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tch Chile 해치 칠리 - 미국 뉴 멕시코의 대표적인 고추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8월-9월 즈음 히스패닉 마켓에 가면 푸른 고추가 마켓에 가득 쌓여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게 바로 Hatch chile (해치 칠리)다. 해치 칠리가 가득 쌓여있는 이 풍경을 보면 예전 한국의 김장철에 마른 고추와 마늘 등 김장재료가 가득 쌓여있는 시장이 떠오른다. 그 정도로 해치 칠리의 바다다.

 

Hatch chile (출처: Wikipedia, 작가: vxla)
Hatch chile (출처: hatchchileexpress.com)

 

히스패닉 사람들은 해치 칠리를 포대자루로 구매를 한다. 처음에는 이런 모습이 너무 생소했다. 도대체 해치 칠리가 뭐길래 저렇게들 열심히 구매를 하나 싶기도 하고. 해치 칠리도 사다 먹어 봤는데 상당히 맵다. 이 해치 칠리로 Hatch chile salsa (해치 칠리 살사)를 만든다고 한다. 살사가 스페인어로 소스니까 그냥 말 그대로 해치 고추 소스란 뜻이다.

 

지금이 해치 칠리 시즌이라서 그런가 얼마 전 사다 먹은 멕시코 음식에서도 전에 주지 않았던 소스가 따라왔다. 생긴 걸 보아하니 해치 칠리 살사인 듯하다. 이번에도 전에도 해치 칠리 살사를 여러 차례 맛본 적이 있는데 나랑은 아쉽게도 잘 맞지 않는다.

 

 

해치 칠리 살사를 만드는 기본적인 방법은 이러하다. 해치 칠리를 우선 오븐이나 그릴에서 로스팅한다. 거의 껍질이 타는 수준으로 굽는다. 로스팅된 해치 칠리는 풍미가 살아난다. 로스팅된 해치 칠리의 껍질을 벗겨낸 후 다른 양념과 함께 믹서에서 갈면 된다. 히스패닉 마켓에서는 해치 칠리를 판매하면서 그릴에 로스팅하는 것도 주문받아 해주기도 한다.

 

(출처: lascruces.com/our-favorite-recipes-stuffed-green-chile-pork-chops/)
(출처: nutmegnanny.com/how-to-roast-hatch-green-chiles/)

 

해치 칠리는 미국 New Mexico State University (뉴 멕시코 주립대)의 전신 중 하나인 뉴멕시코 농과 기계대학 (New Mexico College of Agriculture and Mechanic Arts)에서 1894년 개발된 고추 품종이다. (1994년이 아니라 1894년 맞다. 거의 130년 전에 개발되었다.) 따라서 New Mexico chile (뉴 멕시코 칠리)라고도 부른다. 해치란 이름은 이 고추가 뉴 멕시코의 Hatch Valley (해치 밸리)에서 재배되기 때문이다. 해치 칠리는 뉴 멕시코의 경제와 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주요 작물 중 하나다.

 

해치 칠리는 미국 남서부, 특히 애리조나와 뉴 멕시코 음식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건 내가 피닉스에서만 10년 넘게 살면서 히스패닉 마켓에서 확인한 바 있다.

 

해치 칠리와 모양이 똑같으면서 맵지 않은 고추 종류도 있다. 이건 캘리포니아에서 재배되는 Anaheim pepper (애너하임 고추)다. 애너하임 고추의 기원은 해치 칠리다. 그래서 모양이 같다. 뉴 멕시코에서 해치 칠리를 가져다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재배해 개발한 고추다. 뉴 멕시코와 캘리포니아가 기후나 토양이 다르다 보니 살짝 다른 맛으로 변화되었다.

 

애너하임 고추 (출처: hudsonvalleyseed.com/products/anaheim-hot-pepper)

 

난 애너하임 고추를 해치 칠리 알기 훨씬 전에 즐겨 먹었었다. 이전에 시애틀에 살면서 호기심에 애너하임 고추를 사봤는데 입맞에 딱 맞고 맛있어서 음식에 가장 즐겨 사용했었다. 애너하임 고추는 그렇게 맵지 않다. 아주 살짝 매운 기운이 있는 정도. 그리고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고추다. 잘라서 샐러드에 넣어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

 

10년 전 시애틀에서 피닉스로 이사온 다음 피닉스 지역 마켓에서 해치 칠리라고 이름 붙은 애너하임 고추와 똑같은 고추를 봤다. 처음엔 미국 남서부에서는 북서부 시애틀과 달리 애너하임 고추를 지역 주민들이 해치 칠리라고 부르는 줄 알았다. 똑같이 생겼으니까.

 

애너하임 고추라고 생각하고 해치 칠리를 사다 먹었다가 매워서 혼났다. 두 고추가 똑같이 생겼어도 맵기가 전혀 다르다. 내가 경험한 바로 애리조나 피닉스 지역은 해치 칠리가 대세인 지역이어서 그런가 애너하임 고추는 마켓에서 많이들 취급하지 않는다.

 

비슷하지만 다른 두 고추 품종 (맵기 강도는 개인적 의견)
* 해치 칠리: 뉴 멕시코 주립대에서 개발한 품종으로 뉴 멕시코 해치 밸리에서 재배한다. 꽤 매콤하다. 멕시코 식재료로 즐겨 사용되는데 해치 칠리 살사의 재료이다.

* 애너하임 고추: 해치 칠리를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재배한 품종이다. 모양은 해치 칠리와 같지만 많이 맵지는 않다.

