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팅은 4년 전 이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인데 옮겨서 다시 포스팅합니다.
비 아시아권에서 타인종들과 함께 살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 동양인이 나이에 비해서 어려보이는 동안이라는 것이예요. 20대에 동안인 것은 좋은 점보다 불편한 점이 더 많지만, 30대 이후 어려보인다는 것은 좋은 점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유명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의 딸 브룩 호건.
2013년 경에 찍은 사진일텐데 1988년생으로 당시 만 25세였어요. 굳이 좋게 표현한다면 나이보다 꽤 성숙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 아가씨는 16세 때도 30대 같더이다...
한국 여배우 중 1988년생을 찾아보니 유이씨, 박세영씨, 이연희씨 등이 있더군요.
(이 사진들도 2013년 경에 찍은 것일 거예요.)
헐크 호건 딸이 유달리 나이들어 보이는 편이긴 하지만, 모두들 1988년생인데 차이가 많이 납니다.
동양계에 비해 유럽계는 실제 나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늙어 보입니다. 어떤 때는 10대 후반이라는 학생이 거의 30대로 보여서 충격을 받기도 하구요. 화장이나 어른처럼 가꾸기를 너무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그런 것도 있는데, 그걸 떠나서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동양계보다 나이들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저도 동양계의 어려보이는 얼굴 덕에 여러번 기분좋은(?)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그 중의 하나는 이렇습니다.
언젠가 울집 아이들이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 매일 일상이 그렇듯 집에서 아이들과 놀고 그러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었어요. 셋째가 생후 10개월 정도라 막둥이 넷째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여서 집에는 조그만 녀석들 딱 3명만 북적북적이고 있었구요. 그런데 누가 문을 똑똑똑 두드립니다. “누구세요?”하고 문을 살짝 여니까 인터넷 방문판매 하는 남자분이 서있어요. 그런데 저를 보자마자 이분이 던진 첫 질문에 순간 아주 황당하게 됩니다.
네 부모님 어디 계시니?
나는 속으로, '이게 뭔 소리???'
그때 이미 30대 중반이였는데 이런 질문을 받으니까 처음에는 이 질문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이 사람이 왜 내 부모님을 찾는 거지?’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무슨 일로 찾으세요?” 하고 물으려고 하는데, 누가왔나 궁금했던 첫째와 둘째가 제 뒤에서 삐끔하고 고개를 내밀고 쳐다봅니다. 그랬더니 그 남자분 하는 말,
아~, 어머니셨군요...
그 남자분이 팔던 인터넷 서비스는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없어서 그냥 보냈지만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제가 어려보이긴 해도 그분이 좀 심하게 어리게 본 것 같아서요. 아마도 그분은 제가 10대 후반에 결혼해 아이를 낳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든지, 아니면 ‘역시 동양 여자들은 어려보여!’ 생각했을 겁니다.
몇 년이 한참 지난 지금도 첫째는 아직 이 상황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때 그 남자분이 엄마인 저에게 “부모님 어디 계시니?” 물어봤던 것이 아주 웃겼나 봐요. 첫째는 가끔 저한테 이 이야기를 하면서 웃습니다. 그럼 저는 뿌듯해서 어깨를 으쓱하며,
다 이 엄마가 어려보인 탓이야. 축복받은 유전자 덕이지. ^^
인터넷에서 찾아보니까 동양계의 이런 어려보이는 얼굴에 대한 농담 그림이 있더군요.
비 동양계가 동양인, 특히 동양 여자의 노화과정을 보고 느끼는 것을 그린 것입니다. 위 그림에 의하면 성인이 된 18세부터 시작해 동양 여자들은 50대까지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헤어스타일의 변화나 자식들이 주위에 있다는 정도만 다른 점이예요. 그런데 갱년기라는 시기를 거치면 갑자기 큰 변화가 찾아 옵니다. 무섭게 변해요. 후덜덜~
그전의 호리호리 하던 몸은 사라지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려요. 비 동양계가 보는 동양 여자의 나이드는 모습이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일정부분 맞긴 한 것 같아요. 저 변화과정을 보니까 동양 여자들은 갱년기를 특히 조심해야 겠습니다.
동양인이라는 건 어려보인다는 점에서 축복받은 것 같아요. 축복받은 동양인 유전자~
나이가 들수록 저는 동양인이라는 점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 사진출처: Google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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