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멋진 신세계/기타

미국의 한라봉 Sumo Citrus Mandarins (스모 시트러스 만다린)

전에 미국 귤 미니올라 탠젤로 (Minneola Tangelo)를 소개했을 때 톡 튀어나온 꼭지 모양으로 한국의 한라봉과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미니올라 탠젤로와 한라봉은 서로 다른 품종들을 교배한 거라 다른 귤 종류지만 서로의 모양새가 비슷해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도 한라봉을 먹어 본 적이 없어 맛이 궁금하던 차, 마켓에서 스모 시트러스 만다린 (Sumo Citrus Mandarin)을 봤다. 미국에서 재배된 거다. 모양도 그렇고 이름이 스모인 것도 그렇고 아마 이게 한라봉과 같거나 비슷한 귤일 확률이 컸다. 그래서 샀다.

 

스모 시트러스 만다린
미니올라 탠젤로

 

집에서 스모 시트러스 만다린의 정체를 찾아보니 내가 맞았다. 이게 바로 한국의 한라봉이다.

 

한라봉 [나무위키 발췌]

운향과 귤속 재배품종으로, 1972년 일본 농림수산성에서 청견(C. unshiu × sinensis)과 병감 '나카노 3호'(中野3号; C. poonensis cv. 'Nakano No.3')를 교배해 개발한 만감류 품종이다. 일본 구마모토현의 특산물로 유명하다.

대한민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도입해 제주도에서 본격적인 재배가 이루어졌고, 제주도를 대표하는 특산물로 자리매김해 2015년에는 지리적 표시제에 '제주 한라봉'이 등록되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전라남도 나주, 고흥, 보성과 경상남도 거제도에서도 한라봉 출하가 이루어졌고, 2021년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충북 제천에서도 한라봉 첫 수확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무렵부터 경북 경주에서도 재배하는데 신라봉 또는 경주봉이라는 이름으로 출하한다.

 

[나무위키 발췌]

언어
품종명
상품·브랜드명
일본어
시라누이(不知火, Shiranui)
데코폰(デコポン, Dekopon)
한국어
부지화(Bujihwa)
한라봉(漢拏峰, 제주특별자치도 재배)
하나봉(전라남도 고흥군 재배)
황금봉(전라남도 진도군 재배)
영어
Shiranui
스모(Sumo), 스모 오렌지(Sumo Orange)
Dekopon
중국어
不知火, 不知火柑
凸椪, 丑柑, 凸顶柑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에서 재배되는데 스모란 이름을 붙여 스모 시트러스 만다린, 스모 오렌지 등으로 불린다.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임을 알 수 하려는 의도로 스모를 붙인 것 같다.

 

나무위키를 읽으면서 한국어로 품종명이 부지화라고 해서 처음엔 이게 과일이니까 아마도 부지화의 화는 花인가 했다. 그런데 한자로 不知火다. 독특하다. 찾아보니 이 품종명 시라누이를 한자로 쓴 것이 不知火다. 즉, 不知火의 가나식 발음이 시라누이다. 공식적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시라누이 대신 한자 그대로 부지화로 읽나 보다.

 

꽃 花도 적합해 보이지는 않지만 더 뜬금없는 불 火를 쓴 것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것도 "모르는 불" 不知火. 무슨 이유일까 또 찾아봤다.

 

이 품종을 처음 재배하기 시작한 곳인 구마모토현의 옛 행정구역명이 시라누이정 (不知火町, 시라누이초)이다. 그래서 품종명을 이 지역명에서 따서 붙인 거다. 시라누이는 규슈 근해에 나타난다는 정체 모르는 불로 도깨비불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여담으로 난 한국에도 일본에도 남아 있던 이런 행정구역명을 좋아한다. 지금의 행정구역명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도깨비불 시라누이를 들으면 예전에 이곳에 익숙하지 않은 뱃사람들이나 방문자들도 도깨비불이 자주 나타나는 지역이구나 미리 알 수 있어 좋았었을 것 같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이 지역에는 가까이 가지 않았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도 한라봉의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라고 읽었는데, 미국에서도 저렴한 편은 아니다. 그리고 마켓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은 모르겠는데 한국에서는 일본이 한국에 '품종보호 출원등록'을 하지 않아서 로열티를 일본에 지불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라봉은 로열티가 아닌 이유로 가격이 높은 작물이다.

 

 

스모 시트러스 만다린의 반을 잘라 봤다. 단면만 보면 오렌지 같아 보인다. 과즙이 풍부하고 일반 귤보다 살짝 더 신맛이 있다. 당도도 좋은데 귤과 오렌지와는 다르게 달다. 좀 고급스러운 당도라고 해야 하나 그렇다. 남편과 나는 스모 시트러스 만다린이 맘에 들었다.

 

 

셋째와 막둥 넷째도 불러 스모 시트러스 만다린의 맛을 보게 해 줬다. 그런데 녀석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귤 하고 별 차이를 못 느끼겠단다. 그럼 아이들은 귤과 오렌지를 먹으라고 하면 된다. 남편하고 나만 이번에 사 온 스모 시트러스 만다린을 맛있게 먹을 거다.

 

 

다음에 스모 시트러스 만다린을 또 사다 먹을 의향이 있다. 우리집 아이들은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으니 남편과 나만 고급지게 즐겨야겠다.

 

 

한라봉 같이 생긴 미국 귤 Minneola Tangelo 미니올라 탠젤로

미국에서 개발한 시트러스 품종 중에 Minneola Tangelo(미니올라 탠젤로)라는 것이 있어요. 꼭지가 톡 튀어나온 것이 오렌지나 귤과 다른 모습인데 이걸 전에 포스팅하니까 많은 분들이 한라봉과 닮

thenorablog.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