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5월 12일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올린 것을 재 포스팅합니다.
"The White Queen"은 요즘 제가 재밌게 보고 있는 영국 역사물 TV 시리즈입니다. 2013년 영국에서는 BBC One에서, 미국에서는 케이블 TV Starz에서 처음 방송했었어요. 미국에서는 아마존 프라임 (Amazon Prime)으로도 시청할 수 있어서 지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스트리밍을 통해 보고 있습니다.
"The White Queen" 시리즈는 장미 전쟁 (Wars of the Roses) 중이었던 1464년부터 시작됩니다. 장미 전쟁은 영국 플랜태저넷 왕가 (House of Plantagenet)가 한쪽은 랭커스터 왕가 (House of Lancaster)로, 한쪽은 요크 왕가 (House of York)로 갈려 친척끼리 왕위를 두고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했던 30년 간의 혼돈시기를 말하는 것입니다.
랭커스터 왕가는 붉은 장미를 문양으로 하고, 요크 왕가는 하얀 장미를 문양으로 했기 때문에 이 왕가의 내전을 장미 전쟁이라 부릅니다.
하얀 여왕 White Queen은 요크의 에드워드 4세의 왕비인 엘리자베스 우드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랭커스터와 요크의 남자들이 전쟁터에서 칼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하는 동안, 그 뒤에서 여자들은 권력욕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갈등하던 시기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 여자들의 중심에는 요크 왕가 왕인 에드워드 4세의 왕비 엘리자베스 우드빌 (Elizabeth Woodville), 랭커스터 왕가로 튜더 왕조를 열게 될 헨리 튜더 (Henry Tudor)의 어머니 마가렛 뷰퍼트 (마가렛 보퍼트, Margaret Beaufort), 에드워드 4세의 동생인 리처드 3세의 왕비 앤 네빌 (Anne Neville)이 있고요. 이 시리즈에서는 특히 헨리 튜더의 어머니 마가렛 뷰퍼트의 음모가 가장 크게 부각됩니다.
이 세 여자들의 관계를 살펴보면, 엘리자베스 우드빌과 앤 네빌은 남편들이 형제라서 동서지간이 되고, 엘리자베스 우드빌과 마가렛 뷰퍼트는 나중에 자식들이 결혼해 사돈관계가 됩니다.
* 엘리자베스 우드빌
원래는 랭커스터 왕가를 지지하던 가문출신이지만 첫 남편 사후 요크 왕가의 에드워드 4세와 재혼해 왕비가 됨. 에드워드 4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딸 엘리자베스(요크의 엘리자베스)는 튜더 왕조를 연 헨리 튜더와 결혼해 튜더 왕조의 첫 왕비가 됨.
따라서 이혼문제를 시작으로 카톨릭에서 분리해 영국 국교회를 열게 되는 헨리 8세가 엘리자베스 우드빌의 외손자임. 헨리 8세의 자식들은 모두 어머니가 다른데 엘리자베스 우드빌의 외증손주들임.
외증손주들로는 헨리 8세가 그토록 원했던 유일한 적자 에드워드 5세, 영국 성공회에서 카톨릭으로 회귀하려고 많은 탄압을 해 블러디 메리란 별칭이 있는 장녀 메리 1세, 영국이 대영제국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마련한 군주로 유명한 차녀 엘리자베스 1세가 있음. 헨리 8세의 자식들은 짧게 살다간 아들 에드워드 5세보다 딸들이 더 많이 알려짐. 특히 차녀 엘리자베스 1세.
* 마가렛 뷰퍼트
랭커스터 왕가의 딸. 마가렛 뷰퍼트의 아들 헨리 튜더가 반란을 일으켜 요크의 리처드 3세를 죽인 뒤 왕 (헨리 7세)이 되고 튜더 왕조가 시작됨. 헨리 8세는 마가렛 뷰퍼트의 친손자. (엘리자베스 우드빌과 사돈관계)
엄마가 다른 삼남매 에드워드 5세, 메리 1세, 엘리자베스 1세는 모두 친증손주들임. 이 삼남매들은 모두 국왕이 됨.
* 앤 네빌
요크 집안 에드워드 (에드워드 4세)를 왕위에 올린 킹메이커 16대 워릭 백작 리처드 네빌 (Richard Neville, 16th Earl of Warwick)의 딸. 에드워드 4세의 동생 리처드와 결혼. 남편 리처드는 형인 에드워드 4세 사후 어린 조카의 왕위를 뺏고 리처드 3세가 되어 앤 네빌도 왕비가 됨. (엘리자베스 우드빌과 동서관계)
랭커스터와 요크의 엎치락뒤치락 왕위가 바뀌는 전쟁이 끝나 요크가 승리를 하지만 에드워드 4세가 죽은 후 요크 왕가에서 또 왕권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합니다. 에드워드 4세의 동생 리처드가 의회를 통해 에드워드 4세와 엘리자베스 우드빌의 결혼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어린 조카들을 내치고 왕이 되어 리처드 3세가 된 거죠.
사실 에드워드 4세는 엘리자베스 우드빌과 결혼 이전 다른 여자와 비밀결혼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원칙적으로 따지면 엘리자베스 우드빌과의 결혼에 약점이 있긴 합니다. 삼촌인 리처드 3세에 의해 런던탑에 갇혔던 에드워드 4세의 어린 두 아들들은 실종되어 생사불명이 됩니다. (정황상 살해된 것으로 추측)
요크 사이에서 왕위문제가 생기자 운명은 결국 랭커스터의 헨리 튜더에게 손을 들어주죠. 헨리 튜더는 반란을 일으켜 리처드 3세를 죽이고 튜더 왕조를 열고 헨리 7세가 됩니다. 헨리 7세가 튜더 왕조를 열면서 랭커스터와 요크는 화합하고 장미 전쟁도 막을 내리고요.
"The White Queen"에서는 헨리 튜더가 리처드 3세와의 전쟁에서 이기는 것까지만 다루지만, 헨리 7세가 되는 헨리 튜더는 요크 에드워드 4세의 첫째 딸 엘리자베스 (요크의 엘리자베스)와 결혼해요.
튜더 왕가의 문양은 랭커스터의 붉은 장미와 요크의 하얀 장미가 결합된 형태
제가 역사와 그와 관련된 역사물을 좋아해서 "The White Queen" 시즌 1의 10 에피소드를 하루에 2~3 에피소드씩 보고 있어요. 헥헥헥.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지식을 이런 역사물을 보면서 다시 기억할 수 있어서도 좋고요.
이 시리즈에서도 역사적 사실에 약간의 상상력을 가미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황당한 수준으로 막 나가는 상상력은 아니고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역사적 사실에 상당히 근접하다고 평가돼요.
시리즈 내용이 역사적 사실에 근접하더라도 이것을 아이들 및 청소년 교육용 자료로는 쓰는 건 적합하지 않아 보입니다. 미국 사는 분들은 알겠지만, "The White Queen"이 방송되었던 Starz 케이블 TV는 성인 시청자들을 타겟으로 하는 유료 채널이라 시리즈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와 비슷한 수준이에요. Starz의 다른 시리즈 "스파르타쿠스 (Spartacus)"처럼 심하진 않지만, "The White Queen"에서도 청소년에 적합지 않은 장면들이 간간이 나옵니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 추천할 만한 시리즈입니다. 역사, 특히 영국 역사에 관심이 없다면 이런 시리즈 자체를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어서 "The White Queen"을 선택을 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하고요.
* 사진출처: Sta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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