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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기타

멕시코식 바게트 볼리요 Bolillo와 이와 연결된 잠깐 역사

by 애리놀다~♡ 2017.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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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패닉 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빵 볼리요(bolillo)를 소개할께요. 이 빵은 1인용 바게트같은 거예요. 길이는 한 15cm 정도 되구요. 질감은 미국 마트에서 파는 바게트인 프랑스 빵(French bread)과 거의 같습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파는 프랑스 빵은 빵 표면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편입니다. 볼리요도 미국식 프랑스 빵처럼 겉이 부드러운 편이구요. 하지만 일부 히스패닉 마켓에서는 겉을 약간 더 딱딱하게 만들기도 해요.




볼리요를 먹으면서 바게트와 많이 비슷하니까 프랑스와 무슨 관계일까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 봤죠. 자료에 의하면 볼리요가 그 자체로 멕시코식 바게트, 즉 멕시코식 프랑스 빵이라고 합니다. 볼리요의 다른 이름도 프랑스 빵이란 뜻인 판 프란세스(pan francés)구요. 멕시코에 프랑스 빵인 볼리요가 퍼지게 된 것은 스페인 식민지와는 상관없고 멕시코 황제가 있었던 제국시대와 관계가 있습니다.


1821년 스페인에서 독립한 멕시코는 독립하자마자 멕시코 제 1제국(1821~1823년)과 40년쯤 지난 후에 멕시코 제 2제국(1864~1867년)으로 2차례에 걸쳐 제국시대가 있었어요. 둘다 아주 짧게 끝났구요. 멕시코에 프랑스 빵인 볼리요가 전파된 제국은 멕시코 제 2제국이예요. 당시 황제 막시밀리아노 1세와 함께 멕시코 시티에 주둔하고 있던 프랑스 군대에서 이 빵을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멕시코 전역에 쭉 퍼진 거구요.


멕시코 제 2제국 황제였던 막시밀리아노 1세는 합스부르크 왕가 출신으로 오스트리아 황제였던 프란츠 요제프 1세의 동생이였습니다. 당시 프랑스의 황제는 나폴레옹 3세였는데 그의 지원을 업고 1864년 막시밀리아노 1세가 멕시코 황제로 등극한 거였어요. 나폴레옹 3세는 멕시코 제국을 통해 멕시코 포함 아메리카 대륙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었죠. 나폴레옹 3세는 당시 미국이 남북전쟁 중이라서 몬로주의에 신경쓸 여력이 없을 거란 계산도 했고, 거기에 또 스페인을 몰아내고 독립한지 40여년 된 멕시코인데 다른 유럽열강인 프랑스 영향하에 다시 들어갈 거라는 순진한 판단착오까지 한 거죠.


하지만 프랑스는 나중에 상황이 좋지 않자 멕시코에서 군대를 쏙 빼버립니다. 막시밀리아노 1세는 1867년 멕시코 공화국의 베네토 후아레스 군대에 잡혀 총살형으로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막시밀리아노 1세와 그의 아내 샤를로테


참고로 막시밀리아노 1세의 아내는 샤를로테(스페인어식: 카를로타)로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1세의 딸입니다. 즉, 샤를로테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 그리고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인 알버트공과 양쪽으로 사촌인 거죠. 빅토리아 여왕은 남편과도 서로가 사촌입니다.


베네토 후아레스는 멕시코 원주민 출신으로 멕시코 공화국의 대통령을 여러차례 지낸 영웅적 인물입니다. 멕시코의 개혁, 원주민에게 동등한 권익보호, 카톨릭 소유재산 몰수 및 교회특권 제한, 토지개혁 등을 했던 개혁 정치가였어요.


베네토 후아레스


혹시 히스패닉 마켓에 가게 되면 볼리요를 사다가 먹어 보세요. 우유나 쥬스와 함께 볼리요 그 자체만 먹어도 한끼 식사로 좋구, 샌드위치로 만들어서 먹어도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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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 空空(공공) 2017.06.21 08:19 신고

    빵도빵이지만 빵을 소개하면서 거기에 얽힌 역사까정..
    역시입니다
    간단하지만 멕시코 역사 맛보기로 알아갑니다
    저런빵은 옆에 놓고 야금 야금 먹으면 맛잇어요^^
    답글

    • 제가 궁금한 건 못 참거든요. 볼리요를 보니까 프랑스 브레드랑 비슷한데 크기는 다르고. 그래서 예전에 찾아 보다가 역사까지 연결되었어요. ㅎㅎㅎ 볼리요는 그냥 먹어도 맛있어요. ^^*

  • 슬_ 2017.06.21 10:51 신고

    빵하나에도 역사가 있네요 ^^ 멕시코 역사는 잘 모르지만 덕분에 알아가요.
    딱딱하지 않은 바게트 빵이라니 말만 들어도 맛있을 거 같아요.
    예전에 캐나다 다녀왔을 때 메이플 시럽을 바게트에 찍어먹는다고 샀다가
    턱 아파서 혼났어요...ㅋㅋㅋㅋㅋ
    답글

    • 이 빵은 독특하게도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전해진 게 아니예요. 프랑스가 멕시코에 영향권을 행사하려다가 쫓겨나고, 대신 볼리요는 남기고 갔죠.
      캐나다도 미국이랑 비슷하게 프렌치 브레드를 부드럽게 만드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요. 질긴 바게트 먹기 힘들어요. ^^;;

  • 히티틀러 2017.06.24 16:58 신고

    보통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 음식은 스페인 지배의 영향으로 스페인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프랑스 영향을 받아서 바게트가 전파되었다는 사실은 정말 새롭네요.
    통치 기간이 몇 년 되지도 않는데, 멕시코 전역에 퍼졌다고 하면 멕시코 사람들이 입맛에 잘 맞았나봐요.
    베트남 바게트도 프랑스 영향을 받아서 만들기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왠지 비슷한 거 같기도 하네요.
    답글

    • 프랑스 군대가 몇년 주둔하지도 않았는데 음식을 퍼뜨리고 나갔더라구요. 이게 만들기도 간단하고 먹기도 편하니까 잘 퍼진 것 같아요. 베트남에도 바게트가 있다고 들었는데 서로 많이 비슷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