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군부인" 논란 뉴스를 보니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묻어나는 외국풍 느낌이 다 이유가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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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종영된 "21세기 대군부인"이 크게 하나 터뜨리고 종방을 했다는 뉴스가 여기저기 뜬다. 난 이 드라마에 처음부터 관심이 없어서 시청하지 않았다. 20세기부터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21세기인 지금도 군주제 타령하는 세계관 자체가 싫다. 왕 판타지에 빠져도 단단히 빠져 있는 것 같다.

 

찾아보니 논란이 된 내용들 중 일부가 이렇다고 한다. 드라마에서는 황제가 아닌 제후국 왕이니 만세가 아닌 천세를 외치고, 군주의 죽음도 붕어가 아닌 훙서라 표현한다. 여전히 중국의 속국이라는 뜻이다. 거기에 고구려의 동서남북 사방 수호신으로 알고 있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를 왕실에서 활과녁으로 놓아 쏘고 있었다고 한다. 이건 뭐, 조상대대로의 우리네 수호신을 왕실이 앞서 쏴 죽이는 설정인 건가? 이외에도 논란이 여럿 더 있는 듯하다.

 

(MBC)

 

예전 "궁"처럼 "21세기 대군부인"도 21세기의 한반도의 국가는 대한제국으로 황제국이고 입헌군주제인 세계관인 줄 알았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관련 비디오 댓글을 읽어보니 정조와 의빈 성씨의 아들인 문효세자가 사망하지 않고 살아남아 왕위를 계승하고 계속 이어졌다는 세계관이라고 한다.

 

이런 세계관이라면 미뤄 짐작하건대, 서구 열강이 야욕을 대놓고 드러내며 동북아시아가 급변하던 19세기에 조선이 현명하게 대처했다는 의미일 게다. 20세기는 더 대단한 것이 중화인민공화국과 소련이란 양대산맥 공산국가를 북쪽 국경으로 맞대고 있었음에도 공산화되지 않고 군주제를 지켰으며, 이를 21세기까지 이어 내렸다고 추측된다. 그렇다면 "21세기 대군부인"의 세계관 속 군주국가는 세계사에서도 돋보일 만큼 아주 대단한 나라다.

 

그런데 너무 이상하다. 그 현명하고 대단했을 드라마 속 조선이 19세기와 20세기에 약해진 청에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질 못했고, 20세기 청이 망하고 나중엔 중화인민공화국으로 교체된 그 시간 동안에도 여전히 중국의 속국을 자처하며 지금 21세기까지 내려왔단다.

 

옆 나라 일본에 황제를 자칭하는 천황의 예가 있을 텐데도 조선국인지 대한국인지는 21세기에도 꿋꿋하게 황제가 아닌 왕이 국가수장이다. (진짜로?!?!?) "21세기 대군부인"의 세계관 속 국가는 진정으로 중국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구나.

 

"21세기 대군부인"의 기본적 세계관을 따라 보자. 정조가 세상을 뜬 1800년 이후 문효세자가 왕위를 이었고, 왕실을 포함한 조선인/한국인들도 서구의 세상을 접하게 되었고 근대화의 변화를 경험했을 거다. 그런데 드라마 속 조선인/한국인들은 2026년 기준으로 정조 사후 226년 동안 자주국으로 발전시키지 않았고 (또는 못했고), 자신들의 국가가 여전히 중국의 속국인 제후국인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무려 226년이 지났는데 말이다. (어이가 없네!)

 

현대의 한국인, 아니 우리네 최근 조상님들까지 모두 다 모지리 취급한 느낌이다. 어차피 판타지인데 이런 설정의 세계관을 만든 저의가 도대체 뭔 걸까?

 

작가 포함, 이 드라마를 계획하고 제작한 모든 관련자들은 당연히 비난받아야 한다. 이쯤 되면 배우들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몰랐다는 건 더 이상 핑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21세기 대군부인"의 경우는 조선이 황제국도 아닌 제후국으로 계속 연결된다는 세계관인데, 이 자체가 19세기-20세기의 조선인/한국인과 21세기의 한국인을 얼마나 바보로 만드는 설정인지를 알 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했다. 몰랐다면 전문가에게 자문을 했을 수도 있었다.

 

동북공정이나 중국풍의 문제가 하루이틀이 아닌데, 특히나 사극이나 이런 판타지 세계관의 작품은 민감한 부분이 등장할 수 있다. 배우는 계약을 하기 전 시나리오를 확인하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설정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확답을 들었어야 했다고 본다. 몰랐다, 난 그저 배우일 뿐이다라고 변명하면서 계속 문제의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해당 배우들이 실상은 중국 자본과 짜고 K-드라마의 인기를 등에 업고 함께 프로파간다를 퍼뜨리는 선봉장이란 뜻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드라마가 한류 성공으로 전 세계에 스트리밍 된다는 사실이다. 내가 사는 미국에서도 한국 드라마는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아마존, 비키 등을 통해 한국 방영일 바로 당일에 시청할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한국의 방송사와 영화사들이 중국식 문화를 조금씩 세계에 알리고 퍼뜨리는 거다. 거기에 한국이 여전히 중국의 속국이라는 뉘앙스도 한 스푼 풀어 넣는다. 그것도 K-드라마와 K-영화란 이름으로.

 

한국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도 없다"라고 자주 외치는 걸 본다. 그런데 한국의 방송국과 영화사에서는 동북공정과 중국풍의 컨텐츠를 K-드라마와 K-영화로 전 세계 스트리밍에 앞선다. 지금 한국 컨텐츠 제작업계는 완전히 중국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일하는 하청업체 같다.

 

앞으로 한국의 방송국,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 시나리오 작가, 배우, 감독 등 모든 관련된 사람들은 을사오적, 매국노, 친일파를 떠들지 말았으면 한다. 실상은 자기들이 중국 자본에 놀아나 이래 만들어 놓고 역사 운운하면서 깨어 있는 척, 대단한 척, 정의로운 척하는 행동들이 모두 보기 싫다. 그들이 지금 하는 일이야말로 정확히 한국의 문화와 정신을 중국 자본에 팔아먹고 한국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퍼뜨리는 매국행위다. 현대의 매국노들은 바로 그들이다.

 

"21세기 대군부인"은 정부 후원금도 지원받았다던데 이리 되면 대한민국 정부가 동북공정과 조선인/한국인 스스로를 모지리로 표현한 드라마에 지원한 셈이 돼 버렸다. 동북공정, 역사왜곡, 중국풍 작품을 국가 지원금까지 들여 제작하고, 한국에서는 방송국에서 재방송으로 계속 방송하고, 다른 나라에도 팔아 세계인들이 이 문제의 작품을 시청하게 만드는 이 상황을 도대체 뭐라고 해야하나. 속상하다.

 

"21세기 대군부인"은 내가 사는 미국에서 "Perfect Crown"이란 제목으로 디즈니 플러스와 훌루를 통해 스트리밍 되고 있어서 미국인도 쉽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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