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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보자/주전부리

미국 커피믹스를 경험해 봤네. Folgers Cappuccino 폴져스 카푸치노

미국에는 Folgers(폴져스)라고 커피 전문 제조사가 있어요. 아주 유명해서 마켓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폴져스가 1850년에 설립되었으니 올해로 거의 170년 되었고요. 쉽게 1850년을 설명하면 미국에서는 아직 남북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한국은 조선 철종 때예요.

 

미국에서는 1848년 캘리포니아에서 금이 발견되어 이 소문이 퍼지면서 1년 뒤인 1849년에는 너나없이 금 찾아 캘리포니아로 달려가게 됩니다. 이 시기가 골드 러쉬인데 1850년에 캘리포니아에서 폴져스가 설립되었다고 하는 걸 보니까 골드 러쉬로 캘리포니아 인구가 갑자기 늘고, 또 말 그대로 일확천금 금을 찾는 광부들도 많고, 그래서 커피의 수요도 꽤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혼자 추측해 봅니다.

 

사진출처: amazon.com

 

이건 옆길로 샌 이야기인데 골드 러쉬로 캘리포니아에 달려간 사람들 중에 엄청난 대박을 터뜨린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어요. 진짜 돈을 번 사람들은 광부들이나 갑자기 증가한 인구를 대상으로 필요한 물건을 공급해 팔던 사람들이에요. 이때부터 현재까지 세계적인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회사들이 있는데 가장 유명한 회사는 뭐니 뭐니 해도 리바이스 청바지. 리바이스 청바지는 세계 패션조차 변화시켜 버렸어요.

 

사진출처: amazon.com

 

폴져스의 커피믹스 이야기를 하려다가 많이 새긴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Target(타겟)에 가서 쇼핑을 하다가 Folgers Cappuccino(폴져스 카푸치노) 커피믹스도 보게 되었어요. 미국 커피믹스는 솔직히 거의 관심도 없었는데 갑자기 맛이 어떤가 궁금해졌어요. 미국에서 20년 정도 살았지만 미국 커피믹스는 진짜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시도해 보는 겁니다.

 

 

그런데 이 커피믹스가 인기가 없는지 떨이 세일을 하고 있어요. 전에는 세금전 $0.99(1,200원)이였는데 떨이 가격은 $0.68(816원)입니다. 원래도 저렴한 거라 정가나 떨이 가격의 차이가 별로 크게 나진 않지만요. 그러고 보면 미국에선 커피믹스가 그다지 인기가 많진 않은 듯해요. 뭐 모든 미국인의 취향을 다 알 순 없지만요. 한국계 미국인들은 커피믹스를 좋아할 것 같아요. 한국에서부터 마셔본 경험도 있을테고, 여기서 태어난 경우도 부모나 친척이 마실 때 마셔봤을 수도 있겠고요. 한국 커피믹스가 간이 딱 맞는 게 맛있잖아요.

 

 

집에 돌아와 남편과 애리놀다는 폴져스 카푸치노 믹스를 마실 준비를 하고, 아이들 4 명도 자기들 간식을 먹습니다. 첫째가 아이스크림 콘에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담아 동생들이랑 맛있게 나눠 먹고 있었어요. 아이스크림 콘은 포장이 잘 되어 있어서 깨진 것도 없고 재밌게 잘 먹을 수 있어서 아이들이 만족스러워했습니다.

 

막둥이 넷째 아이스크림 콘만 대표로 사진 한장

 

카푸치노 믹스에는 커피믹스 봉다리가 4개 들어 있었어요. 한 봉다리의 양은 한국에서 예전에 먹어 봤던 커피믹스보다 좀 많은 듯 해요. 봉다리 1개당 24 g입니다. 양이 많아 보이니까 기분이 살짝 좋아요. 하하.

 

 

끓인 물이 아닌 뜨거운 물을 사용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6-8 oz (177~236 ml) 정도 물을 부으라고 되어 있으니 커피 컵으로 한 잔 될 정도 부으면 되겠네요. 처음 마시는 거니까 설명서 그대로 따를 겁니다.

 

 

그런데 커피믹스 포장부터 살짝 불편해요. 한국 커피믹스는 쉽게 뜯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그렇지 않아서 가위를 사용해야 합니다. 노하우의 차이가 지금부터 보이기 시작해요. 포장을 뜯기 전에는 양이 많은 듯하여 기분이 좋았는데 뜯어보니까 커피는 별로 보이지 않고 거의 프리머 같아요. ㅠㅠ 허옇습니다. 카푸치노라 그런가 보다 넘어갑니다.

 

 

물을 붓고 휘휘 저어 마셔 봤어요. 아래 사진에서도 허옇게 보이는 것에서 이미 감을 잡으셨겠지만 커피맛이 많이 약해요. 바닐라 향이 나기도 하는데 크리머가 많아서 밍밍한 느낌이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달아요. 이 단 맛에 충격을 살짝 받았습니다.

 

 

도저히 이대로 마실 수 없어서 인스턴트 커피 2 스푼 더 넣고 half-and-half도 추가로 넣었더니 이제 마실만해졌어요.

 

 

역시 커피믹스의 노하우는 그냥 있는 게 아니에요. 한국에서는 커피믹스로 탄 커피를 즐겨 마시기도 하고 여러 업체가 경쟁을 해서 확실히 간이 딱 맞는 황금비율의 커피믹스를 잘 만들어 냅니다. 폴져스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원두커피나 인스턴트 커피는 잘 만들지만 커피믹스는 아니네요. 애리놀다가 고른 카푸치노 믹스가 폴져스 커피믹스 중에 맛이 제일 떨어지는 것이었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번 경험으로 다른 폴져스 커피믹스를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은 다 사라졌어요.

 

아~~~~주 단 커피와 커피 자체가 적게 들어가 크리머 맛이 강한 커피를 좋아한다면 폴져스 카푸치노 믹스를 마셔 보세요. 확신하건대 한국 커피믹스의 그 황금비율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면 폴져스 카푸치노는 실망감을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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