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렸을 때 즐겨 하던 산책을 요 몇 년간 거의 하지 않았다. 엄마의 건강이 걱정되었는지 셋째가 산책을 다시 시작하라고 권유한다. 꼼지락거리기가 귀찮았는데 셋째의 성화에 아침산책을 시작했다.


몸이 갑자기 너무 힘들까 봐 길게는 하지 않는다. 아침에 동네 공원을 따라 한 30분씩 걷고 있다. 처음 며칠 걷고는 끙끙대기도 했다. 부끄럽다. 운동부족이다.
하지만 나는 한 번 마음먹고 시작하면 열심히 한다. 셋째와 약속했으니 매일 아침 적어도 30분씩 걷는다. 그리고 조금씩 더 그 시간을 늘릴 거다. 아자아자!

내 매일의 산책을 스스로 기특해하며 찍은 같은 장소의 다른 날 사진이다.


같은 장소인데 하늘의 구름이 다른 것이 내가 꾸준히 산책을 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다. 하하하.

아침에 산책하면 아침식사 중인 동네 비둘기들도 많이 만난다.


산책 중 내가 근처만 가도 푸다닥 도망간다. 그런데 이 겁쟁이 비둘기들은 동네 도로에서는 완전히 180도 변해 폭주하며 겁상실이 된다.

동네 도로를 헤매고 다니는 비둘기들을 보면, 이 녀석들이 위험에 대한 본능이 있긴 한가 의심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움직이는 차에 오히려 들이민다. 지들이 뭐 무적의 강철 태권브이인 줄 아나 보다. 공원에서는 겁쟁이, 차도에서는 폭주하는 두 얼굴의 비둘기들이다.

아이들 넷에게 아침 산책을 다시 시작했다고 자랑 텍스트를 가끔 보내고, 동네 나무와 비둘기들에게도 인사하고, 동네 이웃들과도 간단한 아침인사를 건네고. 거기에 온몸을 감싸는 아침 햇살의 축복도 즐긴다. 여러 장점이 많은 아침 습관이다.


매일 꾸준하게 운동을 하고 있으니 내게도 보상이 필요하다. 칭찬받고 싶어졌다. (엄마도 사람이다.) 주말에 셋째가 기숙사에서 집에 왔을 때 끙끙거리면서도 네가 권유한 대로 이 엄마가 꾸준히 산책하고 있다고 뿜뿜뿜 자랑했다.
셋째는 하루 30분 산책의 좋은 점을 열거하면서 엄마를 너무 자랑스러워한다. 그리고 엄마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며 꼭 안아 주며 기뻐한다. 작은 것으로도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나도 기분이 아~~~~주 좋다. 더 열심히 걸어 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