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거의 잊어버리고 있던 옛날 일이나 조금 써 보렵니다. 그런데 별로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애리놀다는 프랑스에 딱 두 번 가봤습니다. 두 번 다 일 때문에 간 출장이었는데 첫 해외출장이 프랑스 파리여서 그런지 파리는 아직도 독특한 감성을 줍니다. 첫 출장 갔던 때를 지금 생각해 보니까 꽤 오래전 일이네요.
파리에 첫 발을 디딘 것은 1년 중 가장 추운 1월이였어요. 학교 지리시간에 배운 대로 유럽은 서안해양성 기후이니 좀 따뜻할 거라고 생각하고 겨울이지만 별로 춥지 않겠거니 하고 기대했었어요. 그런데 도착하니까 꽤 춥더라고요.
유럽의 겨울이 따뜻하다는 것은 같은 위도의 동아시아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따뜻하다는 것이었는데 잘못 이해한 거죠. 파리의 겨울이 서울보다 훨씬 따뜻하다고 하는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애리놀다는 많이 추웠습니다. 아마 그해 겨울이 유난히 추웠는지도...
워낙 일복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런지 일정이 정말 빡빡했어요. 정신없이 일하고 대충 식사를 때우고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야 조금 쉴 수 있었어요. 그래도 그냥 서울로 돌아가는 것은 너무 아쉬워서 출장 3일째부터는 일정을 빨리 끝내고 파리시내를 지하철로 돌아다녔습니다. 한국 지하철과 다른 것이 나름의 운치도 있고 노선이 잘 되어 있어 이리저리 찾아가기도 쉽더군요. 맘에 들었어요.
파리하면 에펠탑. 에펠탑 위에 올라갈 보려고 갔지요. 그런데 동료 중 하나가 매표소에 갔다 오더니 그날 날씨가 좋지 않아서 탑에 올라가는 것이 금지라고 하더군요. 날도 춥고 그래서 에펠탑에 올라갈 수 없다니까 대신 다른 곳을 이리저리 돌아다녔어요.
다음날에는 센 강 관광에 도전했습니다. 유람선 탑승해 자리도 잘 잡고 느극히 앉아서 센 강 관광을 준비했지요. 유람선에서는 이미 녹음된 불어와 영어로 관광안내방송을 해주더군요. 유람선에서 본 처음 몇 개의 다리들이 야간조명을 받아 아주 예뻤어요.
하지만 애리놀다의 유람선 관광은 거기까지. 바쁜 일정에 너무 지쳐서였는지 유람선 탄지 10분쯤 후부터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이 스멀스멀 가물가물 하면서 졸기 시작해서 관광이 끝날 때까지 자고 말았어요.
유람선 안내방송에서 무엇을 말했고 강변에 어떤 아름다운 경치 펼쳐졌는지 아~~~~무 기억이 없어요. 그래서 센 강 유람선에 대한 자랑을 할 게 전혀 없는 이 슬픈 전설. 흑~ 아니다. 유람선에서 졸았다는 걸 자랑할 수도 있겠네요.
결국 첫 해외출장의 기억은,
추웠다.
일 많이 했다.
그래서 졸았다.
(쫄았다 아닙니다~~ 피곤해서 졸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입니다. 흑흑흑.
몇 년 후 두 번째로 파리를 방문했을 때는 일정이 그렇게 빡빡하지 않아서 여유롭게 파리시내를 돌아다녔지만 유람선은 다시 타지 않았어요. 다른 데도 볼 게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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