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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Hobbies/Baking & Cooking

[둘째의 베이킹] "아이와 시나몬 롤"

우유의 유통기한이 거의 가까워졌다. 우유를 다 해치우는 게 좋아서 둘째에게 빵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둘째는 그러마 했는데 뭔 일인지 시작을 하지 않는다. 다른 일로 바쁜 것 같아 재촉을 하지 않았고 이후 나도 베이킹 부탁한 걸 잊어버렸다.

 

밤이 늦어 아이들이 모두 잠자리에 들고 혼자서 밤의 조용함을 즐기고 있는 사이 물을 마시려 냉장고를 열었다. 그런데 냉장고를 안에 시나몬 롤이 내일 베이킹을 위해 놓여 있더라. 전혀 기대치 않았던 거라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갑자기 김창완씨의 "어머니와 고등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가사의 내용은 어머니에서 아이로, 고등어구이에서 시나몬 롤로 바꿨지만.

 

"어머니와 고등어" 원 가사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어머니 코 고는 소리 조그맣게 들리네

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워주려 하셨나 보다
소금에 절여 놓고 편안하게 주무시는구나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

어머니는 고등어를 절여 놓고 주무시는구나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
나는 참 바보다 엄마만 봐도 봐도 좋은 걸

 

 

내가 떠올린 변형된 버전 "아이와 시나몬 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 귀퉁이에 시나몬 롤이 가르런히 모양 잡혀 있네
아이의 코 고는 소리 조그맣게 들리네

아이는 시나몬 롤을 구워주려 하나 보다
모양을 잡아 놓고 편안하게 잠을 자는구나
나는 내일 아침에는 시나몬 롤을 먹을 수 있네

아이는 시나몬 롤을 모양잡고 자는구나
나는 내일 아침에는 시나몬 롤을 먹을 수 있네
나는 참 바보다 아이만 봐도 봐도 좋은 걸

 

전에 "어머니와 고등어"의 가사가 귀엽고 노래도 경쾌해서 아이들에게 소개한 적이 있다. 둘째가 이 노래를 기억하고 있길래 엄마는 시나몬 롤 덕분에 "아이와 시나몬 롤"로 기억하게 되었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곧바로 이 노래를 불렀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둘째는 엄마가 왜 이러나 하며 살짝 당황스런 분위기였지만 싫지는 않은 내색이다.

 

다음날 아침 둘째는 시나몬 롤을 구워 식구들에게 나눠줬다.

 

 

이것은 둘째가 먹은 시나몬 롤이고,

 

 

요건 내가 가져다 먹은 시나몬 롤이다.

 

 

하룻밤 냉장고에서 휴지를 시켜 빵이 더 부드럽다.

 

 

맛있어서 싹 비웠다. 배가 불러 한번에 2개를 먹기 힘들어서 몇 시간 후에 하나 더 가져다 먹었다.

 

 

"어머니와 고등어" 가사 속의 아이는 엄마가 준비해 둔 고등어를 보며 포근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사랑을 그대로 느꼈을 거다. 내일 구우려고 둘째가 시나몬 롤 준비해 둔 걸 보며 나에게도 기분좋은 놀라움과 따뜻함이 밀려오더라. 아이한테 사랑받는 이 느낌이 정말....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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