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더빌트 대학교의 기숙사에 입소하는 둘째를 도와주기 위해 첫째와 함께 밴더빌트 대학이 있는 테네시 주의 내쉬빌에 다녀왔다. 올해 밴더빌트 대학의 새내기들 기숙사 입소날인 무브인 데이 (Move-In Day)는 8월 19일 토요일이었다. 우리는 무브인 데이 하루 전인 금요일에 내쉬빌에 도착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비행기를 탈 거다. 첫째, 둘째와 나는 새벽 5시 15분 출발이라서 3시까지 피닉스 스카이 하버 공항에 도착했다. 원래 국내선은 탑승 2시간 전까지 공항에 도착하라고 권장하지만, 새벽 스카이 하버 공항의 카운터는 3시경에 문을 열기 때문에 더 일찍 도착해도 짐 부치는 것은 3시까지 그냥 기다려야 한다.
경험상 5시-5시 30분 사이에 출발하는 새벽 비행기는 공항에 3시까지 도착하면 딱 좋다. 대신 탑승 체크인은 온라인으로 미리 해두는 게 좋다. 온라인 탑승 체크인은 비행기 출발 24시간 전부터 가능하다.
새벽이라 공항 안은 사람들이 많지 않고 어디 가나 한산하고 조용하다. 하지만 3시에 카운터가 열리면 카운터에 갑자기 많이 모여들고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3시에 카운터가 열려서 짐을 부치고 탑승 게이트로 향했다. 이른 새벽이라 게이트도 한산하다. 하지만 낮에는 이곳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첫째, 둘째, 그리고 나를 내쉬빌까지 데려다줄 비행기가 저기서 탑승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피닉스에서 내쉬빌까지는 3시간 20분 비행이다. 내쉬빌에 도착하면 현지시간으로 오전 10시 40분이 될 거다. 흔히들 써머 타임이라고 부르는 일광절약 시간제 (Daylight saving time) 기간 동안의 테네시는 애리조나보다 2시간 빠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지정 좌석이 없다. 대신 탑승권에 탑승 순서가 적혀 있다. 그 탑승 순서에 따라 기내에 들어가서 자기가 원하는 좌석을 선택해 앉으면 된다. 일찍 탑승하는 사람이 좋은 또는 원하는 좌석을 선택하게 된다.
좌석 가격, 비행 포인트 누적, 업그레이드 추가구매 등등에 따라 탑승 순서는 빨라질 수 있다. 그리고 미리 체크인을 해두면 조금이라도 일찍 탑승할 수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타게 되면 비행기 출발 24시간 전부터 시작하는 온라인 체크인을 해두는 걸 적극 권장한다.
비행 후 1시간 즈음 지나면 간단한 과자 2 봉지와 음료수 1컵을 나눠 준다. 음료는 물, 쥬스, 탄산음료, 커피 등에서 선택할 수 있다.
난 물을 선택했다. 요즘 커피를 안 마시는데 주변에서 커피 향이 퍼지니까 참 구미가 당긴다.
드디어 내쉬빌 공항 도착.
리프트 (Lyft)를 타고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했다. 리프트 운전자와 이런저런 잡담을 나눴는데 아내가 애리조나 투산 출신이다. 피닉스에 아내 친척들이 살아서 매년 13번 이상 피닉스에 방문한다고 한다.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Embassy Suites by Hilton Nashville at Vanderbilt에서 묵었다. 원래 체크인이 오후 4시라서 짐을 맡기고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때우려고 했는데 방이 준비되어 있다고 고맙게도 이른 체크인을 해줬다. 프런트 담당자가 아주 친절하다.
퀸 사이즈 베드 2개는 침실에 있고, 거실에는 소파베드가 따로 있다. 아이들은 침대에서 자라고 하고 나는 소파베드로 쓰려고 했다. 그런데 첫째와 둘째가 둘이 같이 자도 된다고 나 혼자 침대를 쓰라고 한다. 기특한지고.
이른 체크인을 하게 해 줘서 그 배려에 고마웠는데 호텔 자체도 깔끔하고 편안하다.
저 아래 테이블 있는 곳에서 내일 아침 식사를 먹게 된다. 이 호텔은 무료 조식 제공이다.
짐을 방에 잘 두었으니 간단한 식사를 하러 나갔다. 전에 둘째가 사진 찍은 거품기 조각이 보인다.
거품기 조각이 있는 곳이 베이킹 관련된 무슨 시설이 있어서 그런가 했는데 아무것도 없다. 가보면 뭔가 정보가 새겨져 있겠지만 길 건너기 귀찮다.
브런치를 먹을 파네라 브레드다.
패밀리 피스트 (Family Feast)로 주문했다. 반반 샌드위치 4개 (4 half sandwiches), 샐러드 1개 (1 whole salad), 스프 1개 (1 group soup), 프렌치 브레드 1개 (1 whole French baguette)의 구성이다. 음료는 탄산음료와 커피로 했다. 그런데 이 커피를 주문한 건 내 실수였다. 커피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중에 잠을 못 잤다.
샌드위치는 베이컨 터키 브라보 샌드위치 (Bacon Turkey Bravo Sandwich)와 치폴레 치킨 아보카도 멜트 (Chipotle Chicken Avocado Melt)로 선택했다. 샐러드는 그릭 샐러드 (Greek Salad)고 스프는 브로콜리 체다 스프 (Broccoli Cheddar Soup)다.
둘째는 베이컨 터키 브라보 샌드위치를 좋아해서 2개 다 먹고, 첫째는 치폴레 치킨 아보카도 멜트 1개와 샐러드 반을 먹었다.
나도 첫째와 똑같이 치폴레 치킨 아보카도 멜트와 샐러드를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샌드위치를 먹으니 배가 꽉 찼다.
남은 샐러드는 포장했다.
남은 샐러드, 스프, 프렌치 브레드는 호텔로 가져와 나중에 먹었다.
파네라 브레드 바로 옆에는 라이브 뮤직을 공연하는 바가 있다. 내쉬빌이 컨트리 뮤직의 수도란 별명이 있듯 컨트리 뮤직과 여러 음악의 산업이 발달된 도시다. 라이브 뮤직을 공연하는 바도 꽤 많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주변을 살펴본다.
어젯밤부터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첫째와 둘째는 낮잠을 자기 시작한다. 나도 자고 싶은데 아까 마신 커피 때문인지 피곤한데도 전혀 졸리지가 않다.
요즘 커피를 한 달 이상 안 마셔서 약간의 카페인이 몸에 들어가도 잠은 멀리 달아난다. 피닉스에서 내쉬빌로 오는 기내에서 맡은 커피 향에 혹해서 브런치를 먹으며 커피를 마셨는데 진짜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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