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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시간/노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 "멜로가 체질" OST

"멜로가 체질" 드라마가 있는 건 알았는데 맘 잡고 본 적은 없었다. 유튜브에 각 회차별로 1과 2로 나눈 축약본이 1회부터 16회까지 올라와 있었다. 호기심에 클릭을 해봤더니 이 드라마 재밌다. 인물들이 서로 던지는 대사가 정말 탁월하다. 이 대사들을 참신하다고 해야 하나, 유머가 가득하다고 해야 하나. 암튼 톡톡 튀면서 귀에는 쏙쏙. 그런 긍정적인 부분들이 가득한 대사들이다.

 

이 드라마에서 던져지는 대사는 상당히 감각적이고 멋지면서 미처 생각지 못한 그런 부분들을 건드린다. 여성적인 감성도 상당히 느껴지는 대사인데 "극한직업"의 영화감독으로 알고 있는 이병헌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고 한다. 이분 정말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또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니까 남자니까 이런 대사를 툭툭 던지듯 극에 넣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이 신선하고 재밌는 대사들도 계속 듣다 보니 후반부 회차에서는 피곤감이 살짝 올라왔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대사가 주는 굉장한 매력은 여전히 대단하다.

 

이미지 출처: jtbc

 

"멜로가 체질"에서는 여러 커플들이 등장한다. 다들 개성이 강하고 나름의 사연과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유튜브의 축약본으로만 봤을 때 제일 개성이 넘치는 커플은 드라마 작가 임진주 (천우희 분)와 드라마 PD 손범수 (안재홍 분)였다.

 

이 커플 너무 귀엽고 재밌다. 보아 하니까 임진주 작가가 쓰는 드라마 자체가 "멜로가 체질"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제작하는 드라마에 대해 논의할 때 캐릭터들의 성격과 전개들을 언급하는데 실제 이 드라마와 겹치는 장면이 꽤 있다.

 

임진주와 손범수와 등장할 때 종종 따라 나오는 노래가 좋다. 임진주와 손범수가 맥주를 마시다 이 노래가 나오니까 손범수가 매장에 노래를 바꿔달라고 한다. 그러면서 가사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다. 임진주는 그냥 던지는 말로,

왜 성질을 내요!
저 노래 가사 쓴 사람에게 차였어요?

 

정곡을 찔렸을 때 흐르는 손범수의 어색한 적막감...

 

이후 임진주 대사 때문에 내가 웃겨 죽는지 알았다.

저기요, 여기 노래 좀 바꿔 달라니까요?
사람 죽일 셈이야!

 

이 노래가 좋아서 제목이 궁금했다. 찾아 보니까 가사의 맨 첫 문장 자체가 노래 제목이다.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히야~ 길다.

 

제목이 기니까 다 읊기가 귀찮아진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흔꽃샴푸 또는 흔꽃샴으로 축약해 써놓을 건 많이 봤다. 극에서는 손범수의 전여친이 작사를 했다고 하지만 실제 작사와 작곡을 하고, 그리고 직접 노래를 부른 사람은 장범준이다.

 

 

천우희와 안재홍이 함께 부른 버전도 너무 좋다.

 

 

귀엽고 신나고 옛 순수한 느낌이 나는 노래를 알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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