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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 (Doctor-X: Surgeon Michiko Daimon, ドクターX〜外科医・大門未知子〜)

노라놀다~♡ 2026. 1. 2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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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X: Surgeon Michiko Daimon"은 요즘 막둥 넷째, 남편, 그리고 나 이렇게 저녁식사 후 2-3 에피소드씩 보고 있는 일본 의학 드라마다. 아마존 프라임에서 스트리밍 하는 것이라서 따로 가입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2012년부터 2024년까지 8 시즌이 이미 다 나와 완결된 시리즈라서 볼 것도 많다. 현재 우리 가족은 시즌 3까지 시청했다.

 

"Doctor-X: Surgeon Michiko Daimon"의 일본 원제목은 "ドクターX〜外科医・大門未知子〜"이고 한국어판 제목은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다.

 

 

다이몬 미치코는 프리랜서 외과의로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다. 진짜 천재 외과의다. 병원의 어느 파벌에도 관심이 없고 오히려 반감을 가지고 있다. 어떤 때는 미치코의 행동이 좀 오버스럽기도 하다. 이건 일본 특유의 과장된 연출과 연기 탓도 있다.

 

특히 미치코는 원장 또는 과장이 의사들 끌고 회진할 때 꼭 그 가운데를 가로질러 의사들의 대열을 무너뜨리며 걸어간다. 오랜 기간 동안 그들이 구축해 온 권위에 도전하고 그들 카르텔 구조에 관심 없다는 상징일 거다.

 

 

미치코는 계약 프리랜서 외과의로 일하면서 자기 하고 싶은 수술을 진행한다. 반면 병원은 파벌, 학맥, 인맥, 뇌물 등등 얽혀서 정말 지저분하다. 의사란 본분은 딴 데 있고 환자는 개인의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환자가 의사에게, 의사도 상사에게, 상사는 병원운영 정책결정자에게, 이런 식으로 뇌물 주는 게 일상이다 보니까 시중의 선물용 상자는 필수적으로 상당히 깊어야겠다. 표면적인 선물로는 과자, 빵, 넥타이 등이 인기가 많았다.

 

어디든 사람 사는 건 비슷할 터, 어느 나라든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게 될 때 특별한 커넥션이 없는 한 실력 있는 외과의를 만나는 건 정말 운의 영역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의사에 대한 리뷰가 있다 하더라도 환자들에게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미치코는 적합한 수술법 판단, 수술의 정밀성 및 속도 면에서는 완전 천재다. 하지만 이 외의 부분에서는 오히려 살짝 모자란 느낌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행동을 종종 보인다.

 

미치코 스스로도 자신을 평가하길 수술 빼고는 모든 면에서 바보라고 한다. 의사 소개소의 매니저이자 아버지 같은 칸바라 아키라가 없으면 아마도 삶 자체가 많이 힘들 것 같다.

 

 

아래 사진의 캐릭터들은 내가 꼽는 코믹 4인방이다. 위 왼쪽부터 에비나 타카시, 카토 미네지, 하라 마모루, 그리고 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이 히루마 시게카츠다.

 

 

위 4명 중 히루마 시게카츠는 탐욕스럽고 부패한 빌런인데 오뚝이처럼 계속 살아 나와 돌아온다. 하지만 빌런이면서도 코믹하면서 귀여운 면이 있고, 의사로서의 나름의 원칙도 어느 정도까지는 지킨다. 완전히 바닥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가 밉지가 않다. 시즌 3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그의 코믹성은 극에 달한다.

 

에비나 다카시는 다이몬 미치코 덕을 나름 제일 많이 봤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운이 좋은 건데 늘 짠한 부분이 있다. 얼굴은 무섭게 생겼지만 용기와 추진력 모두 부족하다. 그에게 캐치프레이즈가 생겼다. "Change and challenge"라며 부끄럽게 외친다.

 

진짜 캐치프레이즈가 있는 사람은 다이몬 미치코다. 모두들 수술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고 해도 실패할 거라는 케이스에 미치코는 언제나 "I never fail. (난 절대 실패하지 않습니다.)" 외친다. 그리고 실제로 수술을 완벽하게 성공시킨다. 병원이나 의사들이 수술 외의 것을 요구할 때는 딱 잘라서 "I decline. (거절합니다.)"라고 깔끔하고 확실하게 못을 박는다.

 

각 캐릭터들의 이름은 모두 캐릭터 자체의 성격 및 성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0년 전에 방영한 거라서 번역에 이름들의 뜻을 따로 표기해 주지 않아서 아쉬웠다.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칸지 (일본식 한자)로 이름이 쓰여 있어서 나는 대충 감이 가는 것이 많았지만, 비한자권 시청자들에게는 캐릭터 이름이 주는 그 뉘앙스가 전달되지 않는다.

 

내가 몇몇 이름의 뜻을 알려주니까 남편과 막둥 넷째가 좋아한다. 특히 막둥이가 내게 묻는다.

엄마는 칸지도 아세요?

 

그래서 나는 자랑스럽게,

칸지를 안다기보다 엄마가 한자 문화권에서 자라서
간단한 한자는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어.

 

이렇게 말하고는 나 스스로 살짝 뿌듯했다.

 

주인공 이름인 大門 未知子도 작가의 의도가 확실히 보인다. 未知子를 미치코로 발음하는데 보통 일본에서 미치코로 발음되는 한자 이름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 美智子 (Mi-chi-ko): 아름답고 현명한 아이 (가장 흔함)
  • 美千子 (Mi-chi-ko): 1000배의 아름다움을 가진 아이
  • 道子 (Michi-ko): 도의의 아이
  • 路子 (Michi-ko): 길의 아이. 道가 길 도니까 路子는 道子와 서로 비슷한 걸로 여겨진다. (이건 쓸데없는 생각인데, 路子 이름 가진 사람이 실제로는 길치라면 좀 재밌겠다.)

하지만 주인공 미치코의 한자는 未知子다.

 

未知는 한국 발음으로는 미지로 "아직 알지 못함"이란 뜻이다. 내 생각에 주인공 未知子 이 이름 자체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아이 또는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알려주는 아이로 드라마 의도에 맞게 작명된 것 같다.

 

거기에 성 大門이 일본어로 다이몬으로 발음이 되어서 영어 디몬 (demon, 데몬) 발음과도 비슷하다. 드라마 중에도 다이몬 대신 데몬으로 미치코를 부르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시즌 3의 병원장인 Yoshihito Tendo의 이름도 재밌다. 天堂 義人 (텐도 요시히토)로 한국어로는 천당 의인이다. 이 캐릭터의 기본적 성향은 이름으로 이미 추측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란 제목으로 리메이크 중이고 2026년 10월에 방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미치코에 해당하는 배역을 김지원 배우가 맡았다. 미치코와 이미지가 좀 달라서 처음엔 '어?' 했는데 생각해 보니 김지원 배우의 연기력이 상당히 좋아서 리메이크가 잘 나올 거라 기대된다.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방영되면 막둥 넷째와 함께 모두 앉아서 일본 원작과 비교해 가면서 시청하는 재미를 맛보려고 계획 중이다.

 

* Doctor-X: Surgeon Michiko Daimon 이미지 출처: Amazon Pr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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