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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시애틀-피닉스

Day 1: 2011년 이사여행 워싱턴 시애틀 → 오레건 메드포드

*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 원 포스팅 작성일: 2012년 12월 5일
* 2011년 어린아이들 넷을 데리고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애리조나 주 피닉스로 이사여행하며 찍은 사진과 이야기의 기록입니다.

 

Day 1

여행일: 2011년 4월 30일

경로: 워싱턴 시애틀 (Seattle, WA) → 오레건 메드포드 (Medford, OR)

여행거리: 446 마일 (약 718 km)

여행시간: 8시간 (운전시간 + 휴식시간)

여행자: 어른 3명과 어린이 4명 (9세, 6세, 4세, 1세 - 만 나이)

 

Note

I-5만 타고 쭈~욱 내려가면 됨. 이번 이사 여정 중에서 가장 쉬운 경로임. ^^

 

10여 년을 살았던 시애틀에게 "안녕"하고 애리조나 주 피닉스 (Phoenix, AZ)로 이사를 갑니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태어나고 지금껏 자랐던 곳이라 정도 많이 들었는데 섭섭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새로운 인생이 피닉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가야지요~~

 

4월 29일까지 보낼 짐 다 보내고 정리할 것도 다 했어요. 4월 30일 드디어 피닉스로 향하는 이사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시어머니께서 함께 여행을 해주셨기 때문에 만 9살에서 만 1살까지의 아이들 넷을 데리고 이사하기가 한결 수월했어요.

어머님, 감사해요~~~

 

오늘은 이사 여행의 첫날. 이동 경로는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출발해서 오레건 주의 거의 남쪽 끝자락에 있는 오레건의 제2 도시 메드포드 (Medford)까지입니다. 이 경로는 I-5만 타고 쭉 내려가기 때문에 아주 수월합니다. 그리고 저희도 예전에 미 남동부에서 시애틀로 이사 올 때 이미 I-5를 타고 반대로 올라왔던 경험이 있어서 I-5는 아주 친근하기도 해요.

 

(이미지 출처: Google Map)

 

원래 계획은 I-5, 그리고 I-10 루트였어요. 시애틀에서 I-5를 타고 거의 남부 끝인 LA까지 내려가고 거기서부터는 LA에서 시작해 미국 동부 플로리다 잭슨빌 (Jacksonville, FL)에서 끝나는 I-10을 타고 피닉스로 들어가는 거죠. 이 루트는 시애틀에서 피닉스로 운전해서 가기 가장 쉽고 편한 길이예요. 예전에 미동부에서 시애틀로 이사했을 때 이용했던 고속도로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인 말씀이 캘리포니아 쪽 I-5와 I-10에서는 농수산물 검문소 같은 것들이 많아서 자주 멈춰야 하고 그래서 좀 귀찮다고 하십니다. 오레건에서 캘리포니아 북부를 지나 네바다를 거쳐 애리조나 피닉스로 들어오는 것이 더 좋을 거라고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이사라면 여행처럼 즐겁게 하자는 기분으로 이 조언에 따라 카지노로 유명한 네바다의 두 도시인 리노 (Reno)와 라스 베가스 (Las Vegas)를 지나는 경로를 택했습니다. 그래서 첫날은 우선 I-5를 타고 오레건의 메드포드까지 가게 됩니다. 우선 한 시간여를 운전해서 내려가니 워싱턴의 시애틀 다음 두 번째 큰 항구도시이자 군사도시인 타코마 (Tacoma)가 보이네요. 가끔 놀러 왔던 도시인데 이제는 "아듀"를 고하며 떠납니다.

 

지나가면서 타코마의 명물 타코마 돔 (Tacoma Dome)을 찍었습니다. 이곳은 실내 경기장이긴 한데 경기보다는 행사장이나 상품 전시 및 판매 장소로 주로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타코마 돔 바로 옆에는 또 다른 돔을 짓고 있습니다.

 

 

타코마에서 두어 시간을 운전하고 내려가면 이제 워싱턴과 오레건의 경계가 나옵니다. 이 워싱턴과 오레건 주경계에는 콜럼비아 강 (Columbia River)이 흐르고 있습니다.

 

 

주 경계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첫 도시는 오레건의 제1 도시 포틀랜드 (Portland)입니다. 포틀랜드에서는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해서 도시 중심부를 지나가는 I-5를 타지 않고 포틀랜드 외곽을 돌아 도시 남부에서 다시 I-5와 만나는 순환도로 I-205를 타고 갔습니다.

 

I-205를 타고 워싱턴과 오레건의 경계를 지나자마자 Ikea가 딱 하니 보입니다. 원래 북서부에 Ikea는 시애틀 근교 렌톤 (Renton)에만 있었어요. 집에서 멀지 않아서 아이들과 꽤 자주 다녔었죠. 몇 년 전에 오레건 포틀랜드에도 Ikea 매장이 새로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오레건 Ikea 매장은 자리를 아주 잘 정한 것 같아요. 주 경계를 건너자마자 눈에 딱 뜨입니다. 워싱턴은 판매세가 있지만 오레건은 판매세가 없어서 워싱턴 주민들도 오레건 Ikea에서 쇼핑을 많이 할 거예요. 워싱턴 주민들에게는 면세점 느낌일 테니까요.

 

 

포틀랜드에 도착하자마자 주유소에 들러 주유를 했습니다. 셀프 주유를 하는 워싱턴과 달리 오레건에서는 법으로 셀프 주유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오레건에서 주유를 할 때는 꼭 주유소 직원을 통해서 주유를 해야 합니다. 남편이 오레건 출신이라서 저도 이점은 잘 알고 있었는데 주유소에서 카드를 주유기에 넣어 지불을 하는 과정까지도 주유소 직원이 다 해줘야 하는지는 몰랐습니다.

