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두의 일종인 완탕을 해 먹었어요. 완탕은 영어로 wonton, won ton, wantan 등으로 표기하는데 한국에서는 훈툰 또는 완당이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완탕이라고는 부르긴 했지만 울집 완탕은 만두피가 완탕 만두피인 것 빼고 완탕소가 중국 완탕하고는 다를 거예요.
그렇다고 한국 만두소와 같냐? 딱히 그것도 아니예요. 우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또 식구들이 좋아하는 재료로 만두소를 만들거든요. 이 만두소를 가지고 한국식 만두피로 빚으면 만두라고 불러도 될 텐데, 울동네는 동그란 모양의 한국식 만두피는 팔지 않아요. 정사각형의 완탕 만두피만 팔기 때문에 만두 모양에 따라 울집에서는 그냥 완탕이라 부릅니다.
완탕 만두소는 소고기, 두부, 채소들이 들어갔어요. 애리놀다가 돼지고기 넣은 만두를 좋아하지 않아서 고기는 소고기로만 섭섭지 않게 넣어 줬습니다. 완탕 만두피는 식구들이 많아서 두 팩 다 썼고요.
애리놀다는 계속 완탕을 만들고 남편은 한 접시 정도 만들어지면 프라이팬에서 굽습니다. 아이들이 구운 완탕이 맛있대요.
처음 구운 것은 아까 점심에 계란 프라이를 해먹은 그 팬에서 만들었더니 처음 구운 것은 색이 좀 진해요. 하지만 맛은 아주 좋았고요. 아이들이 맛을 보더니 정신없이 집어다가 먹습니다.
아내를 잘 챙기는 울 남편은 완탕 만두 빚는 사람도 먹으면서 쉬면서 만들어야 한다며 군 완탕이 완성될 때마다 따로 접시에 담아 가져다줍니다. 울 남편 정말 이뻐요~~
애리놀다는 완탕을 속 차게 잘 만들었고, 남편은 아주 잘 구웠어요. 환상의 커플~
완탕은 계속 만들어지고, 또 한편에서는 계속 구워집니다. 군 완탕의 색도 점점 덜 진하게 황금색으로 이쁘게 나오고 있고요. 5 쟁반 정도 완탕을 빚었는데 모두 구워서 식구들이 나눠 먹었어요. 애리놀다는 나중에 완탕국도 만들어 먹을 거라서 군 완탕은 많이 먹지 않았고요.
완탕 만두피 두 팩을 거의 다 써가며 완탕을 만들어 구워 먹였더니, 아이들 넷의 뱃속도 든든해졌나 봐요. 배가 부르다고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군 완탕을 먹은 남편도 충분히 먹었다고 하고요. 그래서 조금 남겨 둔 완탕은 이제 애리놀다만 먹을 완탕국에 들어갑니다.
애리놀다 혼자만 완탕국을 먹을 것이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하리오~~! 이 더위에 뜨거운 국물 요리를 즐겨 먹고 있는 것이 독특한 듯 하지만, 만두든 완탕이든 국으로 만들면 맛있으니까 피닉스의 이 더위에 맞서 봅니다.
완탕국의 육수는 완탕소에 넣고 남은 간 소고기로 맛을 냈어요. 전에 담은 김치가 진짜 딱 한번 먹을 만큼 남아서 완탕국과 함께 했고요. 완탕국하고 김치랑 함께 먹으면 정말 환상의 궁합이 되죠.
군 완탕도 맛있지만 완탕국도 아주 맛있어요. 완탕 만두만 꺼내서 먹어도 맛있고, 김치를 얹어 먹어도 맛있고, 국물을 떠먹어봐도 맛있고. 역시 완탕국은 현명한 결정이었습니다.
군 완탕을 충분히 먹은 식구들을 저 멀리 떨궈두고 완탕국을 혼자 다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완탕은 완탕소도 만들어야 하고 일일이 빚어야 해서 좀 귀찮지만 맛도 좋고 식구들이 다 좋아하니까 며칠 후 또 만들어 먹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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