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 토요일 밤에~~~ 온가족이 무비 나이트를 가졌습니다. 무비 나이트의 영화로 낙점이 된 것은 "Arrival". 영화가 잔잔하니 좋았어요. 그런데 잔잔하다 보니까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의 연령대는 좀 지루하게 느끼는 듯 보였구요. 8살 막둥이는 덜 흥미로워 하는 듯 했는데 그래도 끝까지 잘 자리를 지켜줬어요. 장해요. 첫째, 둘째, 셋째는 외계인 그리고 외계인과의 소통을 위한 언어학적 접근이 주로 보여지니까 관심이 많았구요.
온가족 무비 나이트니까 팝콘도 준비해서 먹어야죠. 팝콘 튀기고 버터까지 녹여서 섞어 줬어요. 고소하니 아주 맛있었습니다. 6 식구라 식구가 많아서 2 그릇에 나눠 담고 3 사람씩 나눠 먹었어요.
이건 애리놀다 쪽에서 가져다 먹은 팝콘이여요.
외계인들과 음성(소리)을 통한 소통을 시도하긴 했지만, 이해를 더 빨리 할 수 있는 문자(표기)로서의 소통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Arrival"의 이 기본적인 설정 자체가 사실 논리적으로 약해요. 다른 행성인 지구에 왔다는 것 자체로도 그리고 그들의 거대한 우주선이 허공에서 정적으로 떠있는 그 자체로도 이들의 기술력은 지구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되어 있어요. 이런 엄청난 기술력을 가진 외계인들인데 인간과의 소통은 아주 원시적인 방법으로 합니다.
지구에는 이미 엄청난 데이터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저 정도의 진보된 기술력을 가진 외계인들이 지구의 언어를 해독하는 건 진짜 순식간입니다. 지구에 도착한 이들은 이미 지구의 거의 모든 언어를 이해하고 그 언어로 음성이든 문자이든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해야 논리적으로 또는 기술적으로 맞아요. 그런데 영화 속에서 외계인은 지구인과 아주 어려운 방법으로 소통을 시작하고, 또 지구 각국에서 서로 간 오해를 일으킵니다.
영화에서도 이 부분이 약간 신경 쓰이긴 했나 봐요. 외계인이 지구인들끼리 서로 믿고 함께 일하게 하려고 이런 소통을 한다고 살짝 설명을 흘리긴 했어요. 하지만 외계인이 지구의 언어로 완벽하게 소통을 시도했다면 이 영화의 전개방향이 전혀 성립될 수가 없으니까 이 부분은 그렇게 받아들이고 넘어 갔습니다. 이 영화 자체가 취향에 잘 맞아서 그랬는지 이런 약간 설정이 영화 몰입에 방해를 주지는 않았어요.
이 영화는 언어, 문자를 통한 소통과 이해 이런 부분에 촛점을 맞추고 대부분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 전해주는 메시지는 따로 있더군요. 비록 내가 내 인생의 끝까지 다 안다 하더라도 인생에서 어떤 것은 바꿀 수 없는, 아니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 있어요. 내 선택으로 삶이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아픔이 오겠지만 그래도 너무 소중하고 너무 사랑하기에 존재자체를 피할 수 없게 되는 것. (보는 관점에 따라 이 선택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예요.)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만일 내게 이런 상황이 온다면, 아마도 주인공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Arrival"의 한국어판 제목은 "컨택트"라고 합니다.
* 영화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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