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시험으로 바빴던 셋째가 오랜만에 주말에 집에 왔다. 그런데 오랜만이라고 해도 겨우 2주다.
집밥이 그립다고 해서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였는데 이젠 셋째의 음식솜씨를 맛보고 싶기도 하다. 저녁으로 타코를 먹을까 해서 셋째에게 살사 (salsa)를 만들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아이가 귀찮아하면 남편이랑 둘이 만들 생각이었는데 흔쾌히 만들어 준다고 한다.
셋째가 살사를 만드느라고 아주 바쁘다. 한 종류만 만들어도 충분히 행복한데 두 가지 종류로 준비했다. 하나는 그냥 일반적인 살사고, 다른 하나는 피코 데 가요 (pico de gallo)다. 재료를 정말 정성껏 준비하고 조리한다. 셋째가 살사를 만드는 걸 보면 손도 빠르고 부지런하다.



남편은 간 소고기를 재료로 타코에 넣을 고기를 준비했다. 요것도 아주 맛있게 잘 나왔다.


셋째가 아보카도를 보더니 과카몰리도 자기가 만들겠다고 한다. 소고기 빼고 셋째가 타코 재료를 거의 다 준비하고 있다.
어제 히스패닉 마켓에 갔었는데 마켓에서 직접 만드는 따끈한 옥수수 타코쉘이 있어서 그걸로 샀다. 100장인데 이거 언제 다 먹으려나 모르겠다. 따뜻할 때 포장을 해서 안에 물기가 그대로 방울져 있다. 빨리 먹어야 할 거다.


치즈는 나초 블렌드로 준비했다.

셋째가 과카몰리를 만드는 동안 맛을 보기 위한 남편과 나는 테스트용으로 소고기 타코 2개를 만들어 봤다. 셋째에게 함께 맛을 보자고 했는데 자기는 과카몰리 만드느라고 바빠서 나중에 먹겠다고 한다. 남편과 나만 먹기로 했다.

셋째가 잘라놓은 아보카도 4조각을 가져다 타코에 얹었다.

우리 집 타코는 색이 참 예쁘다. 그리고 맛도 좋다. 셋째가 만든 살사와 피코 데 가요, 남편이 만든 소고기 재료, 추가로 넣은 치즈와 아보카도. 모두 너무너무 잘 어울린다.

멕시코 음식 식당의 타코보다 우리 집 타코가 더 맛있다. 우리가 사는 애리조나 주는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주라서 미국에서도 멕시코 음식이 맛있는 곳 중 하나다. 그런데도 우리 집 타코가 더 맛있다.
셋째가 만든 과카몰리도 완성되었다.

막둥 넷째가 새우 타코도 먹고 싶다고 해서 새우 3 파운드 (1.4kg) 정도 사 온 게 있다. 셋째가 이걸 보더니 새우 타코 속재료도 자기가 준비하겠다고 한다. 셋째가 오늘 에너지가 넘치나 보다. 하고 싶다는데 나는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

막둥 넷째가 갈릭 새우로 타코를 만들어 먹고 싶다고 하니 그 요청에 따라 셋째가 준비에 들어갔다. 한 번에 3 파운드 (1.4kg)를 다 조리해 먹는 건 양이 너무 많아서 오늘은 반 정도만 새우 타코로 만들어 먹을 거다.

셋째가 새우껍질을 벗겨 잘 모아 두길래 뭐 하는 건가 했더니… 새우껍질로 육수를 우려내겠다고 말한다. 왜???

새우껍질로 육수를 내면서 이게 다 짬뽕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한 육수라며 내일 꼭 짬뽕을 만들어 먹으라고 당부한다.

이래서 난 내일 점심에 계획에 없던 짬뽕을 만들어 먹게 되었다.

셋째가 구운 새우들이 차곡차곡 쌓아진다. 몇 개 맛을 봤는데 아주 맛있다.


아까 셋째가 타코쉘 몇 개는 기름에 튀겨 모양을 잡아뒀었다. 셋째와 막둥 넷째는 이 타코쉘로 새우 타코를 만들어 먹겠다고 한다.


난 기름에 튀긴 타코쉘이 기름기가 많아서 사용하지 않았다. 타코쉘을 팬에서 구운 후 큰 새우 4마리를 시작으로 내 새우 타코 조제에 들어갔다.

2 종류 살사, 치즈, 과카몰리. 한 층씩 이쁘게 잘 올렸다. 그런데 사진 찍는다고 움직이다가 푹 무너져서 이런 모양이... 흑.

타코로 먹는 건 전혀 문제없었다. 맛도 아주 좋았다. 새우 타코도 별미다.
테스트로 만든 소고기 타코 한 개 먹고, 이번에 새우 타코까지 하나 더 먹으니까 배가 너무 꽉 차서 더 이상 먹을 수 없다.
남편이 바빠 보여서 내가 소고기 타코를 조제해 줬다. 듬뿍듬뿍 넣어 줬더니 아까 테스트 타코보다 훨씬 내용물이 많다고 놀라워한다. 이게 다 내 사랑의 마음이다.

정말 훌륭한 타코였다. 맛있는 멕시코 식당의 타코보다 더 맛있다. 셋째가 만들어 준 살사와 갈릭 새우, 남편의 소고기 요리가 너무 좋아서 이런 훌륭한 타코가 나왔다. 거기에 셋째가 짬뽕용 새우껍질 육수까지 우려 줘서 난 내일도 호강할 것 같다.