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지를 치러 나갔을 뿐인데 다리에 난리가 났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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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부건빌리어(bougainvillea)가 울집 기운이 좋아서 그런지 힘이 넘쳐서 쭉쭉 뻗어가요. 그러더니 이제는 1층과 2층 창문 모두 덮을 기세입니다. 지금 가지를 정리해 주지 않으면 나중에 창문이 지저분해지고 부건빌리어의 날카로운 가시 때문에 떼내기도 어려워져요. 그래서 가지치기 수술하러 나갔습니다. 이런 식물 가지치기는 애리놀다가 담당해요. 가지 칠 만한 게 사실 그리 많지도 않고 가지를 치더라도 어쩌다 한번 하거든요. 대신 집 안팎 이것저것 고치는 건 남편이 하구요.

 

부건빌리어 (bougainvillea)

 

날이 더워서 반바지 차림으로 나갔는데 첫 가지를 치자마자 허벅지 뒷쪽 전체가 엄청 따갑고 가렵더군요. 집 정원에 있는 식물에는 알러지가 전혀 없는데 이번에 갑자기 알러지가 생겼나 걱정했어요. 따갑고 가려워도 이왕 시작한 가지치기니까 가려운 곳을 긁어가며 가지 정리를 다 했습니다.

 

부건빌리어는 꽃이나 꽃잎은 이쁜데 가지에 있는 가시가 아주 살벌해요. 찔리면 정말 아프기 때문에 찔리지 않게 조심조심 하면서 정리를 다 마치고 집안으로 들어왔죠. 그리고 따가운 허벅지와 무릎 뒷쪽의 상태를 확인했어요. 그랬더니... 딴딴딴~~~

 

식물 알러지가 아니라 모기한테 물린 것이더군요. 그 짧은 시간, 그것도 해가 쨍쨍 내리쬐는 대낮에 물린 거예요. 가지치기 했던 곳은 그늘지어 있었는데 모기들이 거기에서 진을 치며 쉬고 있다가 공격한 거죠. 몇마리가 공격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많이 물렸더군요. 다리 여기저기가 울긋불긋. 아이들은 엄마의 다리를 보며 모기에게 몇 방이나 물렸는지 세어 봅니다.

하나, 둘, 셋, 넷, ...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 열여덟.

엄마, 열여덟 군데 물렸어요!!!

 

 

아이들은 잔뜩 물려온 울긋불긋 엄마의 다리가 아주 신기한가 봐요. 따가운 것도 따가운 것이지만 다리가 울긋불긋 하니까 더 짜증이 나요. 이 나쁜 모기들에게 이를 갈았습니다. 으드득~~ 애리놀다가 스윗해서 모기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것은 이해하겠어요. 이 몸의 피가 달콤하고 영양가가 넘치나 본데 그래도 이건... 모기들이 너무 했어요. 나쁜 시키들! (엄밀히 말하면 나쁜 지지배들!) 이런 지나친 사랑은 정말 거부하고 싶어요.

 

비록 원한 건 아니지만, 나의 이 헌혈을 통해 많은 암컷 모기들이 알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줄 테고 또 알을 낳을 거예요. 암컷 모기가 잘먹고 낳은 알은 애벌레나 모기로 자라 일부는 다른 곤충들의 먹이가 될 것이고, 그 곤충들은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되고... 이렇게 먹이사슬의 고리를 맺으며 생태계가 잘 돌아가겠죠.

 

지구 생물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좋은 헌혈을 하긴 했는데 다리가 넘 따갑고 아파요. 다음에는 적당히 헌혈하는 걸로 협의점을 찾아야 겠어요. 아님, 오늘 헌혈을 많이 했으니까 한동안 전혀 안 하는 걸로 하든지요. 살신성인의 삶은 진짜 아무나 하는 게 아니예요.

 

모기,

난 너의 지나친 사랑이 부담스러워.

제발 날 적당히 사랑해 주면 안될까? ㅠㅠ

 

(이미지 출처: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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