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책상에 앉아 있는데 아주 강렬한 색의 무언가가 나를 보고 있는 걸 발견했다. 전에 본 적이 없는 낯선 인물이다.

환한 노란색의 공룡. 분명 이 자리엔 없었던 아이다. 모양을 보니 트리케라톱스 (Triceratops)같이 보인다.
저... 그대는 누구신지???
일요일 기숙사로 돌아간 셋째가 두고 간 것인지, 외출하고 돌아온 막둥 넷째가 놓은 것인지 모르겠다. 남편이 자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거의 확신할 수 있는 건 이 노란 공룡이 여기에 혼자 올라가진 않았을 거라는 점이다.

셋째에게 전화하기 전 집에 있는 막둥 넷째에게 먼저 물어봐야겠다. 노란 공룡을 들고 막둥이 방으로 갔다.
엄마 책상에 네가 이 트리케라톱스를 올려뒀니?
막둥이가 곧바로 답을 한다.
예, 엄마.
답이 빨리 나오니까 내 탐정놀이가 너무 싱겁게 끝났다. 친구들에게 받은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중에 이 공룡이 하나 끼어 있어서 엄마 책상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이렇게 쓱 갖다 놓으면 작은 거라도 기분이 좋다. 너무 많이 가져오지 않는다면 괜찮다.
새 멤버가 합류한 기념으로 내 책상 선반의 다른 아이들을 데려와 기념사진 한 방 찍어 줬다. 라마는 첫째가 준 것이고, 구슬여우는 셋째가 만들어 준 거다. 둘째가 만들어 준 뜨개질 장식들은 다른 칸에 자리 잡고 있어서 여기엔 안 보인다.


노란 공룡도 이제 내 책상 선반의 정식 멤버가 되었다. 환영한다.

막둥 넷째가 사 온 초콜릿 장미꽃 한 다발이다.


발렌타인데이가 지나 초콜릿이 할인인데 가격이 너무 좋아서 엄마 주려고 하나 샀다고 내게 건넨다. 초콜릿을 건네는 분위기가 아래와 약간 비슷하다.
오다가 길에서 주웠어요.

밀크 초콜릿 붉은 장미로 12송이 한 다발이다.




밀크 초콜릿 장미인데 장미 안은 텅 비어 있다. 대신 막둥이의 사랑은 꾹꾹 가득 차 있다.

나는 엄마를 생각해 주는 아이의 마음이 너무 고맙고 기특해서 남편이랑 하루에 하나씩 기쁘게 나눠 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