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멋진 신세계/테네시

밴더빌트 대학교 기숙사로 이사 - 3. 더 인그램 커먼스 (The Ingram Commons)

우리가 묵는 Embassy Suites by Hilton Nashville at Vanderbilt는 밴더빌트 대학교도 가깝지만 내쉬빌 뮤직 산업의 중심인 뮤직 로우 (Music Row) 근처에 위치해 있다. 저녁에 밖으로 나오니 뮤직 로우의 여러 바에서 나오는 노랫소리가 빵빵 울린다.

 

 

걷다 보니 밴더빌트 대학교의 기숙사 지역까지 오게 되었다. 밴더빌트 대학의 새내기들은 모두 기숙사들 밀집 지역인 The Ingram Commons (더 인그램 커먼스)*의 여러 기숙사 중에 하나에 배정되어 거주하게 된다.

 

새내기들이 더 인그램 커먼스에 함께 생활하면서 여러 행사를 함께 하고 서로 친밀감을 갖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학 2학년부터는 더 인그램 커먼스가 아닌 캠퍼스 내 여기저기 위치한 기숙사들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아래 지도에서 진분홍으로 표시해 둔 지역에 더 인그램 커먼스가 위치해 있다. 

 

밴더빌트 대학교 캠퍼스 지도 스크린 캡쳐

 

더 인그램 커먼스에 온 김에 기숙사 저녁 나들이를 하고 왔다. 둘째는 내일 무브인 데이에 이 기숙사 중 한 곳에 입소해 정착한다.

 

 

나무가 많아서 그냥 공원을 산책하는 그 자체다. 처음에 놀란 건 개구리 소리가 크고 우렁차게 들린다는 것이었다. 이곳에 물웅덩이가 없는 듯한데 아주 의아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나무 위에서 그 소리가 난다. 나무에서 들리니 개구리 소리가 아니라 매미 소리인가 보다했는데 확실하지 않다. 소리로 봐서 한두 마리가 아니다. 꽤 많이 서식하는 것 같다.

 

자료를 찾아 보니 내쉬빌에 나무 개구리가 서식한다. 지금은 둘째가 새 학기 시작이라 여러 가지로 바쁘니까 나중에 이 개구리 소리의 주인이 나무 개구리인지 매미인지 둘째에게 물어봐야겠다.

 

밤에 걸어서 그런지 이번엔 반딧불이도 본 것 같다. 처음엔 담뱃불 재의 그 붉은색과 비슷한 것이 걷는 길 옆에서 가끔 살짝 지나가길래 내 눈이 이상한 건가 했다. 근처에는 담배 피우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나만 본 게 아니라 첫째도 둘째도 봤다는 증언. 그리고 잊어버릴 만하면 또 보인다.

 

보통 반딧불이 하면 초록색빛이 떠오르는데 이곳에서 본 것은 붉은색이다. 붉은색이라 반딧불이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그런 비슷한 곤충이다.

 

녹음이 우거져서 개구리인지 매미인지도 행복하고 우렁차게 노래하고, 반딧불이도 신나게 날아다니는 밴더빌트 대학교의 기숙사가 참 맘에 든다. 

 

각 기숙사들은 다음날 새내기를 맞을 준비로 화려한 풍선들로 장식해 뒀다.

 

 

더 인그램 커먼스가 상당히 큰 공간이라 큰 잔디밭도 여러 군데 있다. 각 잔디밭에서는 다음날 무브인 데이에 맞춰 새내기들이 배송 보낸 짐을 보관해 두고 있는 텐트가 3군데 잔디밭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 각 텐트에는 한 사람씩 지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무브인 데이에 학생이 학생증을 보여주면 이곳에서 자기 물품을 가져갈 수 있다. 물품을 기숙사 방으로 옮기는 건 선배들이 다 해준다. 아주 편리하다. 

 

기숙사 입소 환영 행사를 할 텐트도 준비되어 있다. 

 

 

기숙사를 걸어다니며 내게는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이제 내일이면 둘째도 내 품을 진짜 떠나는구나.

 

가슴을 아리게 하는 것 같으면서도 서운하면서도. 이 복잡한 감정에 약간 우울감이 올라오기도 했다.

 

더 인그램 커먼스에서 밴더빌트 대학 캠퍼스로 편하게 건너갈 수 있는 다리다. 밤에도 불이 환하게 켜 있어서 안전해 보이고 분위기도 있어 보인다.

 

 

밴더빌트 대학 건물에는 V150가 여전히 자랑스레 표시되고 있다. 밴더빌트가 1873년 개교한 대학이라서 올해가 150주년이다.

 

 

기숙사 나들이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면서 Helen's Hot Chicken 발견. 저번에 둘째가 이 식당의 매운 치킨을 먹었다고 해서 맛을 볼까 했는데 불은 환하게 open이라 해놨는데 실제로는 벌써 문을 닫았다. 아쉽다.

 

 

호텔 쪽으로 다시 돌아오니 뮤직 로우 쪽에서는 음악이 팡팡 터지고 있다. 게다가 금요일 밤이니 불금을 즐기는 사람들이 바에는 가득차 있다. 도로에는 바에서 크게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남녀도 있었다. (노란색 화살표가 향한 남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