 

제가 차에서 나와 지불하려고 하니까 주유소 직원이 말하길,

손님, 주유기에 손님 손이 닿는 것은 오레건에서는 모두 불법입니다.

 

우잉! 그래서 물어봤지요.

그럼 카드로 계산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유소 직원은 답합니다.

그것도 저희가 직접 다 합니다.

 

주유소 직원이 우리 차의 번호판이 워싱턴 주 것인 걸 보고 친절히 잘 처리해 줍니다. 오레건의 주유법을 몰라서 주 경계를 건너자마자 하마터면 "범법자"가 될 뻔했어요. 휴우~! 오레건 여행 중 주유를 할 때에는 절대 차에서 나오지 말고 주유소 직원에게 지불 및 주유 모든 전반 과정을 맡기세요.

 

오레건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오래전부터 주유소의 셀프 주유를 금지해 오고 있습니다. 이건 여담인데 셀프 주유가 금지된 오레건의 기름값이 셀프 주유를 하는 캘리포니아 보다 싼 걸 보면 캘리포니아의 세금은 참 높기도 합니다~~

 

중간에 쉬는 시간을 줄이고 식비도 줄이기 위해서 시애틀에서 차 안에 음식을 한가득 싸 가지고 출발했더니 8시간의 긴 여행동안 잘 먹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정말 계속 먹으면서 내려갔네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빵, 샌드위치용 고기, 치즈, 그리고 간식용 당근과 삶은 달걀들... 집에 남은 음식들 중 챙겨갈 것 다 챙기고 거기에 마실 물도 한가득 준비했더니 식사를 위해 따로 쉬느라고 시간을 쓸 필요도 없었어요. 휴게소 들려 잠깐 몸만 풀어주니까 여행이 수월합니다.

 

미국 고속도로 인터스테이트 (Interstate)나 주 도로 (state road) 상의 휴게소는 한국과 달리 매점이나 식당이 거의 없습니다. 휴게소는 화장실 사용하고 장기간의 운전에서 굳은 몸을 푸는 장소예요. 인터스테이트나 주 도로의 통행료가 없어서 고속도로/주 도로의 휴게소에서만 음식을 사 먹고 주유를 해야 한다 이런 게 없거든요. 인터스테이트나 주 도로에서는 아무 데나 원하는 곳으로 빠져나갔다가 음식 사 먹고 좀 쉬다가 통행료 없이 다시 들어오는 시스템입니다.

 

뭘 사 먹고 싶으면 도로에서 빠져나와 주변의 주유소의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하면 됩니다. 미국에서는 인터스테이트와 주 도로 주변에는 (특히 고속도로/ 주 도로 출구 주변) 주유소, 패스트푸드점, 모텔 등이 꽤 많이 위치해 있어서 편리해요.

 

하지만 미국의 땅이 아주 거대하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인적이 드문 지역을 운전할 때는 가도 가도 진짜 자연경관과 도로 밖에 없어요. 몇 시간 동안 운전해도 휴게소도, 주유소도, 패스트푸드점도 거의 만날 수 없습니다. 이런 곳을 여행할 때는 만일을 대비해 음식과 음료 준비를 하고 주유 계획도 미리 세워놓는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울가족이 먹으면서 가려고 싸 가지고 내려간 음식들입니다. 빵은 첫날 다 먹었고 둘째 날에는 슈퍼에 들러 빵과 물만 사서 계속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답니다.

 

 

포틀랜드에서 한두 시간가량을 운전해서 내려가면 오레건 주립대 (University of Oregon)로 유명한 유진 (Eugene)에 도착합니다. 유진 바로 전에 있는 휴게소에서 잠시 다리 긴장도 풀고 좀 몸을 풀었습니다.

 

포틀랜드에서 오레건의 주 수도인 세일럼 (Salem)을 거쳐 유진까지는 태평양 해안가를 따라 형성되어 있는 산악지대와 캐스케이드 산맥 (Cascade Range) 사이에 낀 평평하면서 거대한 골짜기 지대입니다. 이 골짜기를 윌래밋 밸리 (Willamette Valley)라고 부르는데 빙하기 시대의 홍수가 골짜기의 바닥에 두꺼운 토양층을 쌓아 놓아 토질이 아주 좋습니다.

 

토질이 좋아서 이곳에서 농업이 상당히 발달되어 있어요. 오레건의 대부분 주민들도 이 골짜기 지대에서 살고 있습니다. 특히 유진 지역은 잔디 씨앗을 많이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곳을 지나가면서 산악지로 들어가기 전 윌래밋 밸리의 모습을 차 안에서 몇 장 찍어 보았습니다.

 

 

유진을 지나 조금만 I-5를 타고 내려가면 이제부터 산악지가 시작됩니다. 산산산~~~ 그렇게 3시간 정도를 내려가니 드디어 첫날의 도착지 메드포드입니다. 시애틀에서 좀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메드포드에 도착하니 거의 밤 9시가 다 되었어요. 오면서 차 안에서 다들 많이 먹으면서 내려온 데다가 피곤하기도 해서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만 9살 첫째와 만 6살 둘째는 할머니와 함께 다른 방에서 자고, 남편과 저는 만 4살 셋째와 만 1살 막둥 넷째를 데리고 잠을 청했네요. 어린 아이들이 넷이다 보니까 어디 한번 움직이면 정말 큰 행사예요.

 

이사여행 첫날은 이렇게 흘렀습니다. 둘째날에는 오레건 메드포드에서 네바다 리노 (Reno, NV)로 이동합니다.

 

 

Day 2 (Part 1): 2011년 이사여행 오레건 메드포드 → 네바다 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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