 

반응형

댓글(22)

  • 2022.08.09 01:57 신고

    뭔가 피망 같으면서도 피망과 달리 가늘군요. ^^
    한국인의 꽈추 같은... ㅋㅋㅋㅋㅋ

    • 2022.08.09 04:18 신고

      피망보다 길죽해요. 꽤 맵기도 하고요. 아마 할러피뇨 보다도 더 맵든지 비슷할 거예요. ^^*

  • 2022.08.09 03:52 신고

    요즘 갈라피노 매운 고추 절임을 자주 먹는데 굉장히 맵더군요
    김치 못 먹으면 갈라피노로 대치합니다. 보기만 해도 칠리 느낌이 전해 옵니다.

    • 2022.08.09 04:19 신고

      할러피뇨로 고추절임해도 맛있죠. ^^
      해치 칠리는 할러피뇨보다도 더 매운데 멕시코 음식에서 널리 사용되나 봐요. ^^*

  • 2022.08.09 06:27 신고

    저렇게 생긴 고추는 다 맵지 싶습니다 ㅎ
    저도 매운 고추는 별로입니다
    맵지 않은 오이고추를 된장에 푹 찍어 먹는 걸 좋아 합니다 ㅋ

    • 2022.08.09 07:33 신고

      해치 칠리는 꽤 매운데, 똑같이 생긴 애너하임 고추는 안 매워요.
      애너하임 고추를 종종 즐겨 먹었는데 피닉스에서는 많이 안 팔아요. ㅡ.ㅡ
      풋고추를 된장에 푹 찍어 먹는 맛. 여름에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었어요. ^^*

  • 2022.08.09 07:26 신고

    ㅎㅎ애너하임 고추는 우리나라 고추도 닮았네요.잘 정리해주신 해치칠리의 유래와 어원도 잘 읽었습니다.사람들이 포대로 담는 모습을 상상하니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저도 딱 한통 가지고 있고 싶네요^^

    • 2022.08.09 07:35 신고

      한국 김장 고추 사는 것처럼 사가더라구요.
      사진에 좀 작게 나와서 그런데 해치 칠리는 한국 고추보다는 넓적하고 커요.
      해치 칠리 살사로 많이 만드는데 이게 히스패닉계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은가봐요. ^^*

  • 2022.08.09 07:46 신고

    고추를 구우면 매운 맛이 좀 줄어들거
    같고 풍미가 있을거같네요.
    이고추사다가 피클해먹어도 좋을듯해요.
    할라피뇨피클처럼요.

    • 2022.08.09 09:49 신고

      아마 그래서 로스팅을 하나 봐요.
      할로피뇨 피클은 흔한데 해치 칠리 피클을 거의 못 봤어요.
      크기가 좀 커서 피클만들기 불편한지도 모르겠어요.
      잘라서 만들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해요. ^^*

  • 2022.08.09 09:12 신고

    저는 해치 칠리나 애나하임 고추를 본적이 없는거 같아요.
    나중에 마켓에 가면 더 자세히 봐야겠어요.

    • 2022.08.09 09:51 신고

      울동네 히스패닉 마켓에는 해치 칠리 정말 많아요. 해치 칠리 파티가 열릴 것 같아요.
      이 고추가 애리조나와 뉴 멕시코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가 봐요.
      애너하임 고추 맛있어요. 울동네는 많이 취급을 하지 않더군요.
      취급해도 해치 칠리랑 마켓에서 혼동했는지 지나치게 매울 때도 있고요. ^^*

  • 2022.08.09 10:25 신고

    포스팅 잘 보고 공감누르고 갑니다

  • 2022.08.09 14:43 신고

    앗 우리나라 고추와 많이 달라서 신기한데요 :)
    맛을 또어떨지 궁굼해져요

    • 2022.08.10 00:48 신고

      해치 칠리는 꽤 매콤해요. 할러피뇨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매울 거예요. ^^*

  • 2022.08.09 18:11 신고

    멕시코 고추로 매콤하게 한국식 절임을 만들어도 맛있을 것 같아요. 칠리파티가 열릴 정도라니 종류도 다양해서 궁금한데요. ^^

    • 2022.08.10 00:50 신고

      해치 칠리는 크기가 커서 한국식 고추절임 하기엔 좀 적당해 보이지 않고요.
      칠리 파티는 아니고 많이들 팔고 사니까 그래 보여요.
      한국 김장철에 고추 쌓아놓고 파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

  • 2022.08.09 19:48 신고

    포스팅잘보고 갑니다
    하루의 시작은 미소 한 잔으로.
    하루 끝자락은 웃음 한 잔으로.
    아무리 꺼내도 마르지 않는 마술 같은 사랑을
    내 마음 주머니 속에 간직하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2022.08.10 00:13 신고

    하트 누르고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 2022.08.15 17:24 신고

    멕시칸 사람들도 한국인들 못지 않게 매운 걸 즐겨먹나 보네요.
    고추를 푸대로 살 정도라니ㅋㅋㅋㅋ
    해치 칠리 살사를 보니 우리나라 경상도 지역에서 먹는다는 고추장물 비슷한 거 같아보여요.

    • 2022.08.16 01:02 신고

      멕시코 사람들도 매운 거 아주 좋아해요. 그런데 한국 매운맛이랑 좀 달라요.
      경상도에 고추장물이란 게 해치 칠리 살사랑 비슷하군요.
      한국에서도 요즘 멕시코 음식이 유행하니까 해치 칠리 살사 비슷한 것 접할 수 있으실 거예요.
      경우에 따라선 salsa verde (살사 베르데)라고도 간단히 불러요. ^^*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