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특하고 장하게도 나는 40분 아침 걷기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다. 이제 한 달이 넘은 것 같다.
운동 부족 상태에서 처음 걷기를 시작했을 땐 힘들기도 하고 다리가 살짝 부어서 이게 괜찮은 건가 하고 생각했다. 다행히 2주쯤 지나니까 붓기도 사라지고 걷기가 아주 편해졌다. 남편은 내 다리에 근육이 보기 좋게 붙어서 훨씬 더 건강해 보인다고 칭찬해 준다.

처음 걷기를 시작했을 때 아침 걷기를 하는 다른 이웃을 한두 명 봤는데 어쩐 일인지 지금은 내가 유일하다. 강아지 산책을 위해 정기적으로 나오는 이웃들도 있지만, 다들 강아지랑 잠깐 걷는 정도다. 아침에 30분 이상 정기적으로 걷는 사람은 이제 나 하나라고 판단된다. 이게 특별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상황이 난 너무 자랑스럽다.
아침 걷기를 시작하면서 동네 공원의 장미나무들이 다 잘라져 있길래 올해 장미 보는 건 글렀나 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2주 전부터였나, 암튼 몇 주 전부터 잘린 가지에서 꽃망울이 하나둘 맺히더니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공원을 관리하는 분들이 다 알아서 하고 계신 걸 괜히 걱정했다.










꽃망우리 맺힌 것도 많아서 장미는 계속 화사하게 필 것 같다. 아침 걷기를 하면서 더 많은 장미들이 피는 걸 보는 재미가 솔솔 하겠다. 기온이 달라짐에 따라 계절이 변하고, 공원의 꽃과 나무가 변하는 걸 보는 것이 아침 걷기의 장점 중 하나다.
피닉스가 더위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곳이라 날이 본격적으로 더워지면 아침 걷기가 벌써 걱정이 되긴 한다. 한창 더울 때는 아침 기온조차 만만치 않다.
잠깐 지나가는 것이지만 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와서, 3월인 이번 주에 화씨 100도 (섭씨 38도)를 넘겼다. 기록을 시작한 이래 3월 기온으로는 이번에 최고를 달성했다고 한다. 낮 기온이 높아져서 이번 주부터는 예년보다 일찍 에어컨을 켜야 했다.
피닉스에서 화씨 100도 (섭씨 38도)를 넘기는 건 보통 4월 말~5월 초로 기억한다. 오늘 일기예보를 확인해 보니 화씨 105도 (섭씨 41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이걸 보면서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번 주말부터는 천천히 기온이 내려가는 듯하니까 다행이다.
이런 기온이다 보니 아침 7시 30분쯤에 걷기를 시작해도 끝날 때가 되면 약간 더워진다고 느껴졌다. 햇빛도 강하다. 기온이 제대로 올라가는 4월부터는 아침에 지금보다 더 일찍인 6시쯤에 나와서 그나마 시원할 때 걸어야 할 거다.
난 이제 정말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되겠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벌레들아, 조심하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