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부터 미국 ABC에서 방송한 "High Potential"은 프랑스-벨기에 TV 시리즈인 "HPI - haut potentiel intellectuel"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자식 3명과 2명의 전남편을 둔 IQ 160의 야간 청소부 싱글맘이 우연하게 경찰의 실수를 찾아 수정해 준다. 그녀의 뛰어난 관찰력, 기억력, 추리력, 지식, 여러 단서의 연결점을 찾아 종합하는 능력 등을 인정받아 경찰의 컨설턴트로 일하며 살인사건을 해결한다. 원작이나 리메이크나 이 기본틀로 동일하게 시작한다.
미국 ABC 리메이크에서 주인공 이름은 원작 Morgane의 끝 e가 빠진 Morgan이 되었다. 리메이크에서는 Morgan, Karadec 형사, Morgan의 아이들 등의 캐릭터가 더 현실적이고 인간적이다. 원작에서는 Morgan과 그녀의 아이들의 행동이 지나치게 정신 사납고 살인사건을 장난스럽게 대한다. 희생자나 그 가족에 대한 기본 존중이 결여되어 있다. 소시오패스적이다.
그런데 미국 리메이크는 Morgan의 정신 사나운 면이 상당히 순화되어 있다. 소시오패스적인 면이 보이지 않고, 원작과 달리 오히려 공감능력이 풍부한 사람이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도 가지고 있다. 의문점을 발견하거나 여러 단서의 조각이 있으면 이를 높은 IQ와 능력으로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인물일 뿐이다.
Morgan이 소시오패스적으로 안 보이니 이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더 발산된다. 그리고 리메이크에서는 Morgan의 지능, 성격 등이나 다른 캐릭터들이 전반적으로 더 설득력 있게 그려지고 있다.
Karadec 형사 캐릭터도 능력이 더 있어 보이고 진중하다. 원작의 Karadec은 Morgane에게 불신+짜증스러운 태도를 보이는데 리메이크 Karadec은 초기부터 어느 정도의 존중을 보여준다. (그런데 원작 Morgane과 같이 일한다면 누군들 안 불편할까 싶다.) 여러 등장 캐릭터 간의 무게중심도 더 잘 잡혀있다. Karadec 형사를 비롯 동료 형사들도 능력이 더 훌륭해 보인다.
미국 TV 시리즈에서는 예전부터 컨설턴트가 경찰의 조력자로 사건을 함께 해결하는 장르가 아주 잘 발달되어 있다. 이 장르로 이미 크게 사랑받은 시리즈도 많다. ABC가 리메이크한 "High Potential"은 원작 "HPI - haut potentiel intellectuel"의 기본틀에 미국에서 경험이 풍부한 범죄해결 컨설턴트란 장르가 서로 조화를 잘 이룬 작품이라고 하겠다.
"High Potential"은 11편까지 Hulu에서 공개되었는데 나는 6편까지 봤다. 지금까지 본 바로는 1편 파일럿 에피소드, 3편, 4편, 5편은 원작과 동일하다. 다만 미국의 법과 사회에 맞춰 살짝 수정해 현지화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정리가 더 잘 되어있다. 리메이크의 2편과 6편은 원작의 시즌 1에서는 본 적이 없는 에피소드다.
나는 보통 다른 나라에서 성공한 작품을 미국에서 리메이크하는 걸 별로 재미없어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High Potential"과 전에 포스팅한 "Ghosts"는 미국 리메이크가 훨씬 더 낫다.
P.S.
이 리뷰는 "High Potential" 6편까지 봤을 때 의견이다. 더 많은 에피소드를 시청한 후에 내 의견이 달라질 수도 있다. 원작 "HPI - haut potentiel intellectuel"에서 이 경험을 이미 해서 미국 리메이크 "High Potential"은 안 그랬으면 한다.
프랑스어로 제작된 원작 "HPI - haut potentiel intellectuel"의 영어 더빙판도 미국에서 시청할 수 있다. "HPI - haut potentiel intellectuel"의 영어 더빙판 제목은 "HIP - High Intellectual Potentia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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