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하다가 둘째가 다시 코바느질에 재미를 들였어요. 어제는 뭔가를 몇 시간 동안 열심히 만들던데 만든 것이 작은 쿠션인지 뭔지 가늠이 되지 않았죠. "이것이 무엇인고?" 하고 물으니 밥이 가득 담겨있는 밥 한 그릇이랍니다.
밥 한 그릇 위에 김치랑 파도 드문드문 올려 뒀고요. 밥 한 그릇과 김치 반찬. 좀 빈약한 한 그릇인 듯 하지만 울집에서는 김치가 한인 마켓에서 쇼핑했을 때 먹는 희소성 있는 약간 귀한(?) 음식이에요. 김치를 좋아하는 둘째가 맛있게 먹는 음식을 이미 있는 수공예 재료들을 가지고 나름 표현한 거죠.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네요. 공기밥 한 그릇의 옆부분을 보여줍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득도한 (또는 자고 있는) 얼굴이 있으니...
이 득도의 얼굴을 공기밥 현자로 부를게요. 지금 공기밥 현자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밥은 먹고 다니냐?
한국인들은 역시 밥심이 최고죠.
다음에 둘째가 또 공기밥 현자를 코바느질로 만들면 그땐 전통과 정감에 따라 밥사발도 훨씬 크게 그리고 밥도 고봉밥으로 수북하게 쌓아 달라고 할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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