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유튜브에서 비디오 하나를 보고 있다. 비디오 제목이 "Fly Me to the Moon"이다.
예전 달착륙 아폴로 계획이나 다른 우주 개발에 한창 열을 올리고 경쟁하던 1960-1970년대 시절에는 21세기에 인류가 적어도 달 여행은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한 것으로 안다. 미국에서는 그 달나라 여행을 미국의 대표적인 항공사 Pan Am의 우주 항공기(?) 또는 우주선을 통해 외국 여행하듯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거라 예상도 했을 거다.
2024년 현재, 달나라 여행은 아직 가능하지 않고 Pan Am은 파산해서 이젠 존재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위 "Fly Me to the Moon" 비디오는 예전 우주개발을 지켜보면서 미래에 대해 기대감으로 가슴이 쿵딱쿵딱 뛰었던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젠 일런 머스크의 SpaceX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도 열릴 우주여행에 대한 그 꿈이 조만간 가능하게 될지 싶다.
난 이 달나라 여행 비디오는 보고 있지 않고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비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범상치 않다. 처음 듣는 노래인데도 귀에 콕 박힌다. 너무너무 아주 매력적이다. 다가가서 이 노래가 뭔지 찾아봤다. (제사보다 젯밥에 정신이 팔린 경우라고 할까...)
위의 달나라 여행 비디오의 설명칸을 보니 이 노래의 제목이 보인다. "4:00 AM"으로 오누키 타에코가 불렀다. 찾아보니 1978년에 발표된 노래라고 한다. 1978년 발표된 노래의 세련됨에 또 한 번 놀랐다.
"4:00 AM"도 일본 시티 팝의 대표적인 노래 중 하나인가 보다. 나는 시티 팝 중 "Plastic Love"와 "Stay with Me" 이 두 노래를 알고 있는데 좋은 노래 하나 더 알게 되었다.
시티 팝(일본어: シティ・ポップ 시티폽푸[*]; City pop)은 1970년대에 등장하여 1980년대에 정점을 찍은 일본 대중 음악의 느슨한 장르 범주이다. 본래 서구의 영향을 받은 일본의 "뉴 뮤직"의 파생 용어였으나, AOR과 소프트 록, 알앤비, 펑크, 부기 등 일본의 상류층 및 초기 경제 호황과 관련된 다양한 범위의 스타일을 포함하게 되었다. 또한 워크맨을 비롯한 자동차의 카세트 데크와 FM 스테레오, 다양한 전자 악기같은 새로운 기술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시티 팝의 정의에 대해 학자들 사이에 통일된 합의는 없다. 일본에서 이 범주는 단순히 "도시적" 느낌을 투영하고 도시인을 소비 대상으로 설정한 음악을 가리킨다. 많은 음악 아티스트들이 전임자들의 일본적 영향력을 수용하는 대신, 미국의 소프트 록과 부기, 펑크를 차용하여 시티 팝을 작곡하였다. 몇몇 예시에서는 디스코와 재즈 퓨전, 오키나와, 라틴, 캐리비안 음악에서 가져온 트로피컬 취주나 요소 또한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장르의 선구자이자 가장 성공한 아티스트인 싱어송라이터 야마시타 타츠로는 종종 "시티 팝의 왕"으로 불린다.
시티 팝은 1980년대 이후 주류로서의 매력을 상실하였고 젊은 세대의 일본인에게 조롱을 받았다. 2010년대 초, 음악 공유 블로그의 소개와 일본 내 재발매를 통해 시티 팝이 부분적으로나마 국제적인 온라인 팬을 얻게 되었으며, 샘플 기반의 마이크로장르인 베이퍼웨이브와 퓨처 펑크의 시금석이 되었다. (위키백과 발췌)
타케우치 마리야가 부른 1984년작 "Plastic Love"는 일본 시티 팝의 대표곡으로 꼽힌다. 타케우치 마리야의 남편이 시티 팝의 대부로 평가받는 싱어송 라이터 야마시타 타츠로인데 이곡의 프로듀싱을 맡았다.
타케우치 마리야가 부른 원곡도 좋지만 남편인 야마시타 타츠로가 부른 "Plastic Love"가 대단하다. 솔직히 타케우치 마리야의 원곡은 내겐 큰 감흥이 없다. 귀여운 노래, 이 정도다. 그런데 어쩌다 잘못 누른 유튜브 버튼으로 야마시타 타츠로의 "Plastic Love"를 접하게 되었다. 그가 지독하게 잘 불러서 최근에 나도 이 노래를 상당히 좋아하게 되었다.
아내와 남편이 따로 부른 각각 버전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같은 노래, 완전히 다른 느낌. 아래는 야마시타 타츠로가 부른 버전이다.
1979년에 발표된 마츠바라 미키의 "Stay with Me"는 14살 막둥 넷째가 어디서 들어서 종종 stay with me~~ 블라블라 이 부분을 흥얼대서 덩달아 알게 된 거다. "Stay with Me"를 흥얼거린다는 건 막둥이가 다른 시티 팝도 알 확률이 크다는 거다. 혹시나 해서 막둥이에게 물으니 역시나 "Plastic Love"도 잘 알고 "4:00 AM"도 잘 알고 있다. 이 노래들도 종종 듣는다고 한다.
둘째나 셋째한테도 물어보니 이 아이들도 이 세 노래를 익히 알고 있고 가끔 듣는다. 미국의 십대인 울집 아이들이 일본 시티팝 노래를 즐겨 듣는 것은 아마도 애니메이션, 일본 만화, 비디오 게임 등을 통해 이 노래들을 접하게 되어서인 게 아닌가 싶다. 어느 정도의 비율인지 잘 모르지만 현재 미국 십대들 중 일부도 일본의 시티 팝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현재로서 나는 "4:00 AM", "Plastic Love", "Stay with Me" 순으로 좋다. "Stay with Me"는 인기 후렴구를 빼고는 살짝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다. 이 세 노래에 대한 나만의 순위는 바뀔 수 있다.
전에는 시티 팝 하면 유치하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이든 뭐든 해서 최근 몇 개 들어보니 들어본 것들은 상당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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