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팅은 2014년 7월 다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인데 옮겨서 다시 포스팅합니다.
Sixpence None The Richer는 미국 기독교 락/팝 밴드입니다. 기독교적 구성원이긴 한데 인기곡들이 교회 찬송가 같은 분위기는 아니예요. 대부분 인기곡은 그냥 통상적인 대중음악 그룹과 같은 노래입니다. 이 그룹은 여성 보컬 Leigh Nash의 귀여운 분위기로 기분좋은 노래들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Sixpence None The Richer 노래 중 애리놀다가 좋아하는 것들은 "Kiss Me", "There She Goes", "Don't Dream It's Over"예요. 다들 노래가 참 귀여워요. 그래서 그런지 광고 또는 10대후반~20대 대상 드라마 & 영화의 삽입곡으로도 자주 사용되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러다 보니 이 그룹을 잘 몰라도 노래만큼은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죠. 우선 "Kiss Me" 먼저 들어 보세요.
그런데 Sixpence None The Richer라는 그룹명이 독특해요. 무슨 유명 문구나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을 것 같아서 남편에게 물어 봤죠. 어릴 때 미국에 이민와 이곳에서 자란 남편은 책을 엄청나게 읽어대서 문학, 정치, 경제, 역사 등등등 상당히 해박하거든요.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영어권 이런 문구에 대한 지식이 아주 강하죠. 물론 같은 시기 미래 아내인 애리놀다도 바다 건너 한국에서 열심히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이 그룹명이 Sixpence None The Richer인데 혹시 이 문구에 관련된 이야기 들어봤어?
잠깐 생각을 하더니 남편이 생각났다고 답해줍니다.
어떤 작가가 쓴 이야기에서 읽은 것으로 기억나. 아빠 생일선물 사겠다고 어린 아이가 아빠한테 푼돈 6 펜스를 부탁해. 아이는 아빠한테 받은 돈으로 생일선물을 사서 아빠한테 선물했고 아빠는 아이가 준 선물을 기쁘게 받으면서 자기 돈이 선물로 다시 돌아온 것이기 때문에 이걸로 더 부자가 되는 건 아니다라는 이야기에서 나온 것일 거야. 작가가 누군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데 그건 당신이 한번 찾아보구.
남편의 답을 듣고나서 구글에서 찾아보니까 진짜 맞아요. 이 Sixpence None The Richer 관련 이야기는 "The Chronicles of Narnia(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영국 작가 C. S. Lewis의 "Mere Christianity(순전한 기독교)"란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책은 C. S. Lewis가 1942~1944년까지 BBC 라디오에서 방송한 내용들을 엮어서 기독교의 보편적 교리를 설명한 기독교 서적이구요. C. S. Lewis가 꽤 종교적 신심이 깊으신 분이셨나 봐요.
Every faculty you have, your power of thinking or of moving your limbs from moment to moment, is given you by God. If you devoted every moment of your whole life exclusively to His service you could not give Him anything that was not in a sense His own already. So that when we talk of a man doing anything for God or giving anything to God, I will tell you what that is really like.
It is like a small child going to his father and saying, "Daddy, give me sixpence to buy you a birthday present." Of course, the father does, and he is pleased with the child’s present. It is all very nice and proper, but only an idiot would think that the father is sixpence to the good on the transaction. When a man has made these two discoveries God can really get to work. It is after this that real life begins. The man is awake now.
(C. S. Lewis, Mere Christianity)
이제 남편과 나는 종교로 신을 인간 위에 놓는 것보다 인간 보편적 가치와 인본주의적 사상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살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생활방식을 갖기 전에는 모태신앙이였고 종교/철학 관련 책도 좀 읽었었죠. 지금은 깨달은(^^) 바가 있어 기성 종교와는 거리를 두고 살지만 궁금할 것이 있을 때는 머릿속 저 깊은 곳에서 떠올라 옵니다. 역시 독서는 인생의 큰 자산. 내 궁금증을 후다닥 풀어 준 남편이 너무 이뻐요.
해박한 지식이 빛나는 나의 남편~ 내 사랑의 하트를 받으시오!
아래 곡은 Sixpence None The Richer의 다른 노래 "There She Goes"입니다. 이 곡은 원래 영국 가수/기타리스트 Lee Mavers가 부른 노래인데 Sixpence None The Richer가 리메이크해서 귀엽게 잘 불렀어요. 이 곡을 들으면 몰랐던 노래였더라도 아마 익숙하다는 느낌이 드실 거예요.
또 다른 노래 "Don't Dream It's Over"는 함께 곁가지로 올라갈 이야기들이 있어서 지난 포스팅을 통해 따로 소개한 바 있어요.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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