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셋째가 외출하면서 뭔가 부탁할 것이 있냐고 묻길래 캔디를 한 봉지 사다 달라고 했다. 사실 캔디를 딱히 먹고 싶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셋째가 심부름하는 느낌도 느끼고 싶고 또 뭔가 엄마에게 사 오고 싶어 하는 눈치여서 부탁했다. 캔디 값은 내가 냈다.
캔디가 한 봉지나 생긴 이후 난 식구들에게 하루에 한 번씩 또는 기분 좋으면 두 번씩, 내 달콤한 사랑을 식구들에게 전달해준다. 캔디 한 개씩 주먹 안에 넣고 아무 말 없이 주먹을 쓱 내민다.
이 주먹 안에는 뭐가 들었을까요?
남편과 아이들은 내 주먹이 쓱 나오니까 첨에는 이게 뭔가 궁금해서 똘망똘망 쳐다본다. "달콤한 내 사랑이야" 하고 주먹을 열어 캔디를 보여주면 그제야 쓱 웃는다. 그 웃는 모습이 다들 넘 귀엽고 이쁘다.
달콤한 내 사랑이 들었습니다.
식구들 모두 내 사랑의 주먹에 익숙해져서 이제 내가 주먹을 내밀면 웃으면서 반긴다.
지난 추수감사절에 첫째가 집에 왔을 때 아무 말없이 이 사랑의 주먹을 첫째에게도 쓱 내밀었다. 그랬더니 첫째의 즉각적인 반응은...
바로 주먹 인사였다!
나 순간 당황했다. 당황으로부터 정신을 좀 차리고 나서 이 기대치 않은 반응에 크게 웃었다.
대학 기숙사에서 지내서 몇달 떨어져 살았더니 문화의 차이가 벌써 생긴 거다. 흐흐흑~~ 나흘간 집에서 추수감사절 명절을 보내는 동안 사랑의 주먹 문화를 제대로 적응시켜주고 보냈다. 첫째가 겨울방학 때 집에 오면 내 사랑 주먹에 달콤하게 반응할 거다.
내 사랑은 말보다 주먹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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