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탕수육을 만들어 봤습니다. 탕수육용으로 돼지등심(pork loin)으로 5 파운드 정도 (약 2.3 kg) 사왔어요. 5 파운드 큰 덩어리 돼지등심은 남편이 탕수육용으로 잘라줬구요. 아래 돼지고기는 나중에 모두 탕수육으로 변했는데, 이거 다 튀기는데 시간 꽤 걸렸어요. 아이가 넷 그리고 어른이 둘, 이렇게 6 식구라서 이 정도는 해야 먹었다는 느낌이 나요.
Pork loin은 바로 요 부위예요. 한국식으로 말하면 돼지등심에 해당되는 거죠.
돼지등심 (Pork Loin) 사진출처: porkbeinspired.com
1차로 튀긴 탕수육.
2차로 튀긴 탕수육.
2차 이후로는 사진을 안찍었어요. 양이 많아서 튀기느라고 바쁘고 힘들어서요. 튀김옷 만들고 튀기기 전에 준비하는 것 빼고, 탕수육 튀기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렸어요.
튀겨 나올 때마다 남편이 아이들 넷의 개인 접시에 나눠 담아 주고 아이들은 계속 가져다 먹고 이러기를 여러차례 반복했습니다. 울집 아이들은 탕수육 소스 없이 그냥 튀김 자체로 먹는 걸 더 좋아하거든요. 후라이드 치킨보다 더 맛있다고 엄지 척을 해가며 먹습니다. 그런데 애리놀다가 튀기느라고 너무 바뻐서 오늘 아이들의 엄지 척은 못 찍었어요.
엄마가 탕수육을 튀기고, 그 갓 튀긴 탕수육을 아빠가 나눠주고, 이러기를 여러차례. 계속 먹였는데 아이들이 총 몇 접시를 먹었는지는 그 누구도 몰라요. 그냥 튀겨져 나오는대로 줬으니까요. 암튼 참 잘 먹는 녀석들이예요. 남편이랑 애리놀다도 몇 개 집어 먹긴 했는데 대부분은 아이들이 다 먹었어요. 그런데 탕수육은 튀긴 음식. 어느 정도 먹으니까 튀긴 음식에 지쳐 포기하는 녀석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마지막까지 불굴의 의지로 남았던 첫째까지 튀긴 음식 한계치를 넘어 더이상 못 먹겠다고 선언.
그래, 니들도 한계가 있겠지. 나는 질릴 때까지 먹이는 엄마야!
아이들이 튀긴 음식 한계치에 도달해 먹기 포기를 선언한 다음부터 튀기는 탕수육은 모두 남편과 애리놀다의 것입니다. 드디어 돼지등심을 모두 다 튀겼어요. 남편이랑 둘이 오붓하게 먹게 반 정도는 큰 접시에 담고, 나머지 반은 나중에 더 먹으려고 랙에 남겨뒸습니다. 양이 꽤 많네요. 기뻐~
남편이랑 애리놀다는 이제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를 합니다. 행복~~
따로 만든 탕수육 소스도 덜어서 가져 왔구요. 자~ 이제 진짜 먹을 준비 완료!!!
이웃들의 블로그를 보니까 탕수육에 관한 모르는 신조어가 있더라구요. 찍먹과 부먹. 지금은 무슨 뜻인 줄 알지만 처음에는 이 말이 뭔 뜻인지 궁금한 적도 있었어요. 나는 과연 찍먹파일까 부먹파일까? 생각해 봤는데 정확히 잘 모르겠어요. 한가지 확실한 건 탕수육에 소스가 부어져 나오는 건 싫어한다는 사실. 개인 접시에 먹을 만큼 탕수육을 가져오고, 또 그 접시 한 옆에 소스를 덜어와서 함께 먹어요. 탕수육을 담아 온 개인 접시에도 탕수육 위에 소스를 붇는 건 싫어하구요. 이리 보면 찍먹인 것 같긴 한데 약간 부먹스런 면도 있고. 암튼 이렇게 먹어요.
애리놀다는 엄마니까 아이들 넷을 다 불러 탕수육 소스와 함께 한번 맛을 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반응이... 넘 맛있대요. 그리고는 옆에서 또 먹어요. 이 예상치 못한 반응은?!?! 소스와 함께 맛만 보라는 거였지 이런 반응을 기대한 것이 아니였는데...
갑자기 예상치 못한 입들의 추가로 큰 접시 하나 다 함께 싹 비운 후, 나중에 먹으려고 남긴 탕수육에서 추가로 좀 덜어다가 먹었어요.
원래 나중에 먹으려고 이 만큼 남겨 뒀는데,
아이들 넷이 또 먹어서 더 가져다 먹었더니 아래처럼 좀 비어요. 이건 진짜 나중에 먹으려고 남겨 뒀어요.
위 남긴 것도 3시간 쯤 지난 후 다 먹었답니다. 만든 탕수육 소스까지 완전히 싹 다 비웠어요. 히야~ 아이들과 남편 모두 탕수육과 소스 모두 맛있다면서 멈추지 못하고 계속 먹는 걸 보니까, 돼지고기 2.3 kg을 1시간 넘게 열심히 튀겨낸 보람이 있었어요. 애리놀다 입에도 아주 맛있었구요. 식구들이 맛있어 하며 잘 먹으니까 이 더위에도 저걸 다 튀기면서 탕수육을 만드나 봐요.
오늘도 뿌듯 으쓱~!
잘했다, 애리놀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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