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 sarà - 고향을 떠나는 이의 서정적인 노래

몇년 전 "어바웃 타임(About Time)"을 보고 삽입곡 중에서 이태리 가수 Jimmy Fontana가 부른 "Il Mondo"에 한동안 빠져 있었습니다. (Il Mondo는 The World란 뜻입니다.) Jimmy Fontana의 이 노래를 듣다 보니까 그의 다른 노래들에도 관심이 생기더군요. Jimmy Fontana의 여러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Jimmy 아저씨가 직접 작곡해 1971년에 발표한 "Che sar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노래가 70년대 노래지만 아마 한국에서도 들어봤을 거예요.


Il Mondo (The World)


Che sarà



그런데 한국에서 유명했던 것은 Jimmy Fontana가 부른 것이 아니라 미국령인 푸에토 리코 출신가수 José Feliciano가 부른 것일 겁니다.



José Feliciano는 태어났을 때 녹내장으로 장님이 되셨습니다. 라틴음악에서는 인지도 있는 가수이신데 장애를 극복한 대단한 분이세요. 태어나신 곳은 푸에토 리코이고 5살때 가족 모두 뉴욕으로 이주해서 미국 본토에서 자라셨네요. 한때 엄청 좋아했던 Ricky Martin도 푸에토 리코 출신인데 José 아저씨는 Ricky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활동을 시작하신 분이시죠. 푸에토 리코는 역사적으로 스페인 식민지였기에 주민들은 스페인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지금은 미국령이고 스페인어와 영어가 공식언어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푸에토 리코 출신들이 스페인어로 남미계 심금을 울리는 라틴음악을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진 것 같아요. 라틴음악도 미국을 기반으로 해서 남미쪽으로 퍼지거든요.


José Felician


1971년 José 아저씨는 이태리 Sanremo Music Festival에서 "Che sarà"를 불렀는데 2위에 입상했습니다. 나중에 이 노래로 음반발표를 했는데 이게 이태리를 비롯 유럽, 그리고 일본 및 한국 등에서도 인기를 얻게 되죠. 그래서 한국에서 "Che sarà"를 들어 보셨다면 José 아저씨의 노래일 확률이 큽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인데 스페인어 구사자들이 이태리어를 하거나 특히 이태리어로 노래를 부르면 외국인 느낌이 없이 꽤 잘 부른다고 하시더군요.


전에 이태리로 출장갔을 때 이태리 현지 관계자들과 이태리어와 가까운 언어에 대해서 대화를 주고 받은 적이 있어요. 제가 언어학에 관심이 좀 있어서 현지인들과 비즈니스와 전혀 상관없는 언어적 부분을 물어보곤 하거든요. 그분들은 이태리분이였지만 스페인어도 서로 연습삼아 대화를 한다고 하더군요. 이태리어와 스페인어가 서로 상당히 비슷하대요. 과거 라틴어의 직계 후손이니 비슷한 건 당연하긴 하죠. 거기에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도 서로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이태리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사용자는 서로들 배우기도 쉽고 이해하기가 쉬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 3가지 언어 중 하나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면 그 차이나 비슷한 점을 말씀드릴 수 있겠지만, 듣고 어느나라 말이다 정도만 알아챌 수준이라서 더이상 어떻다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어요. 영어라면 미국 영어, 영국 영어, 호주 영어, 남아공 영어 등의 차이점을 곧잘 분간해 낼 수 있지만요.


"Che sarà"의 가사를 영어로 번역한 것을 읽어 봤는데 노래를 멜로디로만 듣는 것보다 가사를 읽어보면 이 노래의 느낌이 더 짠해요. 가난한 고향에 정든 가족, 친구, 연인을 남겨 두고, 일 또는 미래를 위해서 떠나는 젊은이의 슬프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한편 설레이기도 한 심정을 부른 노래거든요. 노래 제목 Che sarà는 영어로는 "What will be?"의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어로는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나중에 어떻게 될까?" 정도로 이해하시면 가장 가까운 의미가 될 듯합니다.


이와 별개로 영어권에서 아주 유명한 문장으로 이태리어식 Che sarà, sarà (스페인어식 Que será, será)가 있습니다. 이건 영어로 "Whatever will be, will be"란 뜻으로 사용되는데 "일어날 것은 일어나게 되어있어"란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말에는 그러니까 너무 신경쓰며 살지마란 느낌도 포함되어 있구요. 이 표현을 한국어로는 스페인어식을 따라서 케 세라 세라라고 하구요. 어떤 분들은 이 노래제목인 Che sarà와 유명한 문구 Che sarà, sarà 이 두 문장을 같은 의미로 이해하기도 하던데 이게 맞는지 여부는 제가 이태리어를 잘 모르니까 확실하지 않습니다. Che sarà, sar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Che sarà" 제목을 한국어로 들어 보면 "개 사라!" 같이 들려요. 지극히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노래인데 자꾸 개장수의 "개 사라!"가 생각나는 경향이... 나쁜 내 버릇~!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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