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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오늘 하루

둘째의 도메스틱 껌 비즈니스(Domestic Gum Business)는 호황 중

둘째가 전에 껌을 2통 샀었어요. 울동네 마켓에서 껌 1통은 보통 $0.35(420원) 정도 해요. 어느 날, 막둥 넷째가 갑자기 껌이 너무나 씹고 싶었는지 둘째에게 껌 스틱 1개만 팔라고 했대요. 껌 1통이 아니라 껌 스틱 1개입니다. 둘째는 껌 스틱 1개를 $0.25(300원) 받았더라고요. 팔기 전 둘째가 막둥이에게 얼마 지불할 의향이 있냐고 물어봤대요. 서로 오퍼를 주고받으며 거래를 튼 거죠. 막둥이는 $0.25 낼 의향이 있다고 했고, 둘째는 껌 스틱 1개를 팔았어요.

 

둘째의 현재 껌 재고 물량 - 민트와 후르츠

 

나중에 막둥이에게 껌 1통에 가격을 고려하면 $0.25는 엄청 많이 지불한 거라고 말해줬습니다. 둘째에게는 막둥이가 껌 가격에 감이 없다고 바가지 씌우지 말라고 했고요. 그런데 막둥이는 자기가 껌을 씹고 싶었으니까 $0.25을 기꺼이 지불하고 싶었대요. 자기한테는 현재 $0.25를 지불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하면서요. (솔직히 구매자가 만족했으면 된 거죠.) 둘째 말도 supply & demand의 기본 원칙에 따랐다는... (이것도 사실 맞죠.)

 

어쨌든 막둥이에게 껌 1통의 가격을 상기시켰더니 다음부터는 껌 스틱 1개가 $0.10(120원)에 거래되는 것 같더군요. 집안에서도 이런 기본적인 경제적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거예요. 둘째에게 동생인데 공짜로 줘라 하고 강제할 의향은 없어요. (둘째가 자기 용돈으로 산 건데 이 엄마가 그럴 자격은 없죠) 그렇다고 둘째가 물정 모르는 막둥이에게 이득을 취하며 이런 것에 재미 들이는 것도 원하지 않고요. 그래서 막둥이에게 껌 1통의 가격을 알려주고 둘째에게는 바가지 씌우지 말라고 주의만 준 겁니다. 마켓은 지나치게 통제하면 안 되는 것이라 믿거든요. 자유롭게 알아서 거래하게 하면 제대로 돌아갑니다. 울집에서 벌어지고 있는 애덤 스미스의 "Invisible Hand" 보이지 않는 손~

 

이제 울집에서 껌 스틱 1개의 가격은 통상적으로 $0.10이 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 가격도 아주 비싼 거예요. 하지만 껌을 마켓에서 산 둘째에게도 이득이 있어야죠. 껌을 모두 씹고 금방 사라지게 한 것이 아니라 조금씩 아껴서 여유분이 생겼고, 어쩌다 구매자가 생긴 것이긴 하지만 애초 껌을 그냥 무료로 나눠주려고 산 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껌이 씹고 싶을 때 마켓에 가지 않고 쉽게 구입할 수 있으니 구매자에게도 편리함이란 큰 장점이 있고요. 판매자나 구매자나 둘 다 win-win입니다.

 

둘째가 껌 비즈니스를 해서 그런지 오늘 한번 사보고 싶어 졌어요. 얼마에 파냐고 물었죠. 예상한 대로 스틱당 $0.10랍니다. 그래서 스틱 1개를 이 엄마도 구입했습니다.

 

참고로 10 센트 동전의 인물은 미국 32대 대통령 FDR(프랭클린 루즈벨트)입니다.

 

엄마가 껌을 사는 걸 보고는 막둥 넷째도 사고 싶었나 봐요. 자기도 하나 삽니다. 막둥이가 산 건 과일맛 후르츠네요. 애리놀다가 산 건 민트예요. 그런데 사실 둘째가 꺼내 준 것 아무거나 받았는데 그게 민트더군요. 껌을 거의 씹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민트 껌을 좋아해요. 둘째가 엄마 취향까지 파악한 고객 감동 세일즈를 하나 싶어서 진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감동에 젖어 엄마의 취향을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답은... 그냥 아무 거나 집었는데 그게 마침 민트였대요. 감동이 막 깨졌어요. 으흐흑!

 

 

막둥 넷째랑 애리놀다는 즐겁게 껌을 씹었습니다. 만족스러운 구매입니다. (이 집 껌이 맛있네~!)

 

 

둘째가 그동안 껌 비즈니스로 얼마를 벌었는지 궁금했어요. 슬쩍 물어봤더니 씩 웃으면서 그건 비밀이라네요. 그동안 막둥 넷째가 주요 고객으로 종종 사 먹어서 수익이 꽤 좋은 것 같아요. 고정 고객의 확보입니다. 하하하. 둘째의 Domestic Gum Business(도메스틱 껌 비즈니스)는 호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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