게티 덕분에 나도 3가지 방법으로 스파게티를 즐길 수 있었다. 요번에 칼국수 스타일을 제일 맛있게 먹어서 며칠 후에 스파게티를 삶아 또 만들어 먹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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