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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시간/TV

Ghosts - 미국 CBS TV 시리즈

"Ghosts"는 내가 요즘 챙겨보는 몇 안 되는 미국의 TV 시트콤 시리즈다.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별거 없다. 재밌어서다. 2021년부터 CBS에서 방영했는데 지금 시즌 2까지 나왔다. 내년 2024년 2월에 시즌 3가 방송될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 "Ghosts"는 2019년에 시작해 올해 2023년 12월에 시즌 5를 방영하고 시리즈를 끝낸 영국 BBC 동명의 시트콤 "Ghosts"를 리메이크한 거다. 내가 보통은 영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더 좋아한다. 미국에서 영국 작품을 리메이크할 때는 자꾸 이상한 어젠다를 주입해서 재미도 없어지고 보기도 불편해져서 안 좋아한다. 그런데 미국판 "Ghosts"에는 그런 불편함이 없다. "Ghosts" 시리즈만큼은 미국 리메이크가 더 재밌다.

 

BBC "Ghosts"
CBS "Ghosts"

 

미국 "Ghosts"가 재밌어서 작년에 시즌 1을 다 본 다음에 영국 오리지널 "Ghosts"도 유튜브에서 찾아 초기 몇 에피소드를 봤었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구성, 연기, 연출 등이 영국 것보다 미국 것이 더 나았다. (이건 개인의 취향이다. 의견이 다를 수 있으니 영국 오리지널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화내지 말기다.) 현재 미국 CBS에서 영국 "Ghosts"를 방송한다고 하니까 제대로 찬찬히 다시 보면 내 의견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 시리즈에서는 사람이 죽은 후 일부 영혼은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지 않고 유령으로 남아 있는다는 설정이다. 이 유령들은 자기가 죽은 장소에 묶여서 지내게 된다.

 

유령 하면 보통 무섭고 사람을 괴롭히는 그런 존재로 우선 생각되는데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유령들은 시트콤 장르답게 엉뚱하긴 해도 악의는 없다. 다들 자기 방식으로 귀엽다. 등장하는 주요 유령들의 캐릭터가 시즌을 통해 잘 개발되어 있고 캐릭터 간의 분배도 적당하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사만사 (샘)는 오래된 큰 저택을 유산으로 물려받게 된다. 셰프인 남편 제이와 함께 이 큰 맨션을 베드-앤-브랙퍼스트 (bed-and-breakfast, 한국식으로는 아마도 펜션?)으로 개조해 운영하기로 한다. 오래된 저택답게 이곳에는 이들 부부가 전혀 모르는 존재들이 이미 오랫동안 살고 있었다.

 

샘이 3분 정도 죽은 상태였다가 깨어나면서 이때부터 유령을 보고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샘+제이 부부가 유령들과 함께 살면서 여러 재밌는 상황들이 벌어진다. 남편 제이는 유령을 전혀 감지할 수 없지만 아내 샘과 함께 유령들을 위해 꽤 잘해준다. 이들 부부가 유령들과 함께 살아가다 보니까 나중엔 유령들을 돌보는 부모 또는 보모 같다. :)

 

오래된 저택이다 보니 여기서 살고 있는 유령들의 출신 시대, 직업 등등도 아주 다양하다. 저택이 세워지기 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원주민, 바이킹, 미국 독립전쟁 시기의 미국 대륙육군 장교, 이 저택의 첫 주인이었던 샘의 조상 할머니, 1910년대 가수, 1960년대 히피, 1980년대 스카우트 단장, 2000년대 잘 나가던 증권 중개인 등이 주요 유령들이다. 이 외에도 가끔 등장하는 전염병으로 죽은 지하실 유령들, 고등학교 무도회인 prom이 있던 날 살해되어 저택 다락방에서 늘 자고 있는 여고생 유령, 헛간에서 지내는 미국 독립전쟁 시기 영국군 유령들이 있다.

 

 

"Ghosts"는 복잡하고 음모와 술수에 가득 차 싫증 나는 정치권, 잔인함이 넘쳐흐르는 범죄, 지나친 선정성 등이 없어서 좋다. 그냥 재밌게 볼 수 있는 시트콤이다. 시즌 2를 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천천히 보면서 연말을 보내고 지내면 될 것 같다.

 

* 이미지 출처: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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