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드넓은 우주, 그 속에서 만난 진정한 우정. Project Hail Mary (프로젝트 헤일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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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MGM+에 "Project Hail Mary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셋째와 여름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막둥 넷째와 함께 보고 싶다며 MGM+에 가입해 달라고 한다. 곧바로 가입해 줬다.

 

 

둘째는 엄마와 아빠도 함께 봤으면 하는 눈치다. 요즘 할리우드가 자신들의 믿음을 증명하고 퍼뜨리려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라서 그들이 제작한 영화가 재미없어졌다. 하지만 둘째를 포함해 아이들이 모두 이 영화를 함께 보고 싶어하고, 이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칭찬도 많아서 오랜만에 가족 영화 감상 시간이 되었다. 저녁을 먹고 다들 앉아 "Project Hail Mary" 감상을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Project Hail Mary"에 대한 내 평은 진짜로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봤다는 거다. 가족이 함께 보았더니 재미는 배가 되었다.

 

 

가장 외로운 순간에 만나 수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존재. 절대절명의 순간에 서로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왔던 존재.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존재. 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 외계인이든 뭐든 간에 이런 존재가 있다면 그가 진정한 친구다.

 

영화에서는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도 서로를 돕는 지구인 그레이스와 에리디언 (Eridian)* 로키가 바로 그런 존재다. 둘은 이미 주변 모든 이들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어서 친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알고 있다.

* 로키가 에리드 (Erid) 행성 출신으로 에리디언이다. 에리드는 "Project Hail Mary"에서 40 Eridani (에리다누스자리 40) 항성계에 속한 행성으로 설명된다. 에리다누스자리 40은 Keid (케이드)라고도 불리고, 에리다누스자리 40이란 이름에서 보듯 Eridanus (에리다누스자리) 별자리 내에 속해 있다.

에리다누스자리 40은 지구에서 16.5광년 떨어져 있다. 세 개의 항성이 질량으로 묶여 공전하는 삼중성계로 오렌지색 왜성 40 Eridani A (케이드 A), 백색 왜성 40 Eridani B (케이드 B), 그리고 적색 왜성 40 Eridani C (케이드 C)로 이루어져 있다.

에리다누스자리 40은 실제 존재하는 항성계이지만, "Project Hail Mary"에서 이 항성계에 있다는 에리드 행성은 아마 가상의 행성일 거다. 에리드가 삼중성계에서 어떤 식으로 공전을 하는지 모르지만, 에리드의 하늘에는 두 개 또는 세 개의 태양이 동시에 떠 있을 수도 있고, 태양 한 개가 지면 다른 태양이 동시 또는 연달아 떠오를 수도 있을 거다.

에리다누스자리 40이 미국 대중문화에서 꽤 인기가 있나 보다. TV 시리즈 "Star Trek (스타트렉)"의 주요 외계 종족인 Vulcan (벌칸)의 고향도 이 에리다누스자리 40 항성계에서 공전하는 행성이다. 이 또한 극중 가상의 행성이다.

 

40 Eridani (에리다누스자리 40) 아마추어 사진. Amateur photo taken by Mark Johnston; Author: Azhikerdude; Source: Wikimedia Commons

 

그레이스와 로키의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재밌고 귀엽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서로를 배우려고 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배려하고 아끼는 모습이 아름답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뭉클하다. 감정적이 되어 눈물이 절로 흘러나온다. 나 꽤 울었다. 유일한 친구로서 로키와 함께 산전수전 다 겪은 그레이스이니 자신의 선택을 자랑스러워할 거라 생각한다. 가끔 과거에 대한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겠지만, 그레이스가 외로워 보이진 않는다. 주어진 현실에 대한 심리적 타협일 수도 있겠다. 내겐 그레이스가 평온하고 안정되어 보였다.

 

두 조건의 상황이 완전히 다르긴 하지만 이런 대비도 떠올랐다.

 

단 3시간 주어진 생각할 시간

그마저도 상대방이 이미 결정을 정해 둠.

vs.

충분히 주어진 생각할 시간

이마저 상대방은 오래오래 생각하고 천천히 결정하길 바람.

 

 

듣자 하니 "Project Hail Mary"는 여타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저예산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스토리와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다. 따라서 최근 할리우드에서 계속 문제작이 나오는 건 예산 탓만은 아니라는 예일 테다.

 

현재의 할리우드는 이상한 쪽에 완전히 꽂혀서 불편하고 재미도 없는 작품을 계속 제작한다. 이런 할리우드 분위기에 반대를 표하는 의견은 무시되기 일쑤다. "Project Hail Mary"는 쓸데없는 이념에 심취해서 관객들이 떨어져 나가게 하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그레이스와 로키의 감정과 우정이 발달하는 과정을 적절한 긴장감을 주면서 재밌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거 봐, 할리우드. 너도 제대로 할 수 있잖아!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둘째가 이 "Project Hail Mary"를 지난 4월에 극장에서 이미 봤다고 고백을 한다. 영화가 너무 좋아서 우선 친구들에게 추천해서 보게 했고, 가족하고도 함께 보고 싶어서 막둥 넷째의 여름캠프가 끝나기를 기다린 거라고 말한다. 기특한 녀석. 둘째 덕분에 이 엄마도 진짜 좋은 영화를 봤다.

 

둘째처럼 나도 이 영화를 강추한다. 미국에서는 PG-13 등급으로 13세 이상 관람가라서 틴에이저 이상의 자녀들과 함께하는 가족 무비나잇용으로도 적합하다.

 

 

 

** 이미지 출처: Project Hail Mary (Amazon MGM Studios)

*** 미국 스트리밍: M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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