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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시간/노래

All Right Now - 길거리에서 듣고 찾은 록밴드 Free의 노래

남편과 둘이 나가서 간단한 쇼핑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좌회전 신호 대기 중이었다. 비어있던 옆 2 차선들에 차들이 하나둘씩 다가와 그쪽 신호가 바뀌길 기다린다. 인도 가까운 쪽 차선에 픽업트럭이 하나 멈췄다. 트럭 운전자가 창문을 내려놓은 채 음악을 크게 틀고 즐기면서 운전 중이다. 내 차의 창문도 내려놓은 상태였는데 그 트럭의 노래가 팡팡 울리며 내게도 들렸다.

 

미국의 픽업트럭 중에서. 2009-2011 Ford F-150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작가: IFCAR)

 

보통 크게 음악을 틀고 운전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랩을 크게 틀고 다니면 시끄럽다 느끼는 편이다. 그런데 이 트럭 운전자는 록 음악을 듣고 있다. 처음 듣는 노래지만 적어도 내 취향이다.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들썩.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내 손가락도 노래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옆 조수석에 앉아있는 남편에게,

적어도 이 노래는 내 취향이네.

 

이렇게 말하고 무심결에 노래가 나오는 트럭 쪽을 바라봤다. 트럭 운전자는 마동석을 연상시키는 그런 모습의 덩치 있는 아저씨다. (미국 영화 보면 이런 덩치의 아저씨들 종종 나온다.) 그 트럭 운전자는 내가 어깨를 들썩이고 손가락으로 장단을 맞추는 걸 이미 본 듯하다. 운전자와 눈이 마주쳐서 살짝 미소를 보내줬다. 그랬더니 트럭 아저씨도 씩 웃는다. 다른 사람도 자기가 듣는 노래를 좋아하니 더 신난 듯. 이젠 노래를 크게 따라 부른다. 덩치는 산만한데 귀여운 구석이 있다.

 

자기 더 봐달라는 듯 저렇게 신나서 큰 소리로 노래까지 부르면 나도 보통 한번 더 미소를 날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남편도 옆에 앉아있어서 적당히 하는 게 좋아 그러지는 않았다. 운전자 아저씨 목소리까지 추가된 노래를 들으면서 눈은 신호등에만 집중. 내 좌회전 차례가 와서 그 자리를 떠났다.

 

집에 돌아온 후 나중에 남편도 그 노래가 좋았다고 말한다. 들어본 적이 있는 노래인데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나보고 혹시 제목을 아냐고 묻는다. 그런데 내겐 (아마도) 처음 들은 노래다.

 

가사를 기억하면 찾기 쉬울 텐데 그것도 기억이 나지 않고. 남편은 그 노래를 찾겠다고 여러 록밴드 뮤직을 뒤졌다. 그러다 보니 남편과 내가 좋아하는 노래 "Have You Ever Seen the Rain"도 나왔다.

 

 

"Have You Ever Seen the Rain"는 미국 록그룹 Creedence Clearwater Revival (줄여서 CCR)이 1970년 발표한 노래다. 안다, 도로에서 들었던 노래가 이 노래가 아니라는 걸. 길거리에서 들었던 노래와 분위기가 좀 다르지만 이 노래가 너무 좋고 또 아주 잘 부른 노래라서 며칠 계속 들었다.

 

(이미지 출처: amazon.com)

 

위키백과 발췌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Creedence Clearwater Revival, 줄여서 C.C.R.)은 미국 출신의 록 밴드이다. 이들은 캘리포니아주 해안 지방 출신이지만, 스웜프 블루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음악을 연주했다. 1967년 《Creedence Clearwater Revival》이라는 앨범이 미국에서 골드 앨범을 기록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으나, 1971년 존 포거티가 밴드를 떠난 후 1972년 마지막 앨범을 발표하고, 같은 해 10월 16일 해체되었다.

록 음악이 처음에 보여주었던 가능성에서 벗어나 점점 더 발전해 나가던 시기,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은 로커빌리와 스왐프 뮤직, 리듬 앤 블루스 그리고 컨트리 송을 간결하게 합쳐 그들의 뿌리로 가져왔다.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버이벌(이하 CCR)은 그들의 아주 단단하고 효과적인 준비를 한 그룹이었지만, 그들의 미래는 가수이자 작곡가, 기타리스트 그리고 리더였던 존 포거티의 몫이었다. 포거티의 크리던스를 위한 클래식한 구성은 지속된 미국적인 이미지와 노래에 반영되는 뜨거운 이슈들을 떠올리게 했다. 포거티는 이것에 클래식 로커빌리 앙상블의 경제적이고 원시적인 힘을 수반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이 외에도 CCR의 노래 중 좋은 게 많이 있지만 1969년에 발표된 "Bad Moon Rising"도 아주 좋다.

 

 

위키백과 설명에도 나와있지만 CCR의 노래는 미국 남부의 컨트리송 느낌이 풍기는 록이다. 난 처음 CCR 노래를 들었을 때, 특히 "Bad Moon Rising" 들었을 때는 진심 미남부 출신 록밴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캘리포니아 출신이라고 해서 정말 독특하다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길거리에서 들었던 노래는 못 찾고 CCR 노래만 듣고 있는데 오늘 갑자기 남편이 날 부르며 길에서 들은 노래의 가사 일부가 기억났다며 이 노래가 맞는지 묻는다.

 

 

맞는 것 같다. 이 노래를 기여이 찾아내다니 내 남편 참 대단하다! 기특한지고.

 

길에서 들었던 노래는 "All Right Now"로 영국 록밴드 Free가 1970년에 발표한 노래다. 영국 밴드지만 당시 록밴드 스타일답게 상당히 미국적인 느낌이 난다.

 

(이미지 출처: amazon.com)

 

미국 록밴드 CCR도 그렇고, 영국 록밴드 Free도 그렇고, 1960년-1970년대 록밴드 노래들은 듣기만 해도 절로 흥이 나고 넘치는 에너지에 신이 난다. 그러고 보니 난 1960년-1970년대 록밴드 음악이 좋은가 보다. 요즘 노래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잘 듣지 않은 것도 있지만 요즘은 이런 록밴드가 흔하지 않은 듯 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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