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둘째의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뿌듯함과 자부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설렘에 가득 차 있는 졸업생들의 모습이 모두 대견한 시간이었다.
첫째는 여름방학에도 투산의 아파트에서 지내는 게 좋다며 집에 오지 않고 있는데 동생 졸업식이라고 졸업식 하루 전에 집에 왔다가 지난 주말에 내려갔다.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게 싫은 건 전혀 아니지만, 그곳에서 조용히 독립생활을 하는 게 좋다고 여름방학에도 아파트에서 지낸다. 지금 하고 있는 인턴 업무는 재택근무고, 또 여름방학에도 조교로 일한다고 하니 방학에도 바쁘겠다.
둘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니 이젠 대학입학이다. 기숙사 입주는 8월 개강 며칠 전이라서 그에 따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달 더 이른 7월 초에 기숙사에 입주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둘째가 입학할 단과대의 신입생 중에서 매년 10명만 뽑아 4년간 학업 및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지원해 주는 장학 프로그램이 있는데 둘째가 선발된 거다. 이 프로그램은 개강 전인 여름방학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둘째는 다른 신입생들보다 한 달 일찍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예상보다 한 달 빨라진 기숙사 입주로 당황스러운 감이 있긴 하지만, 장학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여러모로 상당한 지원을 받게 된다는데 감사하다. 첫째를 대학에 보내 봐서 이미 경험이 있긴 하지만, 일정이 당겨졌고 둘째가 타주의 먼 곳으로 대학을 진학하다 보니 그 점에서 약간 조급한 마음이 생기고 그런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잠시 쉰 후 이번 주부터 셋째는 여름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집을 비웠다. 집이 아닌 다른 환경에서 지내며 관심사가 비슷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재밌게 지내고 있다. 매일 뭐 했다고 사진을 보내는데 아주 신났다. 내게 "엄마 사랑해요!" 문자도 더 열정적으로 보낸다. 아이들은 가끔 떨어져 있어야 부모의 사랑을 더 느끼게 되는 건가 싶기도 하다.
막둥이도 이 여름방학이 지나고 8월이 되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미국은 중3학년부터 고등학생)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인 올여름부터 치열교정을 시작할 예정이라서 아픔을 참아야 하는 인고의 여름방학이 될 거다. 치열교정 초기 상당히 아파서 많이들 식사로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막둥 넷째는 아이스크림이 식사라는 그 부분에 완전히 꽂혀서 마냥 좋다 한다.
첫째는 투산에서 계속 지낼 거고, 7월 초 셋째가 여름 프로그램을 마치고 집으로 복귀하는 바로 전날에는 둘째가 대학 기숙사로 떠난다. 이러다 보니 이제부터는 아이들 넷 중에서 두 아이만 정규적으로 집에 있게 되는 거라서 심리적으로 집안이 많이 휑~한 느낌이다.
고등학생 셋째와 예비 고등학생 막둥 넷째까지 대학에 입학하면 남편과 나는 육아와 교육에서 벗어난다. 아주 기대가 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식들이 장성해 하나둘씩 떠나고 각자의 독립생활을 즐기는 모습에서 허전한 마음도 든다. 지금 셋째와 막둥 넷째가 내 곁에 있는 게 허전한 마음을 덜 들게 해서